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지수가 21일 개장과 함께 약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 기술주 거품에 대한 우려와 미국 정부의 인텔( Intel ) 지분 참여 계획이 복합적으로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인텔의 지분을 취득할 것이지만 의결권은 행사하지 않을 것이며, 회사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정부 개입 확대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美 정부의 인텔 지분 투자 ― 왜 주목받나
통상적으로 정부가 민간 기업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반도체 설계·제조 분야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이번 결정을 ‘산업 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공적 자본 유입이 기업 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경영 자율성 훼손 우려가 불거지면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정학 변수 ― 트럼프·푸틴·젤렌스키 발언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매우 거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협상에서 일정 수준의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크라이나 전황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당 발언은 외교적 긴장과 전쟁 종식 기대감 사이에서 투자자 판단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연준 이벤트 대기 ― 의사록·잭슨홀 심포지엄
시장 참가자는 이날 공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과 주 후반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롬 파월(Fed 의장)은 23일 오전 연설에서 “9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여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전 세계 중앙은행 수장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로, 단일 발언이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급격히 변동시킨 사례가 잦다.
소매업체 실적 주간
이번 주는 로우스(Lowe’s)·타깃(Target)·월마트(Walmart) 등 미국 대형 소매업체가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다. 소비 지표가 둔화되는 가운데, 주택 개보수·할인점·대형마트 부문의 수요 추세가 경기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단서로 여겨진다.
아시아·상품시장 동향
아시아 시장은 혼조세였다. 한국 코스피와 일본 니케이225는 각각 1% 이상 하락하며 뉴욕 기술주 급락을 반영했다. 반면 중국·홍콩 지수는 제한적 상승세로 마감했다. 한편 금(Gold) 가격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3주 만에 최저 수준 근처에서 횡보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유가(WTI)는 전날 하락분을 만회하며 소폭 반등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가 공급 불확실성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 증시 ― 기술주 조정 본격화
전날 뉴욕 증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반도체·AI 랠리가 과열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나스닥 종합지수가 1.5% 급락했고, S&P500은 0.6%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홈디포(Home Depot)가 가이던스를 재확인하며 0.1% 가까이 상승 마감했다.
전일 유럽 증시 ― 단기 랠리
20일 유럽 시장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재시동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범유럽 STOXX 600 지수가 0.7% 올랐고, 독일 DAX는 0.5%, 프랑스 CAC40은 1.2%, 영국 FTSE100은 0.3% 각각 상승했다.
전문적 시각 ― 과열·경기둔화·정책 전환 세 갈래 리스크
현재 시장은 과열(기술주 밸류에이션), 경기 둔화(소매·주택지표), 정책 전환(정부 지분 투자·연준 금리)이라는 세 갈래 변수에 노출돼 있다. 기술주 조정이 S&P500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유럽 증시도 수출 비중이 큰 IT·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잭슨홀에서의 완화적 시그널이 동시 등장할 경우 리플레이션(재물가상승) 기대가 부각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결국 이번 주 후반까지 투자자들은 정책·실적·지정학 세 변수를 종합 고려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경제·금융용어 해설
1 벤치마크 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금리 전반에 영향을 주기 위해 설정한 기준금리를 말한다.
2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중앙은행 회의로, 글로벌 통화정책의 ‘나침반’이라 불린다.
3 리스크 프리미엄은 위험 자산 보유에 대해 투자자가 요구하는 초과 수익률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