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2025년 연말을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의 호조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로 마감했다.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높은 증가를 보였고, 독일의 산업활동도 확장세를 이어가며 통화권 전반에 걸쳐 완만한 회복 흐름을 확인시켰다.
2026년 1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여러 경제지표는 유로존 경제가 경직된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약 2% 안팎의 ‘안정적’ 수준에 머무르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바람직하게 여길 만한 환경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유로존 전체의 소매판매는 11월에 전월대비 0.2%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2.3% 증가해 시장 예상치(전월대비 0.1%, 전년동월대비 1.6%)를 웃돌았다. 이는 10월 수치가 상향 수정된 영향이 크다. 유로스탯(Eurostat)의 집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소매는 유로존 평균보다 느리게 증가했지만, 스페인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고 프랑스도 추세를 상회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 산업 부문은 다소 더 뚜렷한 회복 신호를 보였다.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8% 증가해 예상치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고, 산업수주는 대형주문에 힘입어 전월대비 5.6% 급증했다. 다만 수출은 약세를 이어갔다. 독일의 상품수출은 11월에 전월대비 2.5% 감소했고, 무역흑자는 한 달 사이에 172억 유로에서 131억 유로로 축소했다. 특히 대미(對美) 수출은 전년대비 22.9% 급감했는데, 이는 미국의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영향을 일부 반영한 결과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고객 메모를 통해 “최근 발표된 자료들의 핵심은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완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약 2% 수준의 스윗스팟에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독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계획은 이미 신뢰 지표를 받쳐주고 있다. 베렌버그(Berenberg)의 이코노미스트 홀거 슈미딩(Holger Schmieding)은 “재정 부양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라며 “정부 지출 증가는 GDP 상승률을 약 0.4%포인트 직접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저금리, 인허가 절차의 가속화, 주택 부족 심화가 결합하면 주거건설 분야의 반등도 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유로존(Eurozone)은 유로화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집단을 뜻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기준금리 결정과 양적완화·긴축 정책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한다. 소매판매 지표는 가계 소비의 직접적 척도로 경제성장률에 민감한 단기 지표이며, 산업수주와 산업생산은 제조업의 수요·공급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다. 무역흑자(또는 적자)는 수출과 수입의 차이로 산출되며, 특정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수출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정책적·경제적 함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완만하지만 안정적인 성장이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부근에 머무르는 상황은 ECB에게는 통화완화(금리 인하)로 시작된 정책 전환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진단처럼 회복의 강도는 폭발적이지 않다. 따라서 ECB가 추가적인 대규모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독일의 경우, 정부의 방위비·인프라 지출 증가는 단기적으로 내수와 투자 수요를 견인해 GDP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슈미딩의 추정처럼 직접적인 성장기여도가 약 0.4%포인트 수준이라면, 이는 민간소비 회복과 주택건설 반등을 더해 2026년 연말까지 성장률 가속화를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수출 둔화는 리스크로 남는다.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이 전년대비 22.9% 급감한 점은 독일 수출의 전통적 성장동력이 약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시장·투자자에 대한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내수 회복과 정부지출 확대가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어 산업·건설 관련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과 자동차 부문은 대외수요 둔화와 관세 리스크에 취약하다. 따라서 투자자는 섹터별 펀더멘털(내수 비중, 수출 의존도, 가격전가력 등)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론: 2025년 연말 발표된 일련의 지표들은 유로존 경제가 완만한 확장세로 연말을 마감했음을 보여준다. 소매판매와 독일의 산업생산·수주의 호조는 긍정적 신호이나 수출 감소와 관세 영향을 감안하면 회복세가 지역·부문별로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유럽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안정과 경기 지표를 종합해 신중하게 정책을 운영할 것이며, 독일의 재정 확대는 단기적으로 성장에 보탬이 되겠으나 수출 리스크는 지속 관찰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