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채권 수익률 주시 속 완만한 상승 출발 전망

런던발—유럽 주요 증시가 3일(현지시간) 개장과 함께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채권 시장발(發) 불안으로 하락했던 분위기가 다소 진정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2025년 9월 3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FTSE 100 지수는 소폭(0%대 초반) 상승이, 독일 DAX는 0.3% 상승, 프랑스 CAC 40은 0.4% 상승, 그리고 이탈리아 FTSE MIB도 0.3% 상승 출발이 각각 예상된다. 이는 파생상품 브로커 IG가 집계한 개장 전 지수선물 흐름을 근거로 한 전망이다.

전일(2일) 유럽 증시 급락 배경
전일 유럽 증시는 장기물 국채 수익률 급등이라는 복병을 만나 대체로 크게 밀렸다. 특히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99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프랑스 30년물도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영국은 10월로 예상되는 ‘가을 예산(Autumn Budget)’을 둘러싼 정치권 갈등, 프랑스는 차주 예정된 하원 불신임안 표결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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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재정 악화 가능성과 정치적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질 경우, 장기 차입 비용이 얼마나 높아질 수 있는지를 직시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시장으로 번지는 불안
유럽을 넘어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도 수익률 상승 압력이 거세다. 배경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Donald Trump)이 재임 시절 부과했던 글로벌 무역관세 대부분이 불법이라는 미국 연방항소법원의 8월 29일(금) 판결이 꼽힌다. 해당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미 거둔 관세를 정부가 되돌려줘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국 재정 부담 확대 우려가 채권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미 국채마저 매력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화 강세와 글로벌 자금 이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동향
같은 날 아시아·태평양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일본 니케이225, 호주 ASX200, 한국 KOSPI, 홍콩 항셍지수, 중국 본토 CSI300, 인도 SENSEX·NIFTY50 등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채권 수익률 변동무역 관세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주가지수선물 회복
미 주가지수선물은 2일 늦은 밤 알파벳(Alphabet) 반독점 소송에서 기업 측이 일부 법적 성과를 거뒀다는 판결이 나오자 소폭 반등했다. 거대 IT기업의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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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럽 주요 이벤트
3일 유럽장 개장 후에는 스위스 생명보험사 스위스라이프홀딩(Swiss Life Holding)헬베티아홀딩(Helvetia Holding)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편, 터키는 같은 날 가장 최근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공표할 예정으로, 신흥국 인플레이션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정보

국채 수익률(Bond Yield)은 투자자가 국채를 보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연간 수익률을 의미하며, 통상 시장 금리의 바로미터로 간주된다.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는 곧 해당 국가의 차입 비용 증가로 연결돼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준다.

FTSE MIB는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Milano Italia Borsa’의 약자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권거래소 상위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표 지수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으나, 유럽 주변부 재정 리스크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30년 만기 국채는 만기가 길어 장기 재정 전망을 민감하게 반영한다. 따라서 만기가 긴 국채 수익률 급등은 시장이 해당 국가의 중·장기 재정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는 “유럽·미국 모두 통화정책 긴축에 이어 재정 정책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이라며 “장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특히 프랑스의 정치 이벤트 결과에 따라 프리미엄(정치적 위험 가산금리)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향후 일정으로는 9월 중순 발표될 영국 소비자물가, 9월 말 예정인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그리고 10월 초 미국 고용보고서가 글로벌 채권 방향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 전망 및 투자 전략

단기적으로는 유럽 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근본적인 해소책이 나오지 않는 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채권 투자자라면 만기를 분산해 듀레이션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며, 주식 투자자는 배당·현금흐름이 견조한 방어주 중심 비중 확대가 권고된다.

“지금은 실적 모멘텀뿐 아니라 ‘정책·정치 변동 변수를 견딜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