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의 기준은 고정돼 있지 않다. 생활양식, 지역별 물가와 주거비, 인플레이션 등 변수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에게는 사적 항공기와 크루즈 스위트 여행이 상류층의 이미지일 수 있지만, 오늘날의 재무 현실을 고려하면 그러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자산 규모는 대다수가 예상하는 수준을 크게 웃돈다.
2025년 11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특히 은퇴자에게 상류층 여부는 소득보다 순자산으로 판단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직장 소득이 끊기는 은퇴 이후에는 보유 자산이 곧 생활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기사는 은퇴자 관점에서 ‘상류층’으로 간주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순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미 연준(Federal Reserve) 데이터와 주요 설문조사, 재무설계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해 살펴본다.
만약 독자의 머릿속 상류층 이미지가 사설 제트기와 세계 일주 스위트 객실이라면, 현재의 비용 구조에서는 그러한 삶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추가 저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결국 ‘상류층’의 객관적 기준을 금액으로 가늠하려는 시도를 어렵게 만든다.
계층 구분: 순자산 기준 다섯 범주
재무설계사이자 ‘머니 가이 쇼(Money Guy Show)’ 공동 진행자인 보 핸슨(Bo Hanson)은 미 연준 자료를 토대로 미국의 순자산 분포를 다섯 범주로 제시한다. 이는 공식 규정은 아니나, 실제 미국 가계의 순자산 분포를 비교적 정확히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 하위 25%: 순자산 2만9,300달러 미만
• 하위 중산층(25~50백분위): 2만9,300~20만9,000달러
• 상위 중산층(50~75백분위): 20만9,000~71만4,000달러
• 상류층(75~90백분위): 71만4,000~210만달러
• 부유층(90백분위 이상): 210만달러 초과
이 구분은 ‘절대적’ 기준도, 정부가 정한 ‘공식’ 계층 정의도 아니다. 다만 실제 미국 내 순자산 분포를 반영하는 참조치로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상류층의 하한선으로 제시된 71만4,000달러가 지역과 생활양식에 따라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의 체감 기준: ‘부유층’ 평균 230만달러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2025년 웰스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부유층’의 평균 순자산 기준은 230만달러다. 이는 핸슨이 미 연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범주에서 ‘부유층’의 하한인 210만달러를 상회한다. 해당 인식치는 2024년의 250만달러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2021년 190만달러에서 출발한 흐름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추세는 상승 쪽에 가깝다. 한편, 응답자들은 ‘재정적으로 편안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순자산을 83만9,000달러로 답했다.
이러한 ‘체감 기준’이 실제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는 인식은 현장 전문가의 견해와도 맞닿아 있다. 리버벤드 웰스 매니지먼트(Riverbend Wealth Management)의 창업자 제러미 핑거(Jeremy Finger)는 상류층의 하한으로 제시된 71만4,000달러로는 미국의 많은 도시에서 평균 이상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순자산의 상당 부분이 ‘주택’처럼 유동화하기 어려운 자산(illiquid)에 묶여 있을 경우 실질적인 지출 능력은 더 제한된다. 핑거는 오늘날 사회에서 ‘부유층’의 실질적 하한을 400만달러로 본다. 이는 미국 상위 5% 가구의 하단 경계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파이낸셜 사무라이(Financial Samurai)의 창립자이자 ‘Millionaire Milestones’의 저자인 샘 도건(Sam Dogen) 역시 “진정한 상류층에 오르려면 더 많은 자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210만달러 순자산 보유자가 연 4% 인출률을 적용할 경우 연간 수입이 약 8만달러 초반에 그친다고 설명한다. 도건은 캘리포니아 베이 에어리어 일부 카운티에서는 이 정도 소득이 주 정부 기준의 ‘저소득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에 따라 다른 ‘상류층’의 문턱
전국 평균은 분명 유용하지만, 지역별 격차를 반영하지 못한다. 슈왑 2025 웰스 서베이에 따르면, ‘부유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순자산’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역별 체감치는 다음과 같다.
