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지수는 3월 12일(목)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SPX)는 전일 대비 -1.52% 하락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1.56%, 나스닥100 지수(IUXX)는 -1.73%로 장을 마감했다. 3월물 E-미니 S&P 선물(ESH26)은 -1.49% 하락했고, 3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H26)은 -1.75% 하락했다.
이날 증시 급락의 핵심요인은 원유 가격의 급등과 사모(Private) 신용펀드를 둘러싼 환매 제한 사태였다. 원유(웨스트텍사스산 원유, WTI) 가격은 중동에서의 생산·운송 차질 우려로 인해 전일 대비 9% 이상 급등했고 이는 인플레이션 재가속 및 기업 이익 악화 우려를 부각시켰다.
2026년 3월 13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카메네이(Ayatollah Mojtaba Khamenei)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는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걸프(중동) 아랍 인접국들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이란이 불특정한 ‘다른 전선’을 열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전직 대통령 트럼프(Trump)의 언급도 유가 상승을 자극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이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보다 “훨씬 더 큰 관심사이자 중요하다”고 말해 중동 사태의 단기적 진정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신용 위험(사모 신용펀드 환매 제한)도 금융주와 자산운용사에 압박을 가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와 클리프워터(Cliffwater LLC)는 일부 사모 신용펀드에 대해 환매 한도를 설정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펀드 규정이 허용하는 수준을 초과해 환매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앞서 블랙록(BlackRock)도 환매 제한을 결정한 바 있으며,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유사한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사모 신용펀드들은 대출 품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환매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환매 제한은 펀드 유동성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되며,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공급 차질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IEA는 3월 11일(수) 비축유 4억 배럴 방출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세계 원유 공급의 약 7.5%를 교란하고 있으며, 이달 글로벌 원유 공급이 일일 800만 배럴(bpd)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천연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주요 해상 수로로, 이란의 선박 공격과 기뢰(혹은 유사한 장애물) 투하로 인해 해협을 통한 수송이 사실상 마비되어 걸프 산유국들이 수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국 국방장관 힐리(Healey)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있는 징후가 분명해지고 있어 해협이 상당 기간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재된 신호를 보였다. 주간 실업수당 신규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000건 감소한 213,000건으로, 예상(215,000건 증가 예상)을 소폭 상회하는 강한 노동시장 신호를 보였다. 주택 관련 지표는 엇갈렸는데, 1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7.2% 증가한 148.7만 건으로 1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1월 건축허가 건수는 -5.4% 하락한 137.6만 건으로 5개월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다. 1월 무역수지 적자는 545억 달러 적자로 예상(-660억 달러)을 밑돌며 개선을 보였다.
4분기 실적 시즌은 사실상 마감 단계에 있으며 S&P 500 기업의 98% 이상이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495개 기업 중 약 74%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의 4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8.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4.6%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리와 채권시장 동향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6월물 10년 미 국채선물(ZNM6)은 전일 대비 하락(가격 기준)했고, 10년물 금리는 4.269%로 +3.9bp 상승했다. 금리 상승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과 이란 전쟁 비용이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30년물 국채의 220억 달러 규모의 경매에선 bid-to-cover 비율 2.45로 10회 평균(2.39)보다 높은 수요가 나타나 다소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은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다. 10년 독일 국채(분들)는 2.962%로 2.25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고, 10년 영국 길트는 4.800%로 6.25개월 만의 고점에 근접했다. 유럽연합 경제담당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는 금년 인플레이션율이 3%를 상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중동 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약 100달러대에 장기 머물 경우 유로존 실질 GDP가 최대 -0.4%포인트 하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섹터·종목별 주요 흐름을 보면, 항공 및 크루즈 업종이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카니발(Carnival, CCL)과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 LUV)은 -7% 이상 하락했고, 알래스카 에어(Alaska Air, ALK)와 로열캐리비언(Royal Caribbean, RCL)은 -6% 이상 하락했다. 유나이티드(UAL), 노르웨이안(NCLH), 아메리칸(AAL) 등도 -4%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 섹터도 약세를 보이며 시장 하락을 부추겼다. 인텔(INTC)은 -5% 이상 하락했고, 램리서치(LRCX), ARM Holdings(ARM), 마이크로칩(MCHP), 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는 -4% 이상 떨어졌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KLA, 아날로그디바이스(ADI), AMD, 마이크론(MU), 마벨(MRVL) 등도 -3% 이상 하락했다.
금융주는 사모 신용펀드 환매 제한 소식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에이레스 매니지먼트(ARES)는 -6% 이상 하락했고, 골드만삭스(GS)는 다우에서 낙폭을 주도하며 -4% 이상 빠졌다. 모건스탠리(MS), KKR, 시티그룹(C) 등의 주가도 -3% 이상 하락했다.
반면 비료 관련주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따른 공급 차질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CF 인더스트리즈(CF)는 +13% 이상 급등하며 S&P500 내 최고 상승주가 됐고, 인트레피드 포타시(IPI)와 모자이크(MOS)도 각각 +10% 이상와 +7% 이상 상승했다. 에너지 생산·서비스주 역시 유가 급등 수혜로 강세를 보였으며 코노코필립스(COP), 셰브런(CVX), 필립스66(PSX), 발레로(VLO) 등이 2% 이상 상승했다.
개별 이벤트로는 넷스코프(NTSK)가 1분기 적자 전망을 발표하며 -21% 이상 급락했고, G-III Apparel(GIII)은 4분기 매출 부진으로 -11% 이상 하락했다. UiPath(PATH), Dollar General(DG), GlobalFoundries(GFS), MercadoLibre(MELI) 등도 실적·거래 관련 뉴스로 큰 폭의 주가 변동을 기록했다.
향후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한 원유 공급 불안이 유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킬 가능성이 크다. 높은 원유 가격은 항공·운송·여행 등 연료비 민감 업종의 이익을 압박하고,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이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서도 성장주에 대한 재평가(밸류에이션 압박)를 가져올 수 있다.
금융권의 사모 신용펀드 환매 제한은 금융시장 내 유동성 경색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만약 환매 제한이 추가로 확산되면 자산운용사와 관련 대출 기관의 리스크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은행·자산운용 섹터 전반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중앙은행과 정부의 대응(예: 전략적 석유비축 개입, 재정정책 조정 등)이 시장 안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실적의 견조함(보고된 기업의 약 74%가 컨센서스 상회)과 일부 안전자산 수요(미국 국채 수요 등)가 시장을 지지할 수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권 유동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투자심리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유가,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금융권 유동성 지표, 기업의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주요 해로, 전 세계 원유·천연가스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사모 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s):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가 기업 대출·사채 등에 투자하는 사적 시장(private market) 기반의 신용 투자 상품으로, 유동성 제한(환매 제한)이 일반적이다.
E-미니 S&P 선물: S&P 500 지수를 기초로 한 표준화된 선물계약의 소형 계약으로, 지수 변동에 대한 장내 포지션 청산·헤지·투자를 위해 널리 사용된다.
Bid-to-cover 비율: 국채경매에서 입찰 수요(총 입찰액)를 발행금액으로 나눈 비율로, 경매 수요의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숫자가 클수록 수요가 강하다는 의미다.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형 기술주 7개(일반적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등)의 집단적 영향력을 일컫는 표현으로,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이 전체 시장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발언은 2026년 3월 13일 보도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