플로리다 올랜도=로이터통신—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해석하는 ‘트레이딩 데이(Trading Day)’ 칼럼을 통해 제이미 머기버(Jamie McGeever) 기자가 25일(현지시간) 전한 바에 따르면, 세계 주가가 3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다.
2025년 9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예상보다 강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되면서 연준(Fed)의 공격적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흔들렸다. 이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S&P 500과 MSCI 세계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거의 모든 통화 대비 강세를 기록했다.
주요 지표 및 시장 움직임
• 주식 : 월가 주요 지수가 약세를 보이며 특히 러셀 2000 중소형지수가 상대적 약세(-2%대)를 기록했다. 섹터별로는 에너지 업종만이 +0.9%로 상승 마감했으며, 인텔·IBM이 강세를 보인 반면 카맥스(-20%), 오라클, 프리포트맥모란이 급락했다.
• 외환 : 달러지수(DXY)가 이틀간 2개월 내 최대 폭 상승했다. G10 통화 중 노르웨이 크로네(NOK), 영국 파운드(GBP), 스웨덴 크로나(SEK), 뉴질랜드 달러(NZD) 순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 채권 :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은 단기물 중심의 6bp 상승으로 ‘베어 플래트닝(bear flattening)’ 현상을 보였다. ※ 베어 플래트닝이란?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더 크게 올라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되 전체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같은 날 실시된 7년물 국채 입찰은 수요가 부진했다.
• 원자재 : 구리가 전일 급등분을 반납하며 하락했고, 유가는 보합권을 유지했다. 금을 제외한 은·플래티넘·팔라듐 등 귀금속 가격이 3~4%가량 뛰었다.
‘AI·기술주 버블’ 재점화 우려
머기버 기자는 최근 몇 달간 “AI·기술주 버블이 곧 꺼질 것”이라는 경고가 번번이 빗나갔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부담·쏠림 현상·포지셔닝 과열·AI 생산성 기대감이라는 위험 요인은 여전하며, 이번 조정이 역설적으로 시장의 꼭지(contrarian top)를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숨 고르기’…비트코인 정체
비트코인 가격은 4월 저점 대비 약 65% 반등한 뒤 석 달째 12만4,000달러 부근에서 횡보 중이다. 같은 기간 금은 11% 상승하며 상대적 우위를 보였고, 기술주와 비교해도 성과가 뒤처졌다. 머기버 기자는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실질 달러자산의 매력이 커지면서 가상자산에 역풍이 불고 있다”고 풀이했다.
사상 최대 337.7조 달러로 불어난 글로벌 부채
국제금융협회(IIF)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부채 규모는 총 337조7,0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달러 약세가 주요 배경이다. 다만 세계 GDP 대비 부채 비율은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져, 경제 성장에 따라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됐다고 IIF는 평가했다.
“부채는 한 사람의 ‘빚’이 다른 사람에게는 ‘자산’이 될 수 있다.” — 머기버 칼럼
연준 ‘2% 물가 목표’ 재검토론…“정밀도 착시 벗어나야”
연준이 현재의 연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당장 바꿀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이사진 교체와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2026년 5월 만료)를 감안하면, 고정 목표 대신 ‘물가 범위(target range)’ 도입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7일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54개월 연속 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자체 전망도 Headline·Core PCE가 2028년까지 2%로 복귀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최근 ‘매크로 뮤징스(Macro Musings)’ 팟캐스트에서 “1.75%~2.25% 정도의 물가 범위를 논의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소수점 세 자리까지 물가를 맞춘다는 ‘정밀도 착시(illusion of precision)’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가 범위를 택하면 정책 유연성이 커져 2% 초과 물가에 대한 ‘기술적 미달’ 우려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범위가 넓어질수록 물가 모멘텀이 가속화될 위험도 존재한다.
선진국도 범위제 도입 사례
물가 변동성이 높은 신흥국에서 범위제를 주로 채택하지만,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선진국 중앙은행도 1~3%대 물가 범위를 운영 중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6개 중앙은행 연구에서 “보다 정밀한 목표를 택하더라도 물가 달성 시한이 점차 ‘모호하고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 기대인플레도 고공 행진
미시간대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1년 기대인플레는 4.8%, 5년 기대는 3.9%로 나타났다. 연준이 우려하는 수준이며, 기대인플레가 고착될 경우 임금-물가 악순환(임금 가격 스파이럴)을 부를 수 있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 일본 9월 도쿄 CPI • 캐나다 2분기 GDP 속보치 • 미국 8월 PCE 물가 • 미시간대 소비자심리 최종치 • 연준 미셸 보먼 부의장·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 의견 — 기자주
본 칼럼은 로이터 기자의 견해를 번역·정리한 것이다. 연준이 범위제를 도입할 경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리스크 자산 선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인플레 목표의 신뢰도가 흔들리면 장기물 금리 급등과 동시에 달러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