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기업 실적 영향으로 혼조세…엔비디아는 실적 상회

유럽 주요 증시가 2월 26일(현지시간)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를 소화하는 가운데 혼조세로 출발했다. 독일의 DAX 지수는 0.2% 하락했고, 영국의 FTSE 100은 0.1% 하락한 반면, 프랑스의 CAC 40은 0.3% 상승했다. 기준 시각은 03:10 ET(08:10 GMT)이다.

2026년 2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럽 증시는 지역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가 쏟아지는 가운데 미국 증시에서 발표된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어닝 서프라이즈 영향까지 함께 소화했다. 투자자들은 실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가이던스, 그리고 기업별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실적 발표가 시장의 중심에

목요일은 유럽 전역에서 분기 실적 발표가 집중된 바쁜 일정이었다. 은행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BofA)는 보고서에서 유럽의 4분기 실적이 약간 시장 기대를 상회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그림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적 폭(바이로드)이 약하고, 시장 예측치를 밑도는 기업에 대한 시장의 제재가 강하다고 밝혔다.

“지수의 실적 상향 서프라이즈는 금융주와 산업재에 의해 주도되며, 기술주는 주된 발목으로 작용했다.”라고 BofA의 전략가 안드레아스 브루크너(Andreas Bruckner) 등이 적시했다.

현재 STOXX 600 구성사 중 보고를 마친 기업이 절반을 조금 넘는 상태에서 연간 기준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이 시즌 초반 컨센서스가 예상한 EPS -2% 감소와는 대조되는 수치다. STOXX 600: 유럽 주요 600개 상장기업을 포괄하는 종합지수

주요 기업 실적 개요

독일의 통신사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 ETR:DTEGn)은 4분기 조정 순이익이 9.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도이치텔레콤은 미국 자회사 T-Mobile US에서의 달러 약세가 수익을 갉아먹었고, 자국 시장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 NYSE:STLA)는 전기차 전략을 축소하면서 이번 달 초에 이미 예고한 222억 유로(€22.2 billion)의 충당금을 반영해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Allianz, ETR:ALVG)는 2025년에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2026년 제시한 가이던스는 분석가 예상에 못 미쳤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남겼다.

프랑스의 AXA (EPA:AXAF)는 2025년 연간 실적이 분석가의 기대치에 부합했으며, 기저 조정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8% 증가해 회사가 제시한 목표 범위의 상단에 도달했다.

스위스의 특수화학 업체 클라리언트(Clariant, SIX:CLN)은 4분기 실적에서 기대를 상회하며 세 번째 연속 마진 개선을 기록했다. 독일 스포츠 의류업체 푸마(Puma, ETR:PUMG)는 2025년의 손실폭이 예상보다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2026년에는 영업손실을 €5,000만~€1.5억 사이로 전망했다.

에너지 및 자동화 솔루션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EPA:SCHN)은 연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400억(€40 billion)을 돌파했다고 보고했다. 데이터센터에서의 수요가 3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4분기를 견인했고, 2026년에는 두 자릿수 이익 목표를 제시했다.


엔비디아, 또다시 실적 상회

미국에서는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NVIDIA, NASDAQ:NVDA)가 1월 분기(회계상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기업용 인공지능(AI) 프로세서에 대한 대형 기술기업들의 지출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현재 분기(회계 기준)의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보다 높은 $780억($78 billion), 변동성 ±2%로 제시했다. 시장의 평균 전망치는 LSEG 집계 기준으로 $726억($72.60 billion)이었다.

다만, 엔비디아의 시간외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었다. 투자자들이 이미 14분기 연속한 높은 매출 서프라이즈에 익숙해진 데다, 이번 분기는 기대치 자체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결과가 다소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참고 설명: 기업이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는 것은 향후 분기 또는 연간 매출과 이익에 대한 경영진의 전망을 뜻한다. 시장은 이 가이던스를 단기 주가와 밸류에이션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한다.


지역별 신뢰 지표 및 소비자·기업 심리

목요일 발표 예정인 자료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기업심리지표와 EU의 경제심리지수가 포함돼 있다. 한편, 영국의 비즈니스·전문 서비스 부문 심리는 이번 분기에 눈에 띄게 악화 폭이 축소되며 1년 넘게 이어진 하락세를 멈췄다.

영국산업연맹(Confederation of British Industry, CBI)이 발표한 분기별 서비스 부문 설문 결과에 따르면, 비즈니스·전문 서비스 부문의 낙관지수는 11월의 -50에서 2월에는 -3로 급등해 2024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소비자 대면 업종의 심리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원유 가격과 지정학적 리스크

원유 가격은 목요일에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7개월 최고 수준 근처에서 거래됐다. 이는 같은 날 예정된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 3차 회담을 앞두고 시장이 관망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브렌트유(Brent) 선물은 배럴당 $70.84로 0.2% 상승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5.62로 0.2% 올랐다. 미국 대표단으로는 특별대표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와 대통령 고문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가 포함되며, 이들은 제네바에서 이란 측과 만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진전이 없을 경우 “나쁜 일들(bad things)“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장기화되는 분쟁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내 3위 생산국인 이란의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정책·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분기 실적 시즌의 깊은 편차(실적의 폭)와 개별 기업의 가이던스가 시장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산업재 섹터가 지수를 견인하는 한편, 기술 섹터의 실적 둔화는 지수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기술주의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 AI 관련 장비·반도체 업종에 자금 유입을 촉발할 수 있지만,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을 소화한 상황에서는 추가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원유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에너지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으나, 동시에 연쇄적으로 휘발유·난방비 등 소비자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의 실적 지속성, 특히 기술·데이터센터 수요의 구조적 변화와 유가·지정학적 리스크의 진정 여부가 유럽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투자자들은 분기별 실적과 가이던스, 그리고 경제심리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용어 설명: STOXX 600은 유럽을 대표하는 600개 상장기업을 아우르는 지수로, 유럽 경기와 주식시장을 광범위하게 반영한다. EPS(주당순이익)는 기업의 이익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이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분기 실적 시즌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가 주목하는 주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