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자산을 빠르게 고갈시키는 7가지 위험한 가정

【GOBankingRates】 은퇴 자산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는 수명·시장 수익률·물가·의료비 등 수많은 변수를 포함하므로 예측 자체가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은퇴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안전 마진(wiggle room)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단 몇 가지 잘못된 가정만으로도 은퇴 자산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고갈될 수 있다. 특히 ‘평균 수명만 살 것이다’, ‘건강이 계속 좋을 것이다’와 같은 막연한 전제는 큰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아래에서는 은퇴 준비 과정을 위협하는 7가지 주요 오해와 이를 피하기 위한 실천적 조언을 다룬다. 각 항목은 실제 통계·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며, 추가적으로 국내 독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용어의 설명도 덧붙였다.


1. ‘평균’ 수명까지만 살 것이라는 가정

미국 사회보장국(SSA)이 발표한 평균 기대수명은 남성 73.5세, 여성 79.3세 수준이다. 그러나 평균은 말 그대로 평균일 뿐,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오래 사는 사람이 많다.

만약 계획을 85세까지만 잡았다가 95세까지 생존한다면, 최소 10년 치 생활비가 빈다.

가족력,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자신이 평균 이상 장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을 계산해야 한다.


2. 건강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

건강 악화는 은퇴 기간 자산 고갈의 ‘가속 페달’이다. 지난해 발표된 Retiree Health Cost Index에 따르면, 65세에 은퇴한 건강한 남성이 Medicare Advantage Part D(MAPD)로 의료비를 충당할 경우 평균 12만 8,000달러, 여성이면 14만 7,000달러가 소요된다. Medicare(메디케어)란 미국의 공적 건강보험 제도로, 파트 A·B(기본), 파트 C(Advantage), 파트 D(처방약)로 나뉜다. *국내 건강보험과 달리 민간 보험·보충 보험을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구조다.

만약 Original Medicare+Medigap+Part D 조합을 선택하면 남성 28만 1,000달러, 여성 32만 달러, 부부 합산 60만 1,000달러까지 늘어난다. 현재 가치(투자수익률 3% 가정)로 환산해도 최소 39만 5,000달러를 저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3. 은퇴 후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

통상 노후에는 주택담보대출 상환 종료·자녀 교육비 소멸로 지출이 감소한다. 그러나 고소득 지역에 계속 거주하거나 여행·외식 등 ‘버킷리스트’ 소비를 늘릴 경우, 은퇴 전보다 비용이 커질 수도 있다. 계획된 라이프스타일을 현실적으로 예산에 반영해야 추가 인출로 IRA·연금 잔고가 급감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4. 시장 수익률이 일정할 것이라는 가정

많은 재무 설계 프로그램은 연 7% 내외의 평균 복리 수익률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2000~2009년 ‘닷컴 버블 붕괴→금융위기’가 겹친 기간, S&P 500은 연평균 -0.97%라는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10년 이상 시장이 부진하면 ‘초기 인출 위험(sequence risk)’으로 자산 고갈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분산투자·현금 비중 확보 등으로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다.


5. 물가가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과거 50년간 평균 3.2%였다. 하지만 최근 4년(2021~2024년) 상승률은 4.7%→8.0%→4.1%→3.2%로 요동쳤다. 연준(Fed)이 2024년 말까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한 듯 보였지만, 2025년 들어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실질 구매력을 방어하려면 물가 연동 인출·물가 헤지 자산(물가채·리츠) 편입이 필수적이다.


6. 은퇴 후에도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많은 베이비부머가 “취미 삼아 파트타임”을 꿈꾸지만, 현실은 고용시장·건강 문제로 조기 퇴직을 강요받는 경우가 많다. ‘일할 수 있으면 보너스’라는 마음으로 계획을 짜고, 근로 소득 없이도 생활 가능한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7. 상속을 받을 것이라는 가정

잠재적 상속분에 의존해 저축을 미루는 것은 위험하다. 예비 상속인이 의료비·간병비로 자산을 소진하거나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유산 규모가 크게 축소될 수 있다. 항상 상속은 ‘제로’로 가정하고 은퇴 자금을 마련한 뒤, 실제 상속이 발생하면 생활 수준 향상·기부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 의견 및 체크리스트

재무설계사들은 위 7가지 전제를 ‘리타이어먼트 플래닝의 7대 금기’라고 지적한다. 독자가 점검할 핵심 질문을 제시한다.

  • 예상 수명이 현실적 근거에 기반했는가?
  • 장기 간병보험·의료비 예산을 반영했는가?
  • 목표 라이프스타일의 연간 지출을 구체화했는가?
  • 시장 하락기에 대비한 현금 비율은 적정한가?
  • 포트폴리오 수익률 가정을 보수적으로 설정했는가?
  • 물가 상승률 시나리오를 2%·5%·8%로 나눠 계산했는가?
  • 근로·상속 없이도 최소 생활비를 충족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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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번역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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