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공격으로 중동 공급 차질…원유·가솔린 가격 급등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티커: CLJ26)은 3월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2.71달러(+2.90%) 상승 마감했으며, 4월 RBOB 가솔린 선물(RBJ26)은 같은 날 +0.1231달러(+4.10%) 상승해 가솔린이 1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가격 급등은 중동 지역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이란의 공격 재개와 달러 약세가 동반되며 촉발됐다.

2026년 3월 18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내 샤(Shah) 가스전의 운영이 중단됐고,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이 이라크의 한 유전도 겨냥했다고 전했다. 또한 UAE의 푸자이라(Fujairah) 항에서의 원유 적재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다시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원유 수급에 즉각적 불안이 확산됐다.

골드만삭스 경고: 만약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통한 유류 흐름이 3월까지 계속 저하될 경우 원유 가격은 2008년 기록치(약 배럴당 150달러)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에서 중요한 관문으로, 통상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약 20%)을 처리한다. 이번 사태로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산유국들은 저장시설 포화로 생산량을 6% 감축해야 했다고 보도됐다. 이러한 공급 차질은 즉각적인 현물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편, 이날 정유 마진을 나타내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가 1.5주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정유업체들이 원유 매입을 확대하고 정제해 가솔린·증류유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이는 원유 수요측의 단기적 매수세를 자극해 유가를 추가로 밀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용어 설명(정의)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는 원유를 정제해 얻는 석유제품(가솔린, 디젤 등)의 가격과 원유 가격의 차이를 의미한다. 이 값이 커지면 정유사 수익성이 개선돼 정유사들이 원유를 더 많이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
플로팅 스토리지(floating storage)는 원유가 저장 탱커(배)에 머무르는 형태의 재고를 말한다. 정치적 제재나 항로 봉쇄로 수송이 지연되면 선상 저장이 늘어나며, 이는 단기적으로 공급과잉 신호로 작용해 가격 하방요인이 될 수 있다.


공급 측면의 다른 주요 변수도 주목해야 한다. ОПЕК+(OPEC+)는 지난 3월 1일 4월 생산을 하루 206,000배럴(bpd) 증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추정치 137,000배럴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번 중동 지역의 전쟁·공격으로 인해 해당 증산 계획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총 220만배럴/일의 감산을 점차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복원하지 못한 물량이 약 100만배럴/일 남아 있다. OPEC의 2월 원유 생산량은 +640,000배럴/일 증가해 29.52백만배럴/일로 3.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해상에서 대기 중인 원유 재고(플로팅 스토리지)의 증가는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Vortexa는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선상 저장 중이며 이는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다만 Vortexa는 3월 13일로 끝난 주간 집계에서, 최소 7일 이상 정지 상태였던 탱커 내 원유는 전주 대비 -0.4%로 감소한 89.28 million bbl이라고 보고했다.


수급 지표들도 복합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에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13.60백만배럴/일로 전월의 13.59백만배럴/일에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96.00 쿼드릴리언BTU(quadrillion btu)로 종전의 95.37에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추정치를 전월치 3.815백만배럴/일에서 3.7백만배럴/일로 소폭 낮췄다.

시장 컨센서스는 3월 셋째주 발표될 주간 EIA 원유재고가 -1.5백만배럴 감소하고 가솔린 재고는 -2.0백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전 주(3월 6일 기준) EIA 보고에서는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2.7% 낮았고, 가솔린 재고는 +5.4% 높았으며, 증류유 재고는 -1.6%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의 주간 원유 생산은 13.678백만배럴/일로 전주 대비 -0.1% 감소했으며, 이는 11월 7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862백만배럴/일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Baker Hughes의 집계에 따르면 3월 13일로 끝난 주간 미 활동 원유 시추공수는 412기로 전주 대비 +1기 증가했다. 이는 12월 19일 기록된 4.25년 최저치 406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며, 2022년 12월의 최고치 627기와 비교하면 지난 2년 반 동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제재의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재 회담이 조기 종료되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가 요구하는 영토 양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장기적 평화 합의의 희망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제한을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공급을 제약하며 유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은 지난 7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화하면서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약화시켰다. 11월 말 이후에는 러시아 유조선들을 겨냥한 공격도 증가해 발트해에서만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추가로 압박해 전세계 공급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전망 분석)

단기적으로는 중동에서의 공급 차질과 정제 마진 상승으로 원유 및 석유제품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 차질이 지속되면 물리적 공급이 위축되어 현물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소비자 연료비 상승, 석유화학 원가 인상으로 이어져 단기적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기적으로는 높은 가격이 상류(탐사·생산) 투자를 촉발해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OPEC+의 정책 변화, 제재 지속 여부, 해상운송 안전성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가격의 변동성은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원유 가격 상승이 에너지 섹터 주가를 지지하는 반면, 성장 둔화 우려로 위험자산에 대한 매도 압력을 초래할 수 있어 자산 배분상의 복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또한, 플로팅 스토리지 증가와 같은 재고 신호들은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상방 압력을 일부 누그러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 지정학적 리스크(공급 차질)와 중기 구조적 지표(재고, 생산능력, 제재 영향)를 동시에 모니터링해야 한다.


기타 메모

기사 작성 시점의 추가 정보로, Barchart의 기자인 Rich Asplund은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본문에 인용된 수치들은 EIA, IEA, Baker Hughes, Vortexa, OPEC+ 등 공개 자료 및 Barchart 보도를 기반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