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귀금속 시장 동향]
달러 인덱스(DXY)가 0.38% 오른 1주 최고치를 기록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EUR/USD는 0.31% 하락하며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다. 주요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황과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다.
2025년 8월 11일(현지 시각),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양보는 없다”고 못 박으면서 이번 주말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이 전쟁 종식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급격히 식었다. 이에 따라 유로화가 약세로 전환되자 달러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미셸 보우먼 이사가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연내 세 차례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난 토요일(9일) 밝힌 점은 달러 강세를 일부 제한했다. 보우먼 이사는 “노동시장의 불필요한 악화를 막고, 경기 추가 둔화를 방지할 정책적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세
시장에 또 다른 변동성을 불러온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예비후보)의 새로운 관세(tariff) 정책이다. 그는 6일(수)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미국 내 생산계획을 입증한 기업에는 예외를 둘 방침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구매한 인도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상향한다”고도 밝혔다. 이어 5일(화)에는 “의약품(의료품) 수입 관세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발표된 관세안이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024년 2.3%에서 15.2%로 치솟는다”고 추산했다. 이는 세계 교역 흐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연준 인사 교체와 통화정책 시각
지난주 목요일(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티븐 미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임시 후임으로 연준 이사에 지명했다. 미란 후보는 유화적(비둘기파) 성향으로 평가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금리 공약에 호응한다는 점에서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88%,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63%로 반영하고 있다.
주요 통화별 동향
EUR/USD는 전쟁 장기화 우려와 미 관세정책의 성장 저해 기대(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을 7%로 보고 있다.
USD/JPY는 0.16% 상승했다. 일본은 이날 야마노히(산의 날) 공휴일로 금융시장이 휴장해 거래량이 얇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관세정책 영향으로 일본 수출기업의 실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미국채 금리 하락이 엔화 가치 하락폭을 제한했다.
귀금속 시장: 달러 강세ㆍ주식 랠리 압박
12월물 금(GCZ2)은 2.31%(80.60달러) 떨어져 1주 최저치를, 9월물 은(SIU2)은 1.78%(0.687달러)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 급등과 주식시장 강세가 금ㆍ은 가격을 압박했다. 더욱이 미 행정부가 “금괴에 대한 관세 부과는 없다”는 행정명령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8일(금) 예고하면서 금 시장이 매도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안전자산 수요는 뚜렷하다. 앞서 언급한 보우먼 이사의 완화적 발언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관세 드라이브, 우크라이나 및 중동 긴장 고조가 복합되며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금과 은을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8일 기준 금 ETF 보유량은 2년래 최고, 은 ETF 보유량은 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용어 한눈에 보기
달러 인덱스(DXY)란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를 가중 평균해 달러 가치를 측정한 지수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수지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미국 은행 간 초단기 자금(연방기금)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변동을 예측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시그널이 확인될 경우, 달러 강세 국면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줄 관세 인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다면, 안전통화 선호로 달러 수요가 되레 늘어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결국 투자자들은 9월 FOMC 이전까지 발표될 미국 물가·고용 지표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시행 세부안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달러ㆍ유로ㆍ엔 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헤지(위험회피) 전략과 적절한 포트폴리오 분산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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