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엔 약세에 달러 강세 지속, 안전자산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외환·원자재 시장 동향] 달러화가 이번 주 상승세를 이어가며 DXY(달러 인덱스)가 1.7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반면 유로화와 엔화는 각각 프랑스·일본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히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25년 10월 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위험 회피 수요가 확대되며 금·은 가격이 급등했고, 달러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 차트 DXY는 이날 +0.22% 상승해 1.7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일본의 정치 리스크가 유로와 엔을 끌어내린 것이 달러 강세의 핵심 배경이다. 다만 뉴욕 증시 강세로 유동성 수요가 줄어 달러 추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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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셧다운은 달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는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확대해 달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시장에서는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5%로 반영하고 있다.


■ 유로/달러(EUR/USD) – 전주 대비 -0.21% 하락해 6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독일 8월 산업생산이 -4.3% 전월 대비 급감하며 3년 반 만의 최대 하락폭을 기록,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EUR/USD 차트 또한 프랑스 정치권 혼란이 유로 하락 압력을 키웠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하자 리코르누 총리가 전격 사임해 유로존 2대 경제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독일 산업생산 부진에도 불구하고 ECB(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회 위원 뮐러는 “유로존 경제가 서서히 회복 중이며 인플레이션은 2% 목표와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시장 스와프금리는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어 정책 변경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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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엔(USD/JPY) – 이날 +0.49% 상승해 7.7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일본 8월 현금임금 증가율이 +1.5% y/y에 그쳐 예상(+2.7%)을 크게 밑돌면서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스탠스를 정당화했다.

다만 9월 Eco Watchers 전망지수가 48.5로 9개월 최고치를 나타내며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USD/JPY 차트

정치적으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며 차기 총리로 유력해졌다. 시장은 그가 확장 재정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해 BOJ의 긴축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금·은 가격 사상 최고치 – 12월물 금 선물은 +1.45% 급등해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4,043.50를 기록했고, 12월물 은 선물은 +1.95% 오르며 14년 만의 고점으로 치솟았다.

안전자산 선호는 미국 셧다운, 프랑스 정치 혼란, 일본 통화 완화 전망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됐다. PBOC(중국인민은행)이 9월에도 4만 온스의 금을 추가 매입해 11개월 연속 보유량을 확대한 점도 상승세를 지지했다.

달러 인덱스가 고점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ETF(상장지수펀드)의 금·은 보유량이 3년 만의 최고치를 유지하며 상승 동력이 강화됐다.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95%)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금리 하락→금값 강세 구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용어 풀이
DXY: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미국 기준금리 등을 결정한다.
Eco Watchers 지수: 일본 내 서비스업 종사자가 체감하는 경기 동향을 조사한 지표다.

◎ 기자 해설
달러 강세는 유럽·아시아발 정치 리스크와 안전자산 선호가 맞물린 결과다. 셧다운 장기화로 달러에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다른 주요 통화의 약세가 달러를 상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반면 금·은 가격은 real yield(실질금리) 하락 기대와 중앙은행 매입이라는 구조적 수요가 결합돼 일시적 조정에도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