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목요일 변동성 속에서 유럽 주요 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과 같은 날 발표될 미국의 핵심 물가 지표를 긴장 속에 대기했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0826 GMT 기준 0.3% 오른 554.08포인트를 기록했다.
방산(防産)주가 주간 초 폴란드가 러시아 드론으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격추한 이후 동유럽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0.8% 상승해 업종별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날 핵심 이벤트는 1215 GMT에 발표될 ECB 기준금리 결정이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는 동결을 예상하지만, 투자자들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무역·정치 불확실성이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언급할지 주목하고 있다.
“오늘 성장 전망이 부분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추가 확인이 있길 기대한다.”
라고 레이먼드 제임스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전략가 제러미 배트스톤-카가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 경제는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서도 탄력적으로 버티고 있지만, 경제 활동은 잠재 수준을 밑돌며 2025년 말까지 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금리 변화에 민감한 은행 및 부동산 업종도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부채에 의존한 재정 지출 확대는 유럽 경제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며, 장기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려 주식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러한 우려의 중심에 서 있다. 씨티그룹은 금요일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재검토를 앞두고 프랑스 주식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로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CAC 40 지수는 0.7% 올랐다.
구찌(Gucci) 모회사인 Kering은 1.7% 상승했다. 회사 측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를 2028년까지 완전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며, 막대한 차입 부담을 가져올 대형 딜을 연기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Covestro는 5.4% 급등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가 147억 유로(미화 171억 9,000만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에 대한 EU 보조금 조사 해소를 위해 대응책(remedies)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후반에는 시장의 이목이 미국 8월 소비자물가(CPI) 발표로 옮겨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다음 주로 예상되는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저해할 만큼 강력한 수치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시멘트·건설사 부찌(Buzzi)는 7% 급등하며 STOXX 지수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J.P.모간이 해당 종목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 영향이다.
에너지 인프라 기업 Technip Energies는 4.7% 상승했다. 회사가 미국 화학기업 Ecovyst의 Advanced Materials & Catalysts 사업부를 5억 5,6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다.
용어 설명 및 추가 분석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치 지수다. 미국의 S&P 500처럼 유럽 시장 전반의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금리 민감 업종(rate-sensitive sectors)이란, 금리 변동이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종을 가리킨다. 은행은 예대마진, 부동산업종은 자금 조달비용이 핵심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나 채권금리의 작은 변동에도 주가 변동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와 미국 연준이 모두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한 만큼, 통화정책 완화 전환 시점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유럽 내 재정 불안과 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리면 채권가격 변동성이 주식시장의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