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브리핑] 주요 유럽 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12주 만에 가장 큰 주간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가 3% 이상 오르며 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통신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 공석에 지명하겠다고 밝힌 스티븐 미런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미런이 임시로 합류할 경우 통화정책의 연속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 관심이 커진 상태다.
STOXX 600 지수는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오전 7시 15분 현재 0.2% 상승하며 주간 기준 12주 만에 최대폭 상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스페인 IBEX 지수 역시 0.4% 상승하면서 지역별 지수 대부분이 녹색등을 켰다.
주요 종목 동향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3.2% 급등해 STOXX 600 상위 상승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경쟁 업체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경구용 체중감량 치료제가 후기 임상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주사제 Wegovy 대비 열등한 효능을 보였다는 데이터가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독일 재보험사 뮌헨르(Munich Re)는 보험 매출 전망을 낮추면서 7% 급락, 지수 하락 종목 중 가장 두드러졌다. 회사는 사업 환경과 환율 변동을 이유로 들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 상승했다. 전날 영란은행(BoE)이 5 대 4의 근소한 표차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한다”
는 경고가 동반돼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다.
유럽 방송사 RTL Group은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매출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주가가 3.1% 올랐다. 반면, 세계 최대 온라인 베팅 기업 플러터 엔터테인먼트(Flutter)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했음에도 1.4% 하락했다.
이탈리아 금융기업 우니폴(Unipol)은 상반기 순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2.7% 밀렸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전년 대비 순이익 성장률 둔화를 부정적으로 해석한 데 기인한다.
연준 인사 공백, 시장 파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로 공석이 된 연준 이사 자리의 잔여 임기(수개월) 동안 스티븐 미런 CEA 위원장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영구적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미런이 공백을 메울 것”
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런의 인플레이션·성장 전망이 현재 연준 내부 기조와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에 따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연준 이사회가 완전 구성되지 못한 채 주요 회의를 치를 경우, 의사결정 지연이나 정책 표심이 예측과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 투자자 입장에서도 달러 강세·약세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배경 설명: STOXX 600이란?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로 구성된 광범위 지수로, 미국의 S&P 500에 대응된다고 보면 된다. 투자자들은 이 지수를 통해 유럽 전역의 경기 흐름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은행·헬스케어·산업재 등 섹터별 비중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 리스크 분산 지표로도 활용된다.
용어 해설: 재보험(Reinsurance)과 뮌헨르
재보험은 1차 보험사가 부담하는 위험을 다시 보험에 가입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행위를 뜻한다. 뮌헨르는 세계 최대 재보험사 중 하나로, 자연재해·팬데믹 같은 대형 리스크를 상시 관리한다. 보험·재보험 업계는 환율 변동에 민감한데,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유럽 업체들의 달러화 부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리스크로 지적된다.
시장 전문가 시각
시티그룹 유럽 주식 전략 헤드 알렉스 두센베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우위가 재확인되면서 헬스케어 섹터 전반에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연준 인사 교체는 달러·채권금리 변동성을 키워 유럽 자산에도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바클레이스의 채권 전략가 카라 오브라이언은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와 영란은행의 0.25%p 금리 인하를 언급하며 “유럽 중앙은행(ECB) 역시 연말 이전 소폭이나마 추가 완화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는 유로화 약세로 이어져 수출주에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수입 물가 상승 압력도 동시에 높인다는 분석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STOXX 600이 12주 만의 최대 주간 상승 기록을 마감한 이후 숨 고르기에 돌입할지, 아니면 실적 시즌 모멘텀을 타고 추가 랠리를 이어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둘째, 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 간 비만 치료제 주도권 경쟁이 임상·가격 정책 등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한국 투자자라면 양사 모두 ADR(미국 예탁증권)으로 거래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셋째, 스티븐 미런의 연준 합류가 미·유럽 금리차를 변화시켜 유럽 채권 스프레드에 미칠 영향도 체크해야 한다. 특히 독일·프랑스 국채와 남유럽 주변부 국채 간의 금리 차이가 확대될 경우, 유로존 금융 안정성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뮌헨르·우니폴 등 보험·재보험주가 보여준 조정이 단발성 이벤트인지, 혹은 업황 둔화의 전조인지를 가늠하려면 향후 환율·재해 손실 데이터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결론 및 전망
유럽 증시는 주간 기준으로 뚜렷한 반등에 성공했으나,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헬스케어·보험 섹터 내 종목별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섹터 로테이션 전략으로 헬스케어·통신·경기방어주를 선호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디지털 인프라 관련 성장주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