• 서부(West): 300만달러
• 북동부(Northeast): 240만달러
• 중서부(Midwest): 210만달러
• 남부(South): 180만달러
이 수치에 따르면 남부에 거주하면 서부 대비 60% 수준의 순자산으로도 ‘부유’하다고 느낄 수 있다. 서부에서 250만달러를 보유하고도 생활비 압박을 체감하는 은퇴자가 남부로 이주할 경우,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흔히 지리적 차익(geographic arbitrage)이라 부르는 이 전략은 은퇴 생활비 관리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핵심 정리: ‘상류층’ 정의는 단일하지 않다
‘상류층’은 단일하고 보편적인 정의를 갖기 어렵다. 그럼에도 은퇴 계획 관점에서는 보수적 가정이 유리하다. 즉, 충분히 많이 저축하고, 생활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려는 경우 더 높은 기준을 전제로 준비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지리적 차익이 모든 이에게 현실적인 해법은 아니지만, 같은 도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네를 선택하면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개념 설명: 한국 독자를 위한 용어 풀이
• 순자산(Net worth): 보유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금액이다. 주식·현금·채권 등 유동자산과 주택 등 비유동자산을 모두 포함한다. 다만 주택처럼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 비중이 높으면, 같은 순자산이라도 실제 지출 여력은 낮아질 수 있다.
• 백분위(percentile): 인구 집단을 100등분했을 때의 상대적 위치다. 예컨대 90백분위는 상위 10% 경계를 의미한다.
• 4% 인출률: 은퇴자가 보유 자산에서 매년 약 4%를 꺼내 쓰면 장기적으로 자산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험칙이다. 물가, 시장 변동성, 기대수명 등에 따라 적정 인출률은 달라질 수 있으며, 생활비가 높은 지역일수록 동일 자산에서 체감 안정성은 낮아질 수 있다.
기자 해설: 데이터가 말해 주는 은퇴자 ‘상류층’의 현실
첫째, 공식 수치와 체감치의 괴리가 크다. 미 연준 자료를 토대한 구간에서 상류층 하한은 71만4,000달러로 제시되지만, 시장 가격과 생활비를 반영한 체감 기준은 더 높게 형성돼 있다. 특히 도시 집중과 주거비 상승은 동일 순자산의 실질 구매력을 잠식한다.
둘째, 유동성이 중요하다. 같은 순자산이라도 현금·예금·단기채 등 유동자산 비중이 높을수록 불확실성 구간에서 대응력이 커진다. 반대로 주택 위주의 순자산은 인출 가능 소득을 제한한다. 제러미 핑거가 지적했듯, 상류층 하한으로 제시된 금액이 체감상 충분하지 않은 배경에는 이러한 유동성 구조가 놓여 있다.
셋째, 지역 프리미엄을 감안해야 한다. 샘 도건의 예시처럼 210만달러 순자산의 4% 인출(연 8만달러대)은 베이 에어리어 등 고비용 지역에서는 ‘저소득’으로 분류될 소지가 있다. 반면 남부에서는 더 낮은 순자산으로도 ‘부유’하다는 체감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거주지 결정이 은퇴 재무전략의 핵심 변수임을 시사한다.
넷째, 보수적 준비의 필요가 확인된다. 응답자 다수는 현재 통계가 제시하는 기준보다 더 높은 순자산을 필요로 느낀다. 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안전마진을 확보하려는 심리이자, 긴 수명·의료비 등 장기 리스크를 선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은퇴자의 ‘상류층’ 목표는 더 높은 저축률, 더 낮은 지출 구조, 더 효율적 포트폴리오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관련 추가 읽을거리(GOBankingRates)
- 트럼프의 2,000달러 배당: 누가 대상이며 어떻게 받는가
- 코스트코에서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고급 겨울 의류 5가지
- 중산층 소득자가 조용히 백만장자가 되는 방법 — 그리고 당신도 할 수 있는 방법
- 저축이 5만달러에 도달하면 반드시 해야 할 5가지
출처: 본 기사는 원문 ‘Here’s the Minimum Net Worth To Be Considered Upper Class as a Retiree’(GOBankingRates.com)에 기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