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격화에 원유 급등…WTI·가솔린 1개월 최고치 기록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026년 2월물(CL G26)이 금요일 종가에서 +1.36달러(+2.35%) 상승 마감했으며, 2월 RBOB 휘발유(RB G26)+0.0203달러(+1.15%) 상승 마감했다. 이날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한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큰 폭으로 랠리를 보였다.

2026년 1월 1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에서의 정치적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발생했다. 바차트 소속 기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가 작성한 보도는 해당 시점의 시장 데이터와 여러 기관의 분석을 종합하여 전했다.

이란 정부는 공공기물 파손이나 보안군과 충돌하는 ‘폭도(rioters)’에 대해 사형을 포함한 엄중 처벌을 경고했으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위대가 사망할 경우 해당 정권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은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300만 배럴 이상(>3 million bpd)인 점에서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은 이렇듯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원유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됐다. 반면, 금리·환율 및 경제 지표 등 수요 측면의 요인들도 함께 작용했다. 금리 및 달러 흐름은 원유 가격의 중요한 외부 변수다. 금요일에는 달러 지수(DXY00)가 4주 만의 고점으로 반등하면서 일부 상승분이 되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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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측 지표도 긍정적이다. 미국의 노동시장과 소비심리는 에너지 수요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였다. 미국의 12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1%p 하락한 4.4%로 시장 기대치인 4.5%보다 강한 고용 지표를 제시했다. 또한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의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포인트 올라 54.0를 기록해 기대치(53.5)를 상회했다. 이러한 지표는 경제 활동이 견조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여 에너지 수요 증가 기대를 뒷받침했다.

상품지수 리밸런싱(재조정)도 단기 매수세를 자극했다. 시카고계 자산운용사인 씨티그룹(Citigroup)의 추정에 따르면, 최대 규모의 원자재 지수인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과 S&P GSCI가 지수 구성과 비중을 맞추기 위한 리밸런싱 과정에서 향후 일주일 내에 총 약 $22억(2.2 billion) 규모의 선물매수 유입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는 기술적으로 원유 선물가격에 단기적인 상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공급 과잉 우려와 주요 금융기관의 하향 전망은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글로벌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이 연중 더 확대되어 중반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 유가 전망치를 기존 60달러에서 $57.50/bbl로, 2분기 전망치를 $55/bbl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 공급·재고 지표들도 혼재 양상을 보였다. 에너지 정보청(EIA)의 보고서에 따르면 1월 2일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4.1%로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1.6%로 평균을 소폭 상회했으며,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3.1%로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1% 하락한 13.811 million bpd로 기록되었는데, 이는 11월 7일 주에 기록된 최고치 13.862 million bpd에 근접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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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재고·운송 측면의 변화도 관찰된다. 해상에 정체 중인 유조선에 적재된 원유량은 Vortexa 집계 기준으로 1월 2일이 끝난 주에 주간 기준 -3.4% 하락한 119.35 million 배럴로 집계되었다. 반면, 중국 수요 회복은 가격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Kpler 자료는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이 재고 축적 과정으로 전월 대비 +10% m/m, 사상 최고치인 12.2 million bpd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OPEC+의 정책도 단기적 불확실성을 높였다. OPEC+는 2026년 1분기(우선) 증산 일시 중단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는데, 2025년 11월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12월에 +137,000 bpd의 증산을 단행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에 기록적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4.0 million bpd을 전망하는 등 공급 과잉 우려를 유지하고 있다.

지정학적 충격과 제재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근 4개월간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 능력을 저하시켰고, 11월 이후에는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 등 해상 운송 리스크도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의 유류 수출을 제약하면서 일정 부분 공급 긴축 효과를 내고 있다.

시장 재평가와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이란발 정치 불안과 중국의 수입 회복, 지수 리밸런싱의 매수 유입이 결합되며 원유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이란에서 생산·수출이 제약될 경우 단기적으로 수백만 배럴 규모의 공급 축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어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중기적(분기 수준)으로는 IEA·모건스탠리 등 기관들이 경고한 대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 경우 하반기에는 가격이 다시 하향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금융·실물 지표 관점에서 주목할 사항은 다음이다. 첫째, 달러 강세 여부는 원유 수요의 실질 부담을 통해 가격을 제약할 수 있다. 둘째, 미국 원유생산의 추가 증감(예: 원유 시추장비 수 변화)은 중기 공급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1월 9일 마감 주간 미국의 활성 유정 수가 전주 대비 -3개 감소한 409개로 집계되었고 이는 최근 2.5년간의 급격한 축소 추세(2022년 12월의 627개에서 하락)를 반영한다. 셋째, OPEC+의 추가 증산 일정과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 변화도 모니터링 대상이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RBOB는 휘발유 선물의 한 표준물로 주로 미국 동부 기준 휘발유(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를 의미한다. DXY(달러지수)는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며 달러 강세는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예: 원유)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요인이 된다. BCOMS&P GSCI는 대표적인 원자재 지수로,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리밸런싱 시 대규모 선물 매수·매도를 단행할 수 있다. 단위 bpd는 하루당 배럴(barrels per day)을 의미한다.

결론

종합하면 이번 가격 랠리는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미국의 견조한 거시지표, 지수 리밸런싱, 그리고 중국의 재고 축적을 위한 수입 확대 등 복합 요인이 결합한 결과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IEA와 주요 금융기관이 지적한 글로벌 공급 과잉 가능성, 사우디의 가격 인하(아랍라이트 가격 인하가 2월 인도분에 대해 3개월 연속으로 단행됨) 등 하방 요인도 상존해 가격 방향성은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참고: 본 기사에 사용된 시장 데이터와 인용 내용은 바차트(Barchart) 및 관련 시장 보고서의 집계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기사 작성 시점의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기사 작성자(리치 애스플런드)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의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