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는 지정학적 완화 기대와 기술주 강세가 맞물리며 사상 최고치권을 다시 시험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이란과의 평화 합의 기대, 미국과 이란의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 그리고 AI·반도체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S&P 500과 나스닥 100은 최근 한 주 기준으로 모두 1주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장중에는 미시간대 소비심리 지표가 사상 최저로 하향 수정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9개월·7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어오르면서 상승 폭이 일부 줄어들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다음 금리 조치가 인상일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며 금리 인하 기대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4.5%를 훌쩍 넘는 수준을 유지했고, 에너지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협상 뉴스에 따라 WTI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한편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는 강세를 이어갔고, 퀄컴·ASML·델·워크데이 같은 종목들이 실적과 가이던스, 애널리스트 상향 조정에 힘입어 시장을 이끌었다. 이런 환경은 2~4주라는 단기 구간에서도 주식시장이 단순한 ‘상승장’이 아니라, 유가와 금리, 지정학, AI 투자 심리가 서로 부딪히는 복합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번 칼럼은 미국 주식시장의 수많은 이슈 가운데 단 하나의 주제를 깊이 파고든다. 바로 “이란 휴전 기대가 촉발한 유가 안정과 AI·반도체 랠리가 2~4주간 미국 증시를 어디까지 밀어 올릴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지금 시장은 보기에는 단순해 보인다. 전쟁이 완화되면 유가가 떨어지고, 유가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식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식으면 연준의 매파적 압박이 둔화되며, 결국 기술주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일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란과 미국의 협상은 여전히 서명 전 단계이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실제로 얼마나 빨리, 얼마나 완전하게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설령 휴전이 유지되더라도 골드만삭스와 IEA가 지적했듯 이미 전 세계 원유 재고는 크게 줄었고, 10월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 즉, 유가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그 속도는 완만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시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이란 휴전 기대가 증시를 떠받치고 있지만, 그 의미는 단순한 안도 랠리가 아니다. 투자자들은 지금 중동 리스크가 당장 최악으로 치닫는 시나리오를 일단 뒤로 미뤄놓았다고 해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닫힐 경우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가 막히면서 유가와 해상 운송비가 급등할 수 있었고, 이는 곧바로 미국의 물가와 소비심리에 타격을 줬을 것이다. 실제로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앞두고 미국 소비자들은 휘발유, 항공권, 식료품, 외식 비용이 일제히 오르는 압박을 받고 있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4월 기준 3.8%로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식료품과 교통비, 여가비까지 오른 상황이다. 소비심리는 197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1년물 4.8%, 5년물 3.9%까지 뛰었다. 이 수치들은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는 수준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은 곧 멀티플의 방향을 뜻하고, 연준의 반응 함수는 곧 할인율의 방향을 뜻하며, 할인율은 다시 성장주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을 결정한다. 즉, 중동 협상은 증시의 한 변수일 뿐 아니라, 밸류에이션 구조 전체를 흔드는 상위 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주도권은 기술주, 특히 반도체와 AI 인프라로 더 확고히 옮겨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의 포지셔닝이 소프트웨어에서 반도체로 이동했다고 지적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 퀄컴은 하루 만에 11% 이상 급등하며 투자심리를 살렸고, AMD는 CPU 수요가 5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CEO 발언 이후 상승했다. ASML은 UBS가 목표주가를 1,900유로로 상향하며 유럽 반도체 최우선 추천주로 복귀했다. 델은 웰스파고가 목표주가를 180달러에서 270달러로 올리자 16% 넘게 뛰었다. 워크데이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동시에 웃돌며 소프트웨어 전반에 긍정적 신호를 줬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이 더 이상 기술주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AI 수요가 실물 매출로 전환되는 기업을 선별적으로 매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른바 AI 트레이드는 여전히 살아 있지만, 그 안에서도 반도체, 서버, 네트워킹, 대형 인프라와 같은 직접 수혜 종목으로 자금이 더 쏠리고 있다.
