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휘발유 선물 가격이 1개월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2월물 WTI 원유(CLG26)는 +1.79달러(+3.10%) 상승했고, 2월물 RBOB 휘발유(RBG26)는 +0.0352달러(+2.00%) 올랐다.
2026년 1월 9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한 달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주요 촉발 요인은 오펙(OPEC)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큰 산유국인 이란에서의 정치적 불안이다. 이란 내 정부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미 경제지표의 호조 또한 수요 측면에서 유가를 지지했다. 이날 달러 지수는 최근 4주 최고 수준으로 랠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직접적인 상승 요인이다. 이란 정부는 공공기물을 파손하거나 치안당국과 충돌하는 ‘폭도(rioters)’에 대해서는 사형까지 적용하겠다고 경고했고,
“시위대가 살해될 경우 정권이 대가를 치를 것”
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경고도 전해졌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300만 배럴 이상으로 알려져 있어, 시위가 악화될 경우 실제 생산·수출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내 거시지표의 개선도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2025년 12월 미국 실업률은 -0.1%포인트 하락한 4.4%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4.5%보다 양호했다. 또한 미시간대의 2026년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포인트 올라 54.0를 기록했고, 예상치(53.5)를 상회했다. 이러한 노동시장·심리지표의 개선은 에너지 수요에 대한 기대를 높여 원유 수요 측면에서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유 마진(크랙스프레드)의 강화도 유가 상승에 기여했다. 이날 크랙스프레드가 3주 만의 최고치로 올랐는데, 크랙스프레드의 확대는 정유사들이 원유를 더 많이 매입해 휘발유 및 경유 등 제품으로 정제하려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원유 수요 증가를 촉발해 현물 및 선물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지수 리밸런싱(상품지수 연례 재조정)도 매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티그룹(Citigroup)은 블룸버그 커먼드티스(Bloomberg Commodities, BCOM)와 S&P GSCI 등 주요 상품지수들이 다음 주 동안 지수 구성 변경을 위해 약 $22억 규모의 선물계약 매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원유 선물에 대한 추가적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하방 요인도 존재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월요일에 자국의 아랍라이트(Arab Light) 2월 출하분에 대한 판매가격을 세 번째 달 연속 인하했다. 이는 수요 우려를 반영한 공급 측의 경쟁적 가격 조정으로 해석된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글로벌 원유시장 공급 과잉이 확대되어 연중 정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 유가 전망을 기존 $60/배럴에서 $57.50/배럴로, 2분기 전망을 $60/배럴에서 $55/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 저장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혼재한다. Vortexa는 2026년 1월 2일로 끝난 주간을 기준으로, 최소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3.4% 주간 감소해 1억 1,935만 배럴(119.35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중국 수요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Kple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해 일일 1,220만 배럴(12.2 million bpd)의 기록적 수준으로 집계됐다.
OPEC+의 공급정책도 주목된다. OPEC+는 일요일 회의에서 2026년 1분기 중 증산을 중단하고 기존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12월에 일일 137,000 배럴 증산을 발표했지만,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세계 원유 공급 과잉을 최대 일일 400만 배럴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OPEC은 2024년 초에 시행한 감산분 일일 220만 배럴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120만 배럴의 추가 복원이 남아 있다. OPEC의 12월 원유생산은 +40,000 배럴 증가한 29.03 million bpd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관련 공격과 제재도 글로벌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약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미국과 EU의 새로운 대러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회사, 인프라 및 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제한해 공급을 축소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수급지표와 전망은 여전히 상충한다. IEA는 최근 세계 원유 잉여 규모가 2026년 일일 381.5만 배럴(3.815 million bpd)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OPEC 역시 3분기 세계시장을 적자에서 흑자로 수정해 50만 배럴의 잉여를 예상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미국 원유생산 전망치를 전월의 13.53 million bpd에서 13.59 million bpd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미국 재고 및 생산 지표는 혼재 신호를 보인다. EIA의 1월 2일 기준 보고서에서 (1)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4.1% 낮았고, (2) 휘발유 재고는 +1.6% 높았으며, (3) 중유류(디스틸레이트) 재고는 -3.1%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주간 기준 -0.1%w/w 하락한 13.811 million bpd로 집계되어 올해 11월 7일의 기록치 13.862 million bpd에 근접했다.
시추 활동 지표인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의 집계에서는 2026년 1월 2일로 끝난 주에 미국 유전 시추장비 수가 +3대 증가해 412대가 되었다. 이는 12월 19일 기록된 4.25년 만의 저점 406대에서 소폭 회복한 수치다. 과거 2.5년 동안 시추장비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에서 급감했다.
용어 설명
RBOB 휘발유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선물의 대표적 계약으로, 정유 과정에서 생산되는 휘발유 제품의 가격 변동성을 반영한다. 크랙스프레드(crack spread)는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전환했을 때의 마진을 의미하며, 정유사 수익성 및 정제 수요에 영향을 준다. BCOM(블룸버그 커먼드티스) 및 S&P GSCI는 글로벌 상품(commodities) 가격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지수로, 연례·분기별 리밸런싱 과정에서 선물매매가 발생하면 해당 원자재 가격에 단기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이란 시위·정책 대응)와 정제 마진 강세, 중국의 수입 증가, 상품지수 리밸런싱 수요가 유가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 내 시위가 생산·수출 차질로 연결될 경우 즉각적인 공급 위축 우려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 반면 중기적(상반기 이후)으로는 IEA·모건스탠리 등의 예상처럼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 OPEC+의 1분기 증산 중단 결정은 단기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전반적 잉여 전망과 미국·사우디의 가격 전략, 러시아 공급 여건 개선 여부가 유가 하향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투자자 및 정책 담당자는 다음 쟁점을 주시해야 한다. 첫째, 이란 내 시위의 확산과 정부의 강경 대처가 실제 생산·수출에 미치는 영향, 둘째, 중국의 재고 축적 및 수입 추이(특히 12월의 기록적 수입이 지속될지 여부), 셋째, OPEC+의 추후 정책 변화와 러시아 공급 차질의 지속성, 넷째, 미국의 원유 생산·재고 동향과 정유 마진의 변동성이다. 이들 요인의 결합이 향후 몇 주 내 유가 변동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2026년 1월 9일 현재 유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및 수요 지표 개선에 의해 단기 상승 압력을 받고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여전히 공급 과잉 우려와 주요 기관들의 하향 전망이 상존해 방향성은 불확실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리스크 관리와 단기적 이벤트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급·수요 관련 주요 지표(IEA·EIA 보고서, 중국 수입 통계, OPEC+ 발표)를 주시해야 한다.
작성: Rich Asplund(원문 기사 작성자), 번역·해설: 본 매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