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주요 가상자산 법안 재추진…의의와 향후 전망

미국 의회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향후 방향을 가를 핵심 법안 통과를 다시 시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상원 농업위원회와 은행위원회는 이번 주 각각 자신들이 관할하는 법안 조항에 대해 청문회를 열고 텍스트를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 내 디지털 자산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legislative guardrails)를 마련하는 작업으로, 업계에는 잠재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

2026년 1월 1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입법 시도는 지난해 정체된 논의를 되살리는 것이다. 의원들은 이번 주에 시장 구조법안의 핵심 쟁점들을 재논의할 계획이며, 해당 논의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블록체인 기술 및 암호화폐 채택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법안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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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Clarity Act로 불리는 이 법안은 수조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시장과 대형 디지털 자산 기업들에 대해 법적 기준과 규제의 윤곽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 하며, 토큰 분류 규정(token classifications)을 보다 구체화하는 한편, 중개업자·거래소 및 기타 관련 기업들의 등록·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마련해 이들이 미국에서 보다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블록체인 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최고경영자 서머 머싱거(Summer Mersinger)는 이번 법이 미국에 더 많은 디지털 자산 기업을 유치하고 경제를 자극하며 암호화폐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머싱거는 “우리는 우호적인 행정부 때문에 기업과 활동이 대거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큰 흐름을 목격했다”며 “하지만 시장 구조법이 없으면, 특히 비우호적 행정부로의 교체가 일어나면 그 흐름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주요 쟁점

의원들은 이번 주에 세 가지 핵심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첫째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관련 보상(리워드) 문제, 둘째는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과 개발자에 대한 취급, 셋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선출직 공직자가 암호화폐 사업에서 이익을 얻는 것을 차단할지 여부다. 트럼프 관련 단체는 과거 밈코인(memecoin)과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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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체임버(Digital Chamber) 최고경영자 코디 카본(Cody Carbone)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의회 협상의 가장 큰 미해결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보상, 이자, 수익률 등은 법안에서 다뤄질 것”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 점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의 커뮤니티 뱅커 위원회는 1월 초 상원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계열사가 고객에게 보상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해 제정된 Genius Act가 달러 연동 토큰이 보유자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스테이블코인 상품이 이 허점을 악용해 고수익 예금계좌의 대안으로 매력적인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DeFi 관련해선 기술이 불법활동(예: 자금세탁)에 악용될 경우 개발자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자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DeFi 교육기금(DeFi Education Fund)의 최고법률책임자 아만다 투미넬리(Amanda Tuminelli)는 “법안에서 불법 금융(illicit finance)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매우 중요하다”며 “코드가 아닌 개인에게 의무를 부과해야 하고, 기술이 규제를 준수할 수 없게 부담을 지우는 비의도적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DeFi 지지자들은 개인이 스스로 자산을 관리(self-custody)할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의 포함을 요구하고 있으며, 고객 자금을 통제하거나 보관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자를 송금업자로 등록하는 의무에서 면제하는 내용(Blockchain Regulatory Certainty Act의 일부 조항)을 법안에 포함시키길 원하고 있다.

공직자의 수익 문제

일부 의원, 예를 들어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등은 공직자가 재임 중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에서 이익을 얻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 한다. 머싱거는 “이 문제는 매우 난해하다”며 “하원에서는 이를 법안에서 유보했지만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이 문제를 유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요한 시간 창(Key Window)’

상원 농업위원회와 은행위원회는 이번 목요일에 시장 구조법안의 새로운 초안을 공개하고 마크업(markup)을 통해 세부사항을 논의·수정할 예정이다. 이후 두 위원회의 문서를 합쳐 하나의 통합 암호화폐 법안을 만들고 이를 상원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상원 본회의에서의 논의는 수주간 이어질 수 있으며, 이후 통상적인 입법 절차를 거쳐 법으로 확정될 수 있다.

머싱거는 의원들이 2026년 중간선거 전에 이 법안을 통과시키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암호화폐 업계의 우호적 성향을 가진 일부 의원이 낙선할 가능성이 있고, 힐(Hill)에서 일어난 법안 추진 동력을 잃지 않으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머싱거는 “의회에는 올해 이미 많은 우선순위가 잡혀 있어 이 기간이 위원회에서 법안을 본회의로 올리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통과시키기 위한 핵심 창구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가치가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통화로, 가치 변동을 억제해 결제 수단이나 가치저장 수단으로 활용된다. DeFi(탈중앙화금융)는 중개기관 없이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계약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자기관리(self-custody)는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키를 직접 관리해 자산을 보관하는 방식을 뜻한다. 송금업자(money transmitter) 등록 의무는 고객 자금을 취급하거나 이체하는 비즈니스에 대해 부과되는 규제 요건을 말한다.

정책·시장적 함의와 전망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예상되는 효과는 다층적이다. 단기적으로는 규제가 명확해짐에 따라 미국 내에서 운영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예측 가능성이 제공돼 일부 기업의 본국 복귀(onshoring) 또는 미국 내 설립 결정이 촉진될 수 있다. 이는 고용 창출과 세수 확대 등 경제적 파급효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규제의 테두리가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불확실성이 남으면 기업들은 해외로 이전하거나 혁신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시장(가격) 측면에서는 규제 명확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규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자산 배분을 보수적으로 만드는 요인인데, 입법을 통해 투자환경이 안정되면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보상 금지나 제한은 일부 고수익성 상품의 매력을 떨어뜨려 관련 토큰 수요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또한 DeFi 개발자에 대한 과도한 책임 전가는 탈중앙화 서비스의 혁신을 저해해 생태계의 성장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입법 진행 일정상 이번 상원 심사와 본회의 표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으며, 하원과의 조정 과정에서 추가 수정이 있을 수 있다. 업계는 특히 스테이블코인 보상개발자 책임 규정의 최종 문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안이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2026년 이후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의 경쟁력과 성장 궤적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주요 일정 요약
• 2026년 1월 중: 상원 농업위원회·은행위원회 마크업 및 초안 공개 예정
• 이후: 두 위원회 초안 병합 → 상원 본회의 표결 → 하원 협의 및 최종 확정 가능성
• 목표: 2026년 중간선거 이전 통과 시도(업계의 전략적 요청)

이번 입법 논의는 단순한 규제 마련을 넘어 미국의 디지털 자산 산업이 향후 어떤 규범과 환경에서 경쟁할지에 대한 방향타를 제시한다. 의원들의 논의 결과와 수정 내용이 업계의 구조적 변화와 투자환경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