2~4주 후 미국 증시를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결론은, ‘지수는 오를 수 있지만 속도는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필자는 향후 2~4주 동안 S&P 500이 강한 상방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을 열어두되, 그 폭은 이전처럼 급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지수가 좁은 상단 박스권을 형성한 채 완만한 우상향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다우지수가 이미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쓴 만큼, 대형 가치주와 배당주, 에너지 메이저 일부, 방어적 섹터가 지수를 바닥에서 받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동시에 나스닥은 AI·반도체가 주도하는 상승 탄력을 유지하겠지만, 소비심리 악화와 기대 인플레이션 상향, 그리고 10년물 금리 4.5%대의 압박 때문에 밸류에이션 확장 여지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향후 2~4주 증시는 “상승”과 “확장”이 아니라 “선별적 상승”과 “고점 부담”이 공존하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근거는 유가에 있다. 최근 발표와 헤드라인을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은 60일 휴전 연장,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 원유 수출 제한 완화라는 잠정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게 현실화되면 WTI는 단기적으로 안도 랠리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는 이미 3~4월 전 세계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 속도로 줄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공급 차질로 전 세계 비축량이 이미 약 5억 배럴 감소했으며 6월까지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가. 협상 타결이 곧바로 유가를 팬데믹 이전처럼 눌러두는 것이 아니라, 공급 부족이 이미 누적된 상태에서 ‘추가 악화’만 피하는 상황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유가가 급락하는 장면보다는, 배럴당 80달러대 초중반 혹은 그 위에서의 변동성 축소가 더 현실적이다.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그것만으로 증시가 강한 멀티플 확장을 할 만큼 충분한 조건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시장은 연준의 메시지를 다시 읽게 된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44.8로 197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향 수정됐지만, 동시에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올라갔다. 연준의 월러 이사는 물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다음 조치가 인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6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반영하고 있다. 이 조합은 매우 중요하다. 연준이 즉시 금리를 낮추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 기대가 더 오르지 않으면 긴축 기대가 줄어드는 순간이 올 수 있다. Citi는 AI 관련 가격 상승이 근원물가를 자극하고 있지만, 동시에 연준에게 비둘기파적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AI로 인한 일부 품목 가격 상승은 구조적 인플레이션보다 일시적 상대가격 변화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리지는 않더라도, 시장이 더 이상 추가 매파 서프라이즈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2~4주 후 증시를 가장 크게 흔드는 변수는 ‘인하’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의 후퇴 여부’다.
두 번째 결론은 기술주 랠리가 계속되더라도 전방위 확산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의 기술주 강세는 지난 3년간의 광범위한 상승과는 결이 다르다. 최근 3년 주식시장이 각각 26%, 25%, 18%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뒤에는 역사적으로 수익률이 둔화되는 경향이 강했다. SimCorp의 멜리사 브라운이 인용한 SBBI 자료에 따르면, 1926년 이후 15%를 웃도는 수익률이 4년 연속 이어진 사례는 단 3번뿐이다. 즉, 시장은 이미 고수익 구간을 오래 달려왔고, 다음 2~4주에 또 한 번 폭발적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AI·반도체는 예외일 수 있다. 골드만삭스가 포지셔닝 이동을 확인했고, 바클레이즈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 2,000억 달러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봤으며, 바클레이즈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가 생산성과 물가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2~4주 안에 이 모든 장기 테마를 가격에 다 반영할 필요는 없지만, 투자자들은 AI 인프라와 반도체를 핵심 성장축으로 계속 재평가할 것이다. 따라서 나스닥 100은 지수 차원에서는 강하지만, 소프트웨어와 소비재, 일부 금융주와의 종목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세 번째 결론은 에너지와 운송, 소비 관련 업종의 차별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 협상이 진전되면 에너지와 항공, 운송 업종에는 분명한 부담 완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미 항공권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고, 제트연료 가격은 3개월도 안 돼 두 배로 뛰었다. 국제유가가 더 오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항공사에는 도움이 되지만, 고유가가 이미 운임에 반영된 뒤라면 소비자 체감은 여전히 비쌀 것이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항공, 소비재, 레저, 일부 소매주는 단기 리바운드가 가능하다. 하지만 식료품과 주유, 숙박, 여가비가 모두 오른 현실을 감안하면 소비주가 폭발적으로 강해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대형주 중심의 소비 필수재, 저가 소비재, 그리고 현금 보유가 큰 기업이 더 선호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월가가 선호한 현금 풍부 기업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 옥타, 데커스 아웃도어처럼 재무 여력이 있는 종목들은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가질 수 있다.
