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뒤 휴일 주간 앞두고 보합권 마감

유럽 주요 지수는 전 거래일 사상 최고치 기록 후 휴일이 낀 짧은 거래주를 앞두고 대체로 보합세를 보였다. 주류(음료) 섹터가 지수에 부담을 주면서 등락이 제한됐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0.09% 하락한 586.99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요 지역 증시도 약세를 보였으며, 런던과 프랑스는 각각 0.3%0.4% 하락했다. 이는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 직후의 흐름으로, 투자자들이 연말·연휴 기간의 낮은 유동성 속에서 포지션 조정을 하는 양상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STOXX 600은 1% 이상 상승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존 정책금리를 유지하면서 유로존 경제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한 점이 배경이다. 다만 이 같은 낙관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감소와 유동성 부족이 단기적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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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포지셔닝으로 비(非)경기순환 소비주, 유틸리티 및 헬스케어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기술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흐름이 보인다. 모두가 축제 기간에 주목하고 있어 유동성과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라고 IG의 수석 금융분석가 액셀 루돌프(Axel Rudolph)는 설명했다.

대부분 섹터는 금요일의 강세 이후 되돌림을 보였고, 그중 식음료 섹터의 낙폭이 가장 컸다. 세계 최대 주류회사인 디아지오(Diageo)의 주가는 -3.7% 하락했고,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Pernod Ricard)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소유주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는 각각 -2.9%, -2.5%의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상무부가 유럽연합(EU)산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조치를 부과하면서 베이징과 EU 간 긴장이 추가로 고조됐다. 이와 맞물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양측의 무역마찰이 기업 실적과 투자 심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원자재 연계 섹터는 강세를 보였다. 금값이 온스당 $4,400을 돌파한 가운데 광산업종은 거의 1% 상승했고, 구리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및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산업 수요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은행주는 지난주 시장 상승을 주도한 섹터로서 이날은 대체로 보합세를 보였다. 은행 섹터는 연초 대비 65% 이상 상승해 연초대비(Year-to-date)YTD 성과 면에서 시장 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인수·합병(M&A) 활동의 회복, 규제 완화 가능성 및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강점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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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항공우주 섹터는 직전 이틀간 3% 이상 상승한 데 대한 조정으로 -0.4% 하락했다. 반면 유가 상승을 반영해 석유업체 주식은 0.3% 상승했다.

STOXX 600 지수는 금리 하향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입어 2021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연간 성과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기술주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일부 자금이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옮겨가며 상대적 수혜를 줬다.

한편 이번 주 투자자들의 주목 대상은 연말 전 마지막 경제지표 중 하나인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발표이다. 이 지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와 전 세계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기 시장 변동성에 중요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개별 종목 중 아비박스(Abivax)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인수설 재부각 보도에 힘입어 15% 급등했다. 반면 덴마크 에너지 기업 오어스테드(Orsted)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대규모 해상 풍력 프로젝트 5건의 임대를 중단하자 12% 이상 급락했다. 오어스테드는 해당 프로젝트 중 두 건을 보유하고 있었다.


용어 설명

STOXX 600: 유럽 전역에 상장된 대형·중형·소형주를 포함하는 범유럽 주요 주가지수로, 유럽 증시 전반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쓰이는 대표 지수이다.

반덤핑 조치: 한 국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수입품에 대해 당초 가격보다 낮은 가격(덤핑)으로 판매되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때 부과하는 관세나 규제다. 반덤핑 관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인상시켜 경쟁력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유동성(liquidity): 시장에서 쉽게 거래가 체결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연말이나 공휴일 기간에는 거래 참여자가 줄어들어 유동성이 낮아지고, 이는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에 미칠 향후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연말·연휴에 따른 낮은 유동성으로 장중 급격한 등락이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촉매로는 이번 주 예정된 미국의 GDP 발표와 중국과 EU 간의 무역 긴장 확대 등이 있다. 특히 중국의 반덤핑 조치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는 관련 산업의 공급망과 수출입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유럽 내 자동차·부품·화학 관련 기업의 이익률과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은행 섹터의 강세, 원자재 가격의 상승, 그리고 일부 가치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금리 하향 기대와 더불어 유럽 주식에 대한 구조적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은행주는 M&A 회복과 규제 완화 기대가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예: 에너지·방위 관련 이슈)와 무역 갈등의 재확산은 경기 회복 신뢰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금값의 급등(온스당 $4,400 돌파)과 구리의 사상 최고가는 인플레이션 재부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재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향후 시장 흐름은 경제지표, 중앙은행의 의사결정, 그리고 지정학적 사건의 전개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실무적 제언

연말 포지션 조정이 활발한 만큼 단기 매매보다는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섹터별·종목별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현금·채권 등 안전자산과의 배분 재조정, 그리고 헷지 전략(예: 파생상품 활용)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공급망과 무역노출도가 큰 기업의 경우, 실적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해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인 섹터(은행, 원자재 등)는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오기 쉬우므로 분할 매도 전략을 고려하는 한편, 경기 민감 섹터에 대한 실적 추적과 금리·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원문 기사는 Ragini Mathur, Purvi Agarwal, Twesha Dikshit가 로이터(Reuters)를 통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