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지수가 주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다. 3일 연속 하락 후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buy the dip)’ 전략을 선택하면서 시장이 단기 반등에 나선 모습이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이 동부시간 03:05 (GMT 07:05)에 집계한 바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0.3% 상승했고, 프랑스 CAC 40은 0.5% 올랐다. 영국 FTSE 100 역시 0.2% 올라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앞서 지난 1일(금) 미국 백악관이 전 세계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율을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은 올 4월 이후 최악의 일일 낙폭을 기록하며 급락했다. 그러나 첫 거래일인 월요일에는 위험 회피 심리가 일부 진정되면서 매수세가 귀환했다.
투자자, 약세장 속 ‘저가 매수’ 시도
시장 참여자들은 특히 지난주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지표 부진을 근거로,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거래되는 Fed fund futures* 가격은 올해 12월까지 총 60bp(0.60%p) 수준의 추가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고용지표 발표 전 33bp를 반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층 완화적인 스탠스를 시사한다. 또한 9월 FOMC에서의 인하 가능성은 83%까지 높아졌다.
* Fed fund futures는 미국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향후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보여주는 파생상품이다. 가격이 상승할수록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음을 뜻한다.
월요일 유럽 쪽에는 주목할 만한 경제 지표 일정이 없지만, 미국에서는 6월 공장주문(factory orders) 통계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관세 인상 이후 미국 제조업의 체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며칠 내로 새로운 통계국장(statistician)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주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국장 에리크 맥엔타퍼를 ‘고용 통계 조작’ 혐의로 해임했으나, 자료 조작을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2분기 기업 실적: 완만한 시즌 마무리 국면
이번 주부터 2분기 어닝 시즌이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월요일에는 대형 이벤트가 상대적으로 적다.
네덜란드 우편·물류업체 PostNL(암스테르담 거래소: PTNL)은 정부의 재정 지원 거부로 4,000만 유로 규모의 우편 사업부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했으며, 그 결과 2,400만 유로의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우편·전자상거래 사업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 항공·엔지니어링 기업 Senior plc(런던증권거래소: SNR)는 2025 회계연도 상반기 세전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Aerospace와 Flexonics 양 부문에서 모두 개선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스위스 은행 UBS 그룹(취리히 거래소: UBSG)은 크레디트스위스가 미국에서 판매한 모기지 연계 투자상품의 ‘미판매(misselling)’ 건과 관련해 3억 달러를 지급하고 미해결 의무를 일괄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유 시장: 증산에도 가격 보합세
국제유가는 대규모 추가 증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동부시간 03:10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 대비 0.2% 하락한 배럴당 69.80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은 0.3% 오른 67.53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OPEC 주요 산유국 연합체(OPEC+)는 일요일 9월 중 일일 54만7,000배럴의 추가 증산에 합의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단행했던 2백50만 배럴 규모(세계 수요의 약 2.4%) 감산 조치를 조기 전면 철회하는 것이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증산 결정은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현 시점에서 원유 선물 가격이 크게 밀리지 않은 것은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와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일부 상쇄효과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반등이 단기 기술적 되돌림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한다. 향후 방향성은 1) 미국 추가 관세 정책의 구체화, 2)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 폭, 3) OPEC+의 실제 증산 이행 여부 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유럽 투자자들에게는 미국 금리 인하가 달러 약세를 유발해 유로화 강세로 이어질 경우, 역내 수출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반대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원자재 및 신흥국 통화 시장에 새로운 변동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저가 매수’ 전략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경기 침체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와, 중앙은행의 완화적 스탠스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재차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헷갈리기 쉬운 경제용어 설명
Non-farm payrolls(NFP)는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 변동치를 의미한다. 제조업·서비스업 등 농업을 제외한 전 산업의 고용 상태를 반영하므로, 미국 경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Factory orders는 미국 상무부가 집계하는 공장 주문 실적 지표로, 기업들의 미래 생산 계획과 설비투자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성 지표에 해당한다.
Buy the dip은 주가가 단기 조정을 받거나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향후 반등을 예상하고 저가에 매수하는 전략을 뜻하며,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 빈번히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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