네 번째 결론은 채권시장과 달러가 주식시장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58%를 기록했고,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2.401%로 내려갔지만 이는 여전히 높은 금리 환경이다. 일본 국채 투매와 독일·영국 금리 하락은 글로벌 채권시장이 지정학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국채 투자는 높은 금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금리가 높으면 성장주의 할인율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높은 멀티플을 받던 종목의 상단은 제한된다. 따라서 나스닥이 계속 강해지려면 단순히 실적이 좋아야 하는 것을 넘어, 금리 상승 압력이 꺾여야 한다. 2~4주 동안 그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유가가 안정되면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가 꺾이면서 금리 급등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다. 이것이 시장의 가장 중요한 균형점이다.
종합하면, 향후 2~4주 미국 증시는 ‘강세장 종료’보다 ‘강세장의 숨 고르기’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란 휴전 기대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은 시장에 안도감을 주겠지만, 이미 쌓인 공급 부족과 인플레이션 압력은 유가를 완전히 끌어내리지 못하게 할 것이다. 소비심리 악화와 연준의 매파적 경계는 금리 인하 기대를 억눌러 지수의 멀티플 확장을 제한할 것이다. 반면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일부 대형 소프트웨어와 서버 관련 종목은 여전히 자금이 모일 가능성이 높다. 즉, 시장 전체는 더디게 오르고, 그 속에서 특정 테마만 빠르게 달릴 것이다. 앞으로 2~4주간 투자자들은 지수가 아니라 섹터와 종목을 봐야 한다. 지수는 횡보해도 강한 종목은 오르고, 지수가 올라가도 약한 종목은 뒤처지는 장세가 예상된다.
투자자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은 분명하다. 첫째, 중동 협상 뉴스가 나오면 즉각적인 방향성보다 지속성을 확인해야 한다. 헤드라인 하나로 호황과 공포가 반복될 수 있지만, 실제 투자 판단은 60일 휴전의 유지 여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 정상화 정도, 그리고 유가의 일봉이 아니라 2~4주 평균 흐름으로 해야 한다. 둘째, 기술주는 계속 보유할 가치가 있지만 무차별 매수는 피해야 한다. AI와 반도체는 분명한 구조적 성장 테마이지만, 이미 많은 기대가 반영돼 있으므로 실적과 가이던스가 확인되는 기업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 셋째, 소비재·항공·여행주는 유가 안정의 수혜를 받을 수 있으나, 여전히 소비심리 약세와 비용 상승이 남아 있으므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 변동성 장세에서 방어막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연준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으니, FOMC 전후로는 포지션 크기를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2~4주 뒤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성격은 ‘폭발적 랠리’가 아니라 ‘유가 안정과 기술주 선별 강세가 만든 완만한 우상향’일 것이다. 만약 이란 협상이 진전되고 유가가 80달러대 중반 이하에서 안정되며, 연준 인사들의 추가 매파 발언이 잦아들면 S&P 500은 현재 레벨 위에서 다시 안착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흔들리거나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 지수는 빠르게 되돌림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지금 시장을 단순한 위험 선호 국면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 완화 + 인플레이션 경계 + AI 수혜 집중이라는 세 요소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장세로 이해해야 한다. 이런 시장에서는 한 번의 큰 베팅보다, 분산과 선별이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결국 향후 2~4주 미국 증시의 승자는 ‘모든 종목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유가·금리·AI의 교차점에서 진짜 수혜를 골라내는 투자자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