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미·EU 무역 협상 기대감에 급등…기업 실적·ECB 회의 주목

[유럽 증시 개요] 2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미국·유럽연합(EU) 간 무역 협상 진전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DAX 지수는 1.1% 급등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0.4%, 영국 FTSE 100 지수는 0.8% 뛰어올랐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일본 간 합의 소식에 이어 EU와 미국 역시 관세 인하를 골자로 한 협정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 미·EU 무역 협상 낙관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날 “양측이 15%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는 대(對)EU 수입품 목록을 두고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항공기, 주류, 의료기기 등 일부 품목의 관세를 상호 유예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고 덧붙였다. 다만 EU 집행위원회는 합의 불발 시 930억 유로(약 1,090억 달러) 규모, 최대 30% 보복 관세 패키지를 8월 1일까지 준비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 용어 설명
관세(Tariff)란 국가가 국경을 통과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보호무역·재정 수입·교섭력 확보 등 다양한 목적을 갖는데, 협상 시 주요 지렛대가 된다.


■ 주요 기업 실적

도이체방크(DBKGn)는 2분기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발표하며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 변동성 장세에도 고객 대응 사업부문 수익이 견조하게 유지된 것이 주효했다.

토탈에너지스(TTEF)는 2분기 순익 23% 감소로 4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상류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원유·가스·정제 부문 수익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앵글로 아메리칸(AGLJ)은 상반기 구리 생산이 13%,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이 26% 줄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수요 침체가 장기화된 영향이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PA)는 2분기 9,7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이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몽클레르(MONC)는 핵심 시장인 미국·중국에서 내수는 견조했으나, 관광객 감소로 2분기 매출이 소폭 하락했다.

BNP파리바(BNPQY)는 2분기 그룹 매출 증가세를 바탕으로 올해 후반기 상업·개인금융 부문의 성장 가속화를 전망했다.

네슬레(NEST)는 상반기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발표하면서 비타민 사업부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일부 브랜드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에서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L)이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내놓은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향후 몇 분기 실적이 거칠 수 있다”고 언급해 전기차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겼다.


■ 독일 소비심리·ECB 통화정책

경제 지표 측면에서는 독일 8월 GfK 소비자신뢰지수-21.5로 전월(-20.3)보다 후퇴해 두 달 연속 악화했다. 또한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6월 EU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가 5% 이상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 2.0%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5bp 인하로 1년간 총 8차례 금리를 내린 만큼, 물가·성장 흐름을 확인하려는 신중 모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참고: 예금금리(Deposit Facility Rate)
ECB가 시중은행의 초과지준을 하루 동안 예치받을 때 적용하는 금리로, 유로존 단기시장의 하단을 형성한다.


■ 국제유가 동향

원유 시장에서는 미국 주간 재고 감소 소식에 유가가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8.94달러(+0.6%),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5.77달러(+0.8%)로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317만 배럴 감소해 예측치(-160만 배럴)를 크게 웃돌았다. 상업재고는 약 4억1,900만 배럴로 5년 평균 대비 9% 낮아 수급 타이트닝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을 겪은 만큼, 완전한 반등을 위해서는 무역 협상 진전 등 거시 변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망 및 시사점

전문가들은 “무역 갈등 완화와 기업 실적이 단기 랠리를 이끌었지만, 독일 소비 부진과 ECB의 제한적 완화 여력은 중장기 리스크”라고 진단한다. 또한 공급 축소 신호가 뚜렷한 원유 시장과 달리, 산업 금속·다이아몬드 등 원자재 수요는 여전히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된다.

결국 시장은 8월 초까지 이어질 미·EU 관세 협상 결과와 ECB의 후속 발언, 그리고 2분기 실적 시즌 후반부에 주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