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는 연말을 앞둔 마지막 전 거래주간의 시작일인 월요일 소폭 상승했다. 독일의 DAX 지수는 전일 대비 0.4%, 프랑스의 CAC 40은 0.4%, 영국의 FTSE 100은 0.5% 올랐다. 이는 미국 현지시간 03:05 ET (08:05 GMT) 기준의 시세다.
2025년 1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2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연말을 향한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이번 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등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을 포함한 다수의 리스크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지수의 추가 상승 폭은 제한적이다.
ECB가 중앙은행 행렬을 이끈다
ECB는 이번 주 목요일에 회의를 열며, 대다수 시장 참여자들은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ECB가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로 집계된 최근 지표를 반영해 2026년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지 여부가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한편, 영국의 경우 정책 결정 방향이 더 불확실하다. 총재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가 입장을 바꿔 평행 투표에서 5-4로 기준금리를 기존 4.0%에서 3.75%로 인하하는 쪽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도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과 노르웨이중앙은행(Norges Bank) 등은 이번 주에 2025년의 마지막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앙은행들의 결정은 채권금리, 통화(환율), 은행·금융주 실적, 경기 민감 업종의 주가 흐름 등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발표 예정 주요 경제지표
이번 주에는 미국의 늦춰진 경제지표들이 여럿 발표된다. 그중 핵심은 10월 소매판매와 11월의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이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결정이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일 것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이번 주 발표될 지표들은 향후 금리 경로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유럽에서는 12월 PMI(구매관리자지수) 동향과 유로존 및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PMI로 경기 모멘텀의 단기 추세를 점검하고, CPI를 통해 인플레이션의 하방 혹은 반등 여부를 확인하려 할 것이다.
중국의 경기 지표와 부동산 리스크
중국의 10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하게 성장했으며, 고정자산투자(기업의 설비투자 등)는 큰 폭으로 축소됐다. 이는 세계 2위 경제권의 성장 둔화 우려를 부각시켰다. 특히 국영 개발업체 반커(China Vanke)가 12월 15일 만기 온쇼어 채권의 상환 유예를 위해 채권자 승인을 받지 못한 사건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채무 위기 우려를 다시 환기시켰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재정·금융 지원책을 내놓을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기업 소식: 사노피 임상 실패·히크마 CEO 사임
유럽 기업 섹터에서는 제약업체 소식이 주목받았다. 프랑스의 사노피(Sanofi, EPA:SASY)는 실험 약물 tolebrutinib이 원발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prim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의 3상 임상시험에서 주요 평가지표(primary endpoint)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제약주에 직접적인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영국의 히크마(Hikma Pharmaceuticals, LON:HIK)는 리아드 미슐라위(Riad Mishlawi)가 CEO직과 이사회에서 상호 합의 하에 물러났다고 공시했다.
원유시장: 주간 낙폭 일부 만회
원유 가격은 전주 급락에서 일부 반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1.34로 0.4% 상승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7.46로 0.4% 올랐다. 두 벤치마크는 전주에 각각 4% 이상 하락했는데,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수요 증가를 앞지른다는 우려가 주요한 하방 요인이었다. 다만 미·베네수엘라 긴장 고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가능성 등 공급 측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단기적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용어 설명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은 미국 고용 상황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농업을 제외한 비농업 부문에서 창출된 일자리 수의 변화를 집계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고용 지표가 임금, 소비, 인플레이션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리 결정의 중대한 변수로 간주된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기 체감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경기 확장, 이하는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CPI(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나타내며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판단에 사용된다.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전망
단기적으로 이번 주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중앙은행들의 정책 성명과 미국의 고용지표다. 만약 ECB가 금리 동결과 함께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 유로화 강세와 유럽 국채 금리 상승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가치주와 금융주에 상대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영란은행이 실제로 금리를 인하하면 파운드 약세와 함께 인플레이션 민감 업종의 주가 재평가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의 추가적인 완화 여지는 줄어들어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신흥국 통화와 원자재, 특히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고용지표가 약화하면 글로벌 위험자산(주식 등)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부동산 부문 불안은 단기적으로 아시아 및 글로벌 경기 민감 자산에 하방 리스크를 제공한다.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 조치 정도와 시점이 불확실하므로, 투자자들은 정책 발표와 추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종합하면, 이번 주는 중앙은행 성명과 주요 경제지표의 동시다발적 공개로 인해 단기적인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와 기업은 금리·환율·원자재·기업실적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관리와 리스크 헤지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