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유전 드론 피습·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국제유가 급등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025년 8월물(티커: CLQ25)은 17일(현지 시각) 전장 대비 1.16달러(1.75%) 상승 마감했다. 같은 달물 RBOB 휘발유(티커: RBQ25)도 0.0264달러(1.23%) 올랐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유가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지역의 여러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아 일일 20만 배럴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크게 올랐다. 동시에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을 웃돌아 에너지 수요 확대 기대를 자극한 점도 상승세를 거들었다. 다만, 달러화 강세가 같은 날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상승폭은 일부 제한됐다.

Crude 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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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7000건 감소한 22만1000건으로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23만3000건)를 하회했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예상치 0.1%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7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전달 대비 19.9포인트 급등한 15.9로 5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이러한 지표 개선은 원유 수요 증가 기대를 자극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 자치정부와 합의해 2023년 3월 이후 중단됐던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부산 원유 수출을 재개할 방침이라는 소식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수출이 재개되면 쿠르드지역은 하루 23만 배럴을 이라크 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두 번째 산유국이다.

OPEC+ 증산 움직임

지난 7월 5일 OPEC+는 8월 1일부터 하루 54만8000배럴을 추가 증산하기로 합의해 시장 예상치(41만1000배럴)를 상회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자흐스탄·이라크 등 목표치를 초과 생산한 회원국에 대한 징벌적 의미라며 유사 규모의 추가 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2년 넘게 유지해 온 감산 정책의 단계적 종료로,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배럴의 생산량을 복원하는 로드맵의 일환이다. 앞서 5월 31일 회의에서 OPEC+는 6월·7월 각각 41만1000배럴씩 증산하기로 결정했고, 실제 6월 산유량은 36만 배럴 증가해 1년 반 만에 2810만 배럴로 올라섰다.

다만 블룸버그는 지난주 “OPEC+가 9월 54만8000배럴 증산 이후 10월부터 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세계 석유 수요가 둔화될 경우 지속적인 증산이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 재고가 하루 100만 배럴씩 늘고 있으며, 2025년 4분기에는 세계 수요의 1.5%에 해당하는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탱커에 저장된 원유의 감소도 가격 지지를 거들었다. 조사업체 Vortexa에 따르면 7월 11일 기준 적어도 7일간 항해하지 않은 유조선의 해상 재고는 전주 대비 4.6% 줄어든 7803만 배럴로 집계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7월 17일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7월 11일로 끝난 주간 미국 원유 재고는 385만9000배럴 감소해 3주 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339만9000배럴, 중간유 재고(디젤·난방유)는 417만3000배럴 각각 증가했다. 5년 평균과 비교하면 원유 재고는 8.0% 낮고, 휘발유는 0.1% 낮으며, 중간유는 21.1% 낮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주간 기준 0.1% 줄어 하루 1337만5000배럴을 기록, 2024년 12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363만1000배럴)를 소폭 하회했다.

석유 서비스업체 Baker Hughes는 7월 11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가 1기 줄어 424기로, 3년 9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627기에서 2년 반 동안 가파르게 감소해온 흐름이 이어진 셈이다.

용어해설
WTI는 미국 텍사스주 쿠싱 지역에서 인도되는 고품질 경질유로, 국제 유가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RBOB(재포밍 혼합옥탄가 휘발유)는 여름철 증기압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블렌딩 전 단계의 휘발유 선물계약이다. OPEC+는 13개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이 연합한 협의체로,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약 40%를 통제한다. Vortexa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시간 해상 물동량을 집계하는 싱가포르 기반 데이터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