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사 이도르시아(Idorsia Ltd, 티커: IDIA.SW)가 파브리병(Fabry disease)용 경구 기질감소요법(subtrate reduction therapy) 후보물질인 루세라스타트(lucerastat)의 결정적 임상 3상인 MODIFY 연구(NCT03425539) 결과와 해당 연구의 공개라벨 연장시험(open-label extension, OLE: NCT03737214) 데이터를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2026년 1월 12일, RTTNew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MODIFY 연구는 다국적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방식으로 시행되었으며 총 118명의 성인 환자가 14개국에서 참여했다. 피험자들은 2:1 비율로 루세라스타트군과 위약군으로 배정되었고, 이중맹검 기간 종료 이후 107명이 OLE에 등록되어 장기 안전성·내약성 및 신장 기능에 대한 효능을 추가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루세라스타트는 6개월 동안의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 완화에 대한 1차 유효성평가지표(primary endpoint)를 충족하지 못했으나, 혈장 및 소변 내 Gb3(글로보트리아오실세라마이드) 수준을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강력한 약리학적 효과를 보였고, 이러한 바이오마커 개선은 OLE에서도 지속되었다.
특히 OLE의 중간분석(interim analysis)에서 신장 결과(eGFR 경사 감소율)의 개선이 관찰되었다. 루세라스타트를 최소 12개월 이상 투약받은 환자들은 등록 전 2년과 비교했을 때 사구체여과율(eGFR) 감소율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기저에 신장 기능 장애가 있거나 eGFR이 빠르게 악화되던 환자군에서는 신기능 손실의 현저한 완화가 관찰되어 질환 변형(disease-modifying) 가능성을 시사했다. 심장 기능 측면에서는 좌심실 질량지수(left ventricular mass index)가 악화되지 않는 안정적 소견을 보였다.
장기 안전성 데이터도 긍정적이었다. OLE에서 피험자 중 일부는 최대 42개월까지 루세라스타트를 투여받았고, 일부는 6년 이상 치료를 받았다. 이 기간 동안 치료 관련 중대한 이상사건(serious adverse events)은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추가로 시행된 신장 조직검사(kidney biopsy) 하위연구에서는 클래식 파브리병(classic Fabry disease)을 가진 남성 환자 중 3년 이상 치료받은 대상에서 유망한 결과가 관찰되었다.
임상적·과학적 의미
파브리병은 리소좀 효소 결핍에 의해 특정 지질이 축적되어 여러 장기(신장, 심장, 신경 등)에 손상을 유발하는 드문 유전질환이다. 전통적 치료는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이지만, 투여 방식과 비용, 일부 환자군에서의 제한적 효능 등으로 인해 미충족 수요(unmet need)가 존재한다. 기질감소요법은 기질(예: Gb3)의 합성을 줄여 축적을 억제하는 접근법으로, 루세라스타트는 경구 투여가 가능한 소분자 약물이라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과 지속치료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용어 설명(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
파브리병(Fabry disease)은 X-연관 유전질환으로, α-갈락토시다아제 A(alpha-galactosidase A) 효소의 결핍으로 Gb3(글로보트리아오실세라마이드)라는 지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통증, 신부전, 심혈관계 합병증 등을 초래한다. eGFR(추정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값이 낮아질수록 신기능이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좌심실 질량지수는 심장 비대 및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다.
규제 및 향후 개발 계획
이도르시아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3상(Phase 3) 프로그램 설계에 착수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US FDA)과 긴밀히 협력하여 최적의 규제 경로를 정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OLE 연구가 종료됨에 따라, 회사는 여전히 루세라스타트를 투여받고 있는 참가자들의 치료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포스트 트라이얼 액세스 프로그램(post-trial access program)을 마련 중이다.
시장·주가 영향 및 향후 전망
임상 3상이 1차 유효성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점은 상업화 전망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오마커의 유의한 개선과 특히 신장 기능 개선 신호는 규제당국과 보건의료 지불자(payer) 설득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향후 규제 대화에서 질환 변형 가능성, 장기 안전성, 신장 보호 효과를 중심으로 적절한 대조군·평가기간·엔드포인트를 설계하면 부분적 상업적 승인 또는 제한적 적응증 획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연구의 전체 환자수(118명)와 OLE 등록자(107명) 규모, 하위그룹 분석에 따른 통계적 한계, 그리고 1차 endpoint 미달성은 추가 대규모·선택적 환자군 대상으로의 확증적 임상을 필요로 한다. 비용·시행 기간·시장 규모(희귀질환 특성상 환자수가 제한적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임상 설계 및 규제 전략이 상업적 성공의 핵심이 될 것이다.
주가 동향
이와 관련하여 IDIA.SW는 SIX 스위스 거래소(SIX Swiss Exchange)에서 2026년 1월 9일 종가 CHF 3.7750를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CHF 0.2850, 하락률 7.02%의 감소를 의미한다. 임상 결과 발표와 향후 개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종합 평가
요약하면, 루세라스타트는 6개월 기준의 신경병증성 통증 완화라는 1차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바이오마커(Gb3) 감소와 장기 연장시험에서 관찰된 신장 기능 개선 신호는 임상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신장 기능이 이미 손상되었거나 빠르게 악화되는 환자군에서의 유리한 결과는 향후 적응증 설정과 규제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회사가 미국 FDA와 협의하여 설계할 새로운 3상 프로그램의 엔드포인트와 환자선정 기준이 향후 개발 성패와 상업화 가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