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물 WTI는 금요일 마감에서 +1.36달러(+2.35%) 상승했고, 2월물 RBOB 휘발유는 같은 날 +0.0203달러(+1.15%) 올랐다. 양 상품 모두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2026년 1월 1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상승은 이란의 시위 격화와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큰 배경이다. 이란 정부는 공공재산을 파손하거나 치안 당국과 충돌하는 이른바 ‘폭도’에게 사형을 포함한 엄중한 처벌을 경고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위대가 살해될 경우 이란 정권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긴장은 세계 4위의 석유 생산국인 이란의 하루 생산량 약 3백만 배럴(bpd) 이상에 대한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시황 요약 — 금요일 장중에는 달러 인덱스(DXY)가 4주 최고치로 반등하면서 유가가 장중 고점에서 일부 하락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지정학적 불안과 수요 개선 기대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거시지표와 수요 측 고려사항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은 에너지 수요 기대를 높이며 유가를 지지했다. 12월 미국 실업률은 전월대비 -0.1%p 하락해 4.4%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4.5%)보다 양호했다. 또한 미시간대학의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포인트 상승한 54.0으로, 예상치(53.5)를 상회했다. 이러한 고용·소비 심리 개선은 단기 수요 견조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수 리밸런싱(재조정) 효과
상품지수의 연례 리밸런싱 역시 유가 상승을 떠받친 요인이다. 시티그룹(Citigroup)은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개의 상품지수인 BCOM(블룸버그 상품 지수)과 S&P GSCI가 향후 일주일 사이에 선물계약 순유입 22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수 재조정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원유 선물 매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공급 요인 및 견제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하방 압력 요인도 다수 존재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월 인도분 아랍라이트(Arab Light) 원유의 판매가격을 세 번째 월 연속 인하했으며, 이는 수요 우려에 따른 경쟁적 가격정책으로 해석된다. 모간스탠리(Morgan Stanley)는 글로벌 석유시장의 공급과잉이 연중 더 확대돼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 원유 가격 전망치를 종전 60달러/배럴에서 57.50달러/배럴로 하향 조정했고, 2분기 전망도 60달러에서 55달러/배럴로 낮췄다.
탱커·재고·중국 수요
시장 데이터도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Vortexa는 1월 2일로 끝나는 주에, 7일 이상 정박 중인 탱커에 실린 원유가 전주 대비 -3.4% 감소한 1억 1,935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반면 Kpler 데이터는 중국의 12월 원유수입이 전월 대비 10% 증가한 사상 최대치 1,220만 bpd로 집계됐다고 전해, 중국의 재고 보충 움직임이 글로벌 수요의 하방 위험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OPEC+·IEA·EIA의 시각
OPEC+는 2026년 1분기에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해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를 줬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하루 137,000 bpd를 증산하기로 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멈추기로 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한 해에 사상 최대치인 400만 bpd의 글로벌 잉여 공급을 전망한 바 있으며, 최근 IEA는 2026년 세계 원유 과잉이 약 381.5만 bpd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은 2024년 초에 단행한 하루 220만 bpd 감산분을 모두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약 120만 bpd가 복원 대기 상태다. OPEC의 12월 원유생산은 전월 대비 +40,000 bpd 증가한 2,903만 bpd로 집계됐다.
러시아 관련 변수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최소 28개 정유시설에 피해를 주었고, 최근에는 발트해에서 탱커 6척 이상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EU의 대러시아 제재가 더해지면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 여건이 제약을 받아 글로벌 공급 축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재고·생산·리그 수 변화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보고서는 1월 2일 기준으로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계절 평균 대비 -4.1% 낮고, 휘발유 재고는 +1.6% 높으며, 증류유 재고는 -3.1%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주간 기준으로 -0.1% 하락한 13.811백만 bpd로 집계되어 11월 7일의 기록적 고점인 13.862백만 bpd 바로 아래 수준이다. 한편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1월 9일로 끝나는 주의 미국 가동 원유시추대 수가 전주 대비 -3대 감소한 409대로, 4.25년 최저치 406대에 근접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12월의 627대에 비해 2년 반 사이에 현저히 감소한 수치이다.
단기적 해석과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이란의 정치적 불안, 우크라이나-러시아 관련 공격 및 제재)와 중국의 재고 보충 수요는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을 지지한다. 반면 IEA의 대규모 공급 과잉 전망과 주요 투자은행의 가격전망 하향은 중기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향후 몇 달 동안 원유시장은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급등·급락의 변동성 확대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이란의 시위 확대나 공급 차질 우려, 그리고 상품지수의 리밸런싱에 따른 매수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OPEC+의 증산 복원, 미국·세계 공급 증가, IEA가 제시한 대규모 잉여 공급 전망이 가격을 제약할 공산이 크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달러 강세가 유가를 압박하는 요인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별 함의
정유사·원유 수출국·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 격변에 대비한 헤지(hedging) 전략과 재고 관리가 중요하다. 석유 소비국과 산업계는 연료비 상승 가능성에 따른 비용 상승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며, 정책당국은 지정학적 충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자들은 단기적 이벤트 트레이딩과 중기적 구조적 잉여 가능성 사이에서 포지션을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
전문 용어 설명
이번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RBOB는 휘발유 규격 선물(Retail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을 의미하며, 주로 미국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선물의 표준 상품이다. DXY(달러인덱스)는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달러 강세는 일반적으로 달러 기준 원자재의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BCOM은 블룸버그 상품지수, S&P GSCI는 S&P가 집계하는 상품지수로, 대형 자금의 매수·매도로 연동돼 원자재 선물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Vortexa와 Kpler는 해상 원유 동향과 무역 흐름을 추적하는 시장데이터 제공업체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IEA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를 의미하며, 시장 재고·수급 전망에 대한 권위 있는 자료를 발표한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유정 시추장비(리그) 수를 집계해 에너지 업계 활동도를 보여주는 지표를 제공하는 회사다.
기타 참고사항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Barchart의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보도는 공개된 자료와 시장 데이터를 종합해 작성했으며, 독자들은 투자 판단 시 추가적인 정보와 전문 자문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요약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상품지수 재조정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지지하고 있으며, 반대로 글로벌 공급과잉 전망과 일부 석유생산국의 가격 인하 등은 중기적 하방 요인으로 남아 있어 향후 원유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