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 결과에서 유로존 소비자들이 향후 12개월간 예상하는 물가상승률 중앙값은 2.6%로 집계됐다. 이는 5월의 2.8%에서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유로존의 최근 ‘가격 급등’ 국면이 진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ECB는 지난 13개월 동안 주요 정책금리를 4%에서 2%로 ‘절반’까지 인하한 뒤 이번 달에는 동결했다. 중앙은행이 목표로 삼아 온 2% 물가 안정 목표에 근접·안착했다는 자체 평가가 바탕이 됐다.
조사에는 19개국 성인 1만 9,000명이 참여했다. 3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2.4%로 전월과 동일했고, 5년 후 기대는 2.1%로 변동이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장·단기 모두에서 인플레이션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가 전망과 함께 명목소득 증가 기대도 조사됐는데, 향후 1년간 소득 증가 예상치는 1.0%로 전월과 동일했다. 다만 상위 소득 계층은 전망치를 낮춘 반면 하위 소득 계층은 다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소비자 기대가 임금협상과 가격 책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기대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용어 해설 및 맥락
• 기대 인플레이션(Inflation Expectations): 경제 주체가 미래 물가 상승률을 얼마나 예상하는지를 뜻한다. 기대가 높아지면 기업은 임금을 인상하고 가격을 올리려는 경향이 강해, 실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 명목소득(Nominal Income): 물가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계산한 임금이나 소득을 의미한다. 실질소득과 달리 구매력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
전문가 평가 및 시사점
① 정책 여력 확대: 기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안정되면서 ECB는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할 ‘숨통’을 틔웠다. 다만 에너지·식료품 가격 변수,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어 추가 금리인하에는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② 임금-물가 상호작용: 소득 증가 기대치가 1%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는 점은 임금 주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이는 근로자 실질 구매력을 억제할 위험이 있어, 각국 정부의 소득 정책과 협상 전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③ 투자자 심리 및 환율 영향: 유로화 가치는 최근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으나, 인플레이션 기대 안정이 이어지면 중장기적으로 통화가치 하락 압력도 진정될 수 있다.
ECB는 “물가·임금·환율 등 거시지표가 안정을 지속한다면, 유로존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고(高)물가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추가 금리인하 시기와 폭을 둘러싼 금융시장 기대도 재조정되는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6월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2.6%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하향은 ECB 정책 기조의 유효성을 뒷받침한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모두 ‘가격 안정’이라는 공통 목표 달성을 향해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