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소식에 원유 가격 출렁이다

원유 및 휘발유 선물 가격이 변동성을 보이며 4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물 WTI 원유 선물(심볼: CLK26)은 전일 대비 +0.77달러(+0.69%) 상승했고, 5월물 RBOB 휘발유 선물(심볼: RBK26)은 +0.0009달러(+0.03%) 상승했다. 시장은 이란 관련 군사 충돌과 협상 소식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26년 4월 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지금 당장 이란 전쟁에서 떠날 수 있다”면서도 “끝을 보고 싶다(wants to finish it up)”고 발언했고, 호르무즈 해협이 화요일까지 모든 선박에 개방되지 않으면 “all hell”을 풀어놓겠다(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해졌다. 이 같은 발언으로 원유는 급등하며 4주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휴전 추진 보도가 나오면서 고점에서 하락했다.

Axios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이란, 그리고 지역 중재단이 잠정적으로 45일간의 휴전 조건을 논의 중이며 이는 장기적 종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어떤 합리적인 사람도(‘No rational person’) 이 같은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이라며 이란은 전쟁의 영구적 종결을 원한다고 반박해 휴전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같은 기간,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는 5월 아시아향 주요 유종의 판매가격을 배럴당 17달러 인상했는데, 이는 기록상 최대 폭의 인상이다. 이러한 공급 측 요인도 국제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는 글로벌 원유 공급을 제한해 유가를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저장 능력 한계로 생산을 약 6% 가량 감축해야 했고,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약 20%)을 처리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미국 등 우방과 함께 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9개국에서 4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하게 또는 매우 심각하게” 파손되어 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EA는 전쟁이 몇 주 내 끝나더라도 호르무즈를 통한 정상적인 수송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미·이스라엘의 이란 표적 공습은 주말에도 계속되었고, 쿠웨이트는 이란 드론·미사일 공격 이후 정유 시설 일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아랍에미리트는 루와이스(Ruwais)의 한 석유화학 단지와 자국 최대의 가스 처리시설인 Habshan 가스 시설의 생산 중단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 인력이 미·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된 지하 미사일 벙커와 사일로를 수시간 내 복구해 가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전역으로 분쟁이 확산될 우려 또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의 킹파드(King Fahd) 공군기지 접근을 허용하기로 합의했고, UAE는 이란 국적자의 입국 및 경유를 금지했다. 이란의 이웃 국가들은 이란의 보복 공세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5월에 일일 20만6천 배럴(206,000 bpd)을 증산하겠다고 일요일에 발표했으나, 전쟁으로 인해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을 감축하고 있어 실제 증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 감산분을 복원하려는 중이며, 현재까지 복원되지 않은 물량은 약 827,000 bpd이다. OPEC의 2월 원유 생산량은 +640,000 bpd 증가해 3.25년 만의 최고치인 29.52 million bpd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약세 요인으로는 선박에 저장된 원유(플로팅 스토리지)의 증가가 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Vortexa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선박에 탑재된 채 떠다니고 있는데, 이는 제재와 봉쇄 조치로 인한 결과로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다만 Vortexa는 정체·고정 상태인 선박에 저장된 원유가 4월 3일 종료 주간에 전주 대비 -3.9% 감소해 130.25 million bbl로 집계되었다고 보고했다.

지정학적 요인 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켜 글로벌 공급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최근 미 중재 회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끈다고 비판하면서 조기 종료 없이 조기 종료 시도는 좌절됐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드론 및 미사일로 타격했으며, 이는 러시아의 정유·수출 능력을 제한해 글로벌 원유 공급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유조선들을 대상으로 공격을 확대해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미국과 EU의 추가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더욱 제약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보고서(지난 수요일 공개)에 따르면, 3월 27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4% 높다, 휘발유 재고는 +4.2% 높다, 디스틸레이트(중질유)는 -2.2% 낮다고 집계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3월 27일 주간 기준 13.657 million bpd로 전주와 동일했으며, 이는 2025년 11월 7일의 기록치 13.862 million bpd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

채굴·시추 지표로는 베이커휴즈(Baker Hughes)가 4월 3일 종료 주간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 수가 411기로 전주보다 +2기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 4.25년 저점인 406기에 근접한 수치이며, 2022년 12월의 5.5년 고점인 627기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시장 영향 및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중동 지역의 시설 피해, 미·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 확대 우려가 공급 충격 우려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유가를 상방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우디 아람코의 아시아향 가격 인상(배럴당 17달러)은 시장 가격 수준을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OPEC+의 증산 선언과 미국 내 재고가 계절적 평균을 상회하는 점, 대규모 플로팅 스토리지의 존재는 상승 압력에 대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전쟁의 전개 양상과 외교 협상 결과가 핵심 변수다. 휴전 협상이 진전되어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되면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으나, 복구에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즉각적인 공급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또한 러시아·이란산 원유의 선박 저장 증가와 제재 환경은 공급 불확실성을 상존케 해 가격 변동성을 높인다.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환율 변동, 정제마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유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및 산업 관계자는 다음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1)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 여부 및 시점, (2) 주요 산유국의 생산·수출 복원 속도, (3) 중동 내 주요 에너지 시설의 복구 일정과 피해 규모, (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및 관련 제재의 추가 전개, (5)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동원 가능성 등이다. 이러한 변수들은 향후 수개월간 원유 수급 및 가격 추세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사 작성 시점의 시장 데이터와 기관 보고서(IEA, EIA, Baker Hughes, Vortexa 등) 수치를 반영했으며, 관련 수치와 인용문은 보도 시점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