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증시가 이번 주를 상승세로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최근 OPEC+의 산유량 증대 결정 이후 국제유가의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가격 변동성이 커질수록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기업 실적 예상치에 다층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한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 Stoxx 600 지수 선물은 개장 전 거래에서 0.4% 안팎의 상승세를 시사했다. 같은 시점 S&P 500, 나스닥 선물도 소폭 오르며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가 전체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에너지·소재·금융 섹터가 이번 랠리를 주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9월부터 일일 5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이는 지난 6개월간 단계적 증산 기조를 유지해 온 기존 합의 대비 다소 공격적인 조치로, 공급 부족 우려를 일부 해소할 여지를 만든다. 다만 전문가들은 “생산량 현실화와 재고 수준이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고 지적하며, 실질 공급이 계획만큼 이행되지 않을 경우 유가 급등 리스크가 재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FTSE 100, 독일 DAX, 프랑스 CAC 40 지수는 지난주에만 각각 1.2%·1.6%·1.4% 상승했다. 분석가들은 “여름 휴가철 거래량이 얇아진 가운데 유럽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기술·경기소비재 섹터가 견조한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자동차·부품 업종은 반도체 공급 정상화,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원유 시장이 안정된다면 유럽 중앙은행(ECB)은 연말까지 매파적 스탠스를 다소 완화할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 프랑크푸르트 소재 자산운용사 수석이코노미스트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50%로 동결했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목표치(2%)를 크게 상회한다는 이유로 “추가 긴축 여지가 열려 있다”는 신호를 남겼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선 아래로 유지될 경우, 에너지 기여도가 둔화하며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5%대로 내려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예정된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속보치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주목하고 있다. CPI가 전달 대비 0.3% 상승(전년 대비 5.1% 상승)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만약 실제 발표치가 컨센서스를 하회한다면, ECB의 9월 금리동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투자 전략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 섹터는 유가 급등 시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반면 경기민감 업종은 인플레이션 완화 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 한 런던 소재 헤지펀드 매니저는 “유럽 은행주는 고금리 국면에서 순이자마진 확대 효과를 누렸지만, 물가가 빠르게 둔화되면 Net Interest Margin 상단도 제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이 참여하는 확장형 협의체다. 2016년부터 공동 감산·증산으로 시장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각국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의 결과는 통상 월별로 발표되며, 예고 없는 비상회의가 열릴 경우 유가 변동폭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시장 초보자에게 다소 낯선 개념인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은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브렌트유 선물曲線은 완만한 백워데이션 구조를 보이고 있어, 단기 공급 타이트함을 시사한다. 이는 석유 트레이딩 기업들의 재고 유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정유사 마진과 소비자 유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5일 발표할 주간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32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감소폭이 더 크다면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침 장에 편입된 유럽 석유·가스 종목에 즉각적인 호재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유럽 증시는 현행 거시 환경과 OPEC+ 정책 변화를 감안하면 단기 상방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재교란·지정학적 리스크·통화 긴축 지속 여부 같은 변수도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위험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단기 랠리 속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