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소폭 상승…美 PCE 물가지표·트럼프 관세 변수 주목

유럽 주요 주가지수, 전일 낙폭 만회하며 소폭 반등

2025년 9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07시 05분(GMT 기준) 유럽 증시는 전 거래일 하락 분을 일부 되돌리며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독일 DAX 지수는 0.4% 올라 16,000선 회복을 시도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 역시 0.4% 상승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0.1% 오름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공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규 관세 조치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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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가격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소비자가 실제로 지출하는 금액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에서 더 익숙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달리, PCE는 상품·서비스 대체효과를 반영해 물가 흐름을 더 세밀하게 포착한다고 평가된다.

미국 증시는 전일(25일) 경제지표 호조로 하락 마감했다. 실업수당 청구·주택 판매 등 지표가 여전히 탄탄함을 보이며, 시장은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유럽 투자자들 역시 당분간 신중함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연준 정책 기대치*1도 차츰 수정되고 있다. 비록 일부 위원들이 물가 하방 압력을 확인할 때까지 추가 인하보다 관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물가가 목표치 2% 근처로 내려오지 않는 한 ‘한 번쯤 더 내릴 수 있다’는 여지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100% 의약품 관세 포함한 새 관세안 전격 발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새벽(한국 시각) 의약품·중장비·가구 등 주요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를 전격 재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조치는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100% 관세다. 단, 해당 기업이 이미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라면 예외를 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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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대형 화물트럭에는 25%, 주방·욕실 설비에는 50%, 소파 등 가구류(패브릭 포함)에는 3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모든 조치는 10월 1일 발효 예정이다.

“이번 관세로 미국 내 일자리를 되살리고, 해외 의존도를 낮추겠다”
— 트럼프 대통령

그러나 관세 적용 방식은 여전히 모호하다. EU·영국 등 무역협정을 체결한 경제권이 관세 대상에서 면제될지, 혹은 ‘국가별 관세’ 외에 추가 비용이 덧붙는지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아직 없다. 관세의 적용 범위와 세부지침이 미확정인 만큼, 유럽 제약·헬스케어 업종 전반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퍼지고 있다.

미국은 2024년 기준 총 2,120억 달러 규모의 의약품을 수입했다.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소비시장인 만큼, 관세 인상은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유럽 경제지표: 스페인 GDP·이탈리아 신뢰지수

유럽 현지 경제지표도 양호했다. 스페인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8% 증가해 예상치를 상회했다. 같은 날 발표될 예정인 이탈리아 기업·소비자 신뢰지수는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 속에서도 정치·재정 불확실성으로 뚜렷한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장 시각이 지배적이다.

투자 팁*2: 스페인의 견조한 성장률은 남유럽 경기회복 기대를 높이지만, 고금리·고물가 환경이 이어지는 한 소비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정유·원자재 섹터, 국제유가 급등에 강세

국제유가는 러시아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과 미국 재고 급감 소식이 맞물리며 주간 기준 4% 넘게 올랐다. 26일 03:05 ET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69.54달러(전일 대비 +0.2%),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물은 65.17달러(+0.3%)를 기록했다.

이번 주 상승률은 6월 13일 주간 이후 최대폭이다. 러시아는 디젤 수출을 부분 제한하고, 휘발유 수출 금지 조치를 2025년 말까지 연장했다. 이는 자국 내 연료 수급 안정을 위한 조치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공급 감소로 작용한다.

수요 측면에서도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공급 타이트닝에 힘을 보탰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되면 연말까지 70달러 선 상향 돌파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한다.


전문가 해설: PCE·관세·유가가 유럽 증시에 미칠 파급효과

첫째, PCE 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치가 약화돼 달러 강세·유로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프랑스 대형주의 단기 탄력을 높일 수도 있다.

둘째, 100% 의약품 관세는 노바티스·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유럽 빅파마에 이중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생산기지 이전·설비 증설 여부가 향후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유가 상승은 에너지 기업엔 호재지만, 물류·항공·화학 업종에는 비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STOXX 600 내 섹터 로테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방어주 성격의 헬스케어·필수소비재로 유동성이 일부 이동할 소지도 있다.

요약하면, 금일(26일) 장 마감까지는 세 가지 변수PCE 결과, 트럼프 관세 세부안, 국제유가—의 상호작용이 유럽 증시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키가 될 전망이다.


*1 : 연준 점도표 및 위원 연설에서 파악된 통화정책 힌트
*2 : 투자 팁은 기사에 포함된 정보 해설로,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