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상승…글로벌 인플레이션 지표에 시선 집중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플레이션 지표와 통화정책에 집중됐다. 독일 DAX 지수는 0.5% 올랐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0.4% 상승했다. 영국 FTSE 100 지수 역시 0.2% 오르며 전반적인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났음을 보여 줬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미국 월가의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한 것이 유럽장에도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이번 주와 다음 주 발표될 생산자물가지수(PPI)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0.3% 수준의 월간 상승률을 예상한다. 만약 전망치가 그대로 반영될 경우, 헤드라인 CPI는 연 2.9%, 근원 CPI는 3.1%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는 연준이 전통적인 25bp(0.25%포인트) 인하에 그칠지, 아니면 ‘점보’ 50bp 인하 카드를 꺼낼지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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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발 디플레이션 우려도 부각됐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 8월 CPI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고, PPI는 3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로 이어지며 글로벌 수요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랑스 정치 변동과 국가신용등급 주시

유럽 내부 이슈로는 프랑스의 세바스티앙 르코르뉴 신임 총리 임명이 주목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친기업 개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으나, 소수 정부 체제인 만큼 예산안과 주요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과의 타협이 불가피하다. 마크롱 대통령실은 르코르뉴 총리가 ‘정책 공조’를 위해 각 정파와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금융시장은 오는 12일(금)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의 국가신용등급 재검토를 앞두고 있다. 현재 프랑스는 ‘AA-·부정적 전망’ 상태로, 추가 강등 시 차입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주요 경제·산업 지표

스페인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해 전월(1.9% 수정값)보다 개선됐다. 이탈리아 역시 같은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며, 월간 기준 소폭 플러스 전환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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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계·물가지표 용어가 생소한 독자를 위해 용어를 간략히 정리한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자가 출하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나타내며, 기업 측 물가를 의미한다.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한 가격 변화를 집계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보여 주는 지표다.

두 지표 모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자료다.


기업 동향: 패션·보험·제약

스페인 패스트패션 기업 인디텍스(Inditex)는 2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에 미치지 못했지만, 8월 이후 판매 속도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소비 심리 위축을 돌파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과 가격 전략을 조정 중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보험사 발루아즈(Baloise)는 2025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5.5% 증가했다. 손해보험 부문 실적 개선과 투자이익 확대가 실적 호전을 견인했으나, 생명보험 부문 프리미엄 감소와 사업 규모 소폭 축소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로 유명한 노보노르디스크(Novo Nordisk)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체 인력의 11.5%에 해당하는 9,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경쟁사 일라이릴리의 공세에 맞선 비용 절감책으로 읽힌다.

미국장 사후거래(After-hours)에서는 오라클(Oracle) 주가가 급등했다. 회사는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Oracle Cloud Infrastructure·OCI) 수주잔고가 장기적으로 5,000억 달러(약 669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대형 고객사 유입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원유시장: 지정학적 리스크 재부상

국제유가는 중동발 긴장 고조와 러시아산 원유 추가 제재 가능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67.02달러, WTI 10월물은 63.26달러로 각각 1% 올랐다.

특히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 소재 하마스 지도부를 공격했다고 밝히자, 카타르 총리는 “평화 협상 좌초 가능성”을 경고하며 중동 산유국들의 긴장이 고조됐다. 여기에 리우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중국에 대한 100% 관세”를 유럽연합(EU)에 압박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되지만,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 또한 증폭시키고 있다.


시장 전망

전문가들은 향후 몇 주간 발표될 미국·유럽·중국 물가 지표가 자산 가격 방향성에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특히 유럽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결정뿐 아니라, ECB(유럽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속도, 그리고 중국의 경기부양 스텝 조정을 모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향후 일정으로는 11일 미국 PPI, 12일 미국 CPI, 12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평가, 13일 이탈리아 산업생산 등이 예정돼 있다.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형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유럽 증시는 단기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물가 지표, 통화정책, 그리고 지정학적 뉴스플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