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외환시장] 달러화가 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고 상승세를 이어가며 달러 인덱스(DXY)가 0.22% 오른 5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랠리는 주초 체결된 EU-미국 관세 합의가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장 인식, 그리고 31일 마무리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6월 미국 재화 무역수지(예비치)가 시장 예상(-980억 달러)보다 작은 ‑860억 달러로 집계되면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긍정적 요인이 됐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97.2로 예상치(96.0)를 웃돌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반면 6월 미국 구인·이직보고서(JOLTS)의 공석 수가 743만 7,000건으로 전달 대비 27만 5,000건 감소하며 시장 전망(750만 건)을 밑돌았다. 이는 노동 수요 둔화를 시사해 국채(미 재무부 10년물) 금리를 끌어내렸고, 결과적으로 달러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EU-미 관세 합의 이후 유로화 압박
유로/달러(EUR/USD)는 0.28% 하락해 5주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투자자들은 미국이 EU 수입품 대부분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합의가 유로존 경기에 역풍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개한 6월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에서 1년 기대치가 2.6%(5월 2.8%)로 낮아지면서 통화 완화 전망이 강화돼 유로를 추가로 압박했다.
“ECB가 9월 11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금리스왑시장은 14%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 국채 금리 하락에 단기 반등
달러/엔(USD/JPY)은 0.11% 하락하며 엔화가 1주 만에 반등했다. 미국 채권금리 하락이 엔화 단기 숏 포지션을 청산하게 만든 데다,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을 잃었음에도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여당 과반 상실로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가 추진될 경우 일본 국가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돼 엔화 강세 폭을 제한하고 있다.
귀금속 시장 동향
8월물 금 선물(GCQ2)은 온스당 14달러(0.42%) 상승, 9월물 은 선물(SIU2)은 0.065달러(0.17%) 올랐다. 미 국채 수익률 하락과 주가 반락이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겼으며, 우크라이나·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위험도 귀금속 가격을 지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내 금 보유량이 2년 만에, 은 보유량이 3년 만에 각각 최고치를 기록한 점 역시 매수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달러지수가 5주 최고치로 오른 점과 미·중 무역협상 진전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완화된 점은 귀금속 가격의 상방을 제약했다.
정책 전망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30일~31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2%로 반영하고 있으며,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65%로 높여 반영 중이다. 시장은 경기둔화 신호와 물가 안정 정도를 감안해 연준이 연내 한 차례 추가 인하에 나설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DXY :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로, 가치가 오르면 달러 강세를 의미한다.
FOMC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연 8회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JOLTS :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구인·이직보고서(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로, 노동 수요와 이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선행지표다.
T-노트 수익률 :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무위험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는 기사 작성 시점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