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11월 제조업 다시 위축…고용 감축 7개월 만에 최대로 가속, PMI 49.6

[Dec 1, Reuters] 유로존 제조업 활동이 11월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수요 약화가 이어지며 기업들이 인력 감축을 7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민간 조사에서 밝혔다다. 이는 생산 회복의 모멘텀이 여전히 불안정하며, 고용과 재고 조정이 동반되는 전형적 침체 패턴임을 시사한다.

2025년 12월 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HCOB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S&P 글로벌 집계)는 10월 50.0에서 11월 49.6으로 하락했다. 이는 예비치 49.7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며, 지난 5개월 내 최저치다. PMI가 50.0 이상이면 확장, 50.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신규 수주가 10월 보합세 이후 다시 감소로 돌아섰고, 수출 주문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완제품 재고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소진했고, 수요 약화에 대응해 고용을 4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줄였다다. 이는 내수와 해외 수요 모두가 동시에 약해진 가운데 비용·가격 조정이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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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지표와 국가별 분화

유로존 제조업의 생산지수는 10월 51.0에서 11월 50.4로 둔화해 9개월 내 최저를 기록했다. 생산은 여전히 확장권이지만 확장 속도가 현저히 둔화된 모습이다. 국가별로는 독일 48.2, 프랑스 47.8로 각각 9개월 최저를 기록하며 침체를 심화했다. 반면, 모니터링 대상 6개국은 성장세를 보였고, 아일랜드 52.8이 선도했으며 그리스 52.7이 뒤를 이었다. 국가 수 기준으로는 회복의 단서가 있으나, 독일·프랑스라는 양대 경제의 부진이 유로존 전체의 추세를 하향 압박하는 구도다.

유로존의 현재 모습은 냉정하다. 제조업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위축 쪽으로 기울고 있다.” — 함부르크 상업은행(HCOB)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이러스 데 라 루비아

데 라 루비아는 이어 “성장 국가의 수만 보면 전망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유럽 최대 두 경제의 제조업이 11월 더 깊은 침체로 미끄러졌다”고 평가했다.


가격·비용 동향: 투입비용 반등, 판매가는 소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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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측면에서는 투입비용이 수개월간의 안정 국면을 마치고 3월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다만 기업들은 그 상방 압력을 대체로 흡수했고, 산출물(판매) 가격소폭 하락했다. 이는 원가 상승이 즉각적인 판매가 인상으로 전가되지 못할 만큼 수요 측 여건이 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기업 신뢰는 6월 이후 최고로 개선됐다. 데 라 루비아는 “독일의 심리는 다소 개선됐고, 프랑스는 비관에서 낙관으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

경제의 절반은 심리라고 믿는다면, 신뢰 개선은 내년 개선의 신호다

”라고 설명했다.


정책 환경: ECB 금리, 장기간 동결 전망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2% 목표 부근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거시전망이 안정적일 경우 금리는 오랜 기간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PMI가 50 아래로 되돌아간 가운데 고용 조정이 가속하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흐름은, 정책 정상화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맥락 해설: PMI가 말하는 것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구매관리자지수)제조업체의 신규주문·생산·고용·공급업체 납기·재고 등 항목을 종합한 경기 선행지표다. 이번 조사는 S&P 글로벌이 집계했으며, 50을 기준선으로 위는 확장, 아래는 위축을 뜻한다. 49.6이라는 수치는 전면적 붕괴가 아닌 약한 축소 국면을 가리키며, 세부 항목상 수요·고용·재고 조정이 동시 진행되는 ‘저성장+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의 전형적 조합을 드러낸다.

특히 완제품 재고의 급격한 소진은 수요 둔화에 대응한 공급 측의 선제 조정으로, 단기적으로는 생산 축소를 심화시킬 수 있지만, 재고가 충분히 낮아지면 향후 주문 반등 시 생산 재가동탄력적으로 나타날 여지도 내포한다. 반면, 고용 감축 가속은 비용 방어에 유리하나, 소비와 내수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기 회복의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


국가별 시사점: ‘폭’은 넓어졌지만 ‘무게’는 독·프가 좌우

대상국 중 6개국이 성장으로 돌아섰다는 점은 경기 저점 통과 기대를 키운다. 그러나 독일(48.2)·프랑스(47.8)가 동시에 9개월 저점을 기록한 것은 유로존 총합지표를 하방으로 끌어당기는 결정적 요인이다. 경제 규모 가중치를 고려하면, 양대 축의 침체가 완화되기 전까지 유로존 PMI의 본격 반등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 평가

11월 유로존 제조업 PMI 49.6수요 약세·고용 축소·재고 소진이라는 삼중 신호를 동시에 보여준다. 투입비용 반등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가 소폭 하락한 점은 가격 전가력 약화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기업 심리 개선2026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회복의 단초로 해석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물가가 2% 목표 부근에서 안정된다는 전제하에, ECB의 장기 동결 시나리오가 유효하다는 로이터 설문 결과와도 궤를 같이한다.


원문 핵심 인용 정리

“유로존 제조업은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위축으로 기우는 중.” — 사이러스 데 라 루비아, HCOB 수석 이코노미스트

“성장 국가 수는 늘었지만,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독일·프랑스의 심화된 침체가 전체 그림을 바꿔 놓는다.” — 데 라 루비아

“심리가 절반이라면, 신뢰 개선은 내년 개선의 신호.” — 데 라 루비아


데이터 포인트 요약

– HCOB 유로존 제조업 PMI: 10월 50.0 → 11월 49.6(예비치 49.7 하회, 5개월 최저)
– 생산지수: 51.0 → 50.4(9개월 최저, 확장 둔화)
– 신규 수주: 10월 보합 → 11월 감소
– 수출 주문: 5개월 연속 감소
– 고용: 4월 이후 가장 빠른 감축 속도
– 완제품 재고: 2021년 7월 이후 최대 폭 감소
– 국가: 독일 48.2, 프랑스 47.8(모두 9개월 최저); 아일랜드 52.8, 그리스 52.7(성장 선도)
– 비용/가격: 투입비용 3월 이후 최대 상승, 산출물 가격 소폭 하락
– 심리: 6월 이후 최고의 기업 신뢰
– 정책: 로이터 설문 — ECB 금리 장기간 동결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