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철강업, 2026년 본격 회복 전망…수입 쿼터 축소·가격 반등이 동력

유럽 철강산업이 2025년에 바닥을 확인한 뒤 2026년에 의미 있는 반등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제프리스(Jefferies)가 화요일자로 낸 노트에 따르면, 벤치마크인 열연코일(HRC) 가격은 2025년 3분기 저점인 $650/t에서 100달러 이상 상승하여 $750/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가격 정상화는 유럽연합(EU)의 수입 규제 강화국내 생산 가동률 개선이 맞물리며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12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스는 유럽 철강 가격과 물량이 2026년부터 구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며, 수입 쿼터 축소와 관세 상향, 그리고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에 따른 역내 가격 지지를 핵심 배경으로 들었다.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EBITDA 개선 폭이 확대되고, 목표 가동률(80~85%) 회복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라는 평가가 제시됐다.

제프리스는 2026년 EBITDA 전망으로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83억 유로(컨센서스 82억 유로), SSAB 132억 스웨덴크로나(SEK)(컨센서스 131억 SEK), 보에스탈핀(Voestalpine) 17억 유로(컨센서스 17.2억 유로)를 제시했다. 이는 각각 2025년 바닥 수준으로 추정된 66억 유로(아르셀로미탈), 102억 SEK(SSAB), 15억 유로(보에스탈핀)를 상회하는 수치다예상치·컨센서스 대비. 브로커리지는 이러한 회복 경로가 가격과 물량, 그리고 정책 변수의 결합 효과로 설명된다고 덧붙였다.

주목

회복의 핵심 전제로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10월 7일 제안한 철강 수입 쿼터 50% 감축(총 1,830만 톤)쿼터 초과 물량 관세를 25%에서 50%로 상향하는 조치가 꼽혔다. 해당 조치는 2026년 7월부터 발효될 전망이다. 제프리스는 이 조치가 수입 침투율현재 약 25%에서 15% 수준으로 되돌리고, 역내 생산을 1,000만 톤가량 확대해 산업 전반의 가동률을 현 65~67%에서 80~85% 목표 구간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르셀로미탈은 세부적으로 평판(Flat) 강재 수입 800만 톤, 봉형(Long) 강재 수입 200만 톤의 잠재적 감소를 거론했다. 이는 유럽 내 생산자들의 가격 결정력 회복마진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CBAM(탄소국경조정제도)202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가격 신호를 강화하면서, 수입 철강 가격에 톤당 40~70유로의 추가 비용이 반영될 것으로 제시됐다. 독일의 5,000억 유로 규모 인프라 프로그램2027년부터 연 1~2% 수준의 수요 증대를 유도할 잠재 요인으로 언급됐다.

민감도 분석에 따르면, HRC 가격이 톤당 50유로 상승할 때 2026년 EBITDA는 아르셀로미탈+20%, SSAB+13%, 보에스탈핀+15%, 잘츠기터(Salzgitter)+57%, 티센크루프(ThyssenKrupp)+24%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물량 5% 증가 시 EBITDA 증가는 업체별로 +5~18%에 이르며, 이 중 잘츠기터의 업사이드가 +18%로 가장 크다고 분석됐다. 이는 가격·물량의 작은 변화가 이익에 비선형적으로 확대 반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물·지표 가격 측면에서는 12월 1일 기준 미국 HRC$981.1/t, EU HRC$712.7/t, 중국 수출 HRC$457.0/t로 제시됐다. 원재료는 철광석$90.6/t, 프리미엄 강점결탄(Premium hard coking coal)이 $172.6/t 수준이다. 아르셀로미탈은 12월 인도분 가격을 톤당 560유로(7월 저점)에서 630유로로 이미 인상해 가격 바닥 통과 시그널을 강화했다.

주목

한편 주가 측면에서는 2025년 들어 유럽 철강주가 대폭 랠리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아르셀로미탈+41.3%, SSAB+50.7%, 잘츠기터+65.2%, 보에스탈핀+58.5% 상승했다. 이는 Stoxx600의 +14%를 크게 상회한다. 밸류에이션도 EV/EBITDA 멀티플3.5배에서 약 5배1턴(1배) 이상 리레이팅되며, 10년 평균(4.5배)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재평가됐다.

제프리스는 “2026년 실적 전망이 전반적으로 컨센서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시장이 이미 톤당 100달러 이상 가격 상승3~5% 물량 증가를 반영한 회복을 가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EU 철강주는 대체로 회복된 2026년 및 미드사이클 EBITDA10년 평균 멀티플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 주가 수준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제 물량 확대와 가격 중심의 EBITDA 상향이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브로커리지는 탄소강 부문에서는 SSAB, 스테인리스에서는 아세리녹스(Acerinox)를 2026년 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핵심 용어 설명

열연코일(HRC): 열간 압연으로 만든 코일 형태의 평판강으로, 자동차·기계·건설 등 광범위한 산업의 기준 가격지표로 쓰인다. 유럽 철강 가격 동향을 가늠하는 대표 벤치마크다.

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전 영업이익으로, 현금창출력과 본업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역외(유럽 밖)에서 생산된 제품의 탄소배출에 가격을 부과해 역내 기업과의 경쟁조건을 균등화하는 제도다. 2026년부터 철강 수입 가격에 톤당 40~70유로의 추가 비용을 야기할 것으로 제시됐다.

수입 쿼터·관세: 일정 물량까지 낮은 관세율(또는 무관세)을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는 더 높은 관세를 매기는 방식이다. 유럽연합의 제안은 쿼터를 1,830만 톤으로 절반 이하로 축소하고, 초과분 관세를 50%두 배로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EV/EBITDA 멀티플: 기업가치(EV)를 EBITDA로 나눈 비율로, 시장 평가 수준을 보여준다. 수치가 높아질수록 동일 이익 대비 밸류에이션이 비싸짐을 의미한다.


기자 해설·전망

제시된 데이터만 놓고 보면, 정책(수입 규제·CBAM) → 가격 정상화 → 가동률 회복 → EBITDA 개선선순환 경로가 뚜렷하다. 특히 가격·물량 민감도에서 확인되듯, 영업레버리지가 큰 업체일수록 회복기의 실적 개선 폭이 가파르게 확대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미 주가와 멀티플이 2026년 회복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어, 제프리스의 지적처럼 실제 가격 인상 관철가동률 상승에 따른 물량 확충실적 상향으로 연결되는지의 이행 확인이 중요하다. 정책 시차도 존재한다. CBAM은 2026년 1월, 쿼터·관세 강화는 2026년 7월부터 적용되므로, 정책 효과의 체감 시점수요(특히 독일 인프라) 모멘텀의 본격화 시점(2027년)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이는 단기 변동성을 남길 수 있는 요인이다.

지역 간 가격 격차도 눈에 띈다. 미국 HRC $981.1/tEU HRC $712.7/t, 중국 수출 $457.0/t스프레드역내 보호정책과 수요·공급 구조 차이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재료(철광석 $90.6/t, 강점결탄 $172.6/t)의 레벨은 마진 변동성의 또 다른 축이다. 현 시점에서 투자자는 가격 인상 공시(예: 아르셀로미탈의 12월 인도분 630유로 제시), 가동률·수입 침투율 트래킹, 정책 집행 로드맵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프리스의 선호 종목 언급(탄소강 SSAB, 스테인리스 아세리녹스)은 포트폴리오 내 섹터·제품 믹스 관점의 차별화 아이디어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