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com]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5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전일 급등세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함께 유로존·프랑스의 경제 지표를 주시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는 0.6%, 프랑스 CAC 40은 0.3%, 영국 FTSE 100은 0.5% 각각 상승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S&P 500 지수가 1.5% 오르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주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Nonfarm Payrolls)’이 예상치를 하회한 뒤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재점화하고 있다.
이 같은 위험 선호 심리는 대서양을 건너 유럽에도 파급됐다. 특히 최근 발표된 EU–미국 간 무역합의는 하반기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 유로존 서비스 PMI·생산자물가 공개
이날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유로존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치다. 잠정치에서 이미 확장 국면(50선 이상)을 기록한 만큼, 최종치가 이를 재확인할 경우 서비스업이 역내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돼 인플레이션 방향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다. 같은 날 공개된 프랑스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3.8% 증가해 예상을 뛰어넘었다.
용어 해설
PMI는 신규 주문·생산·고용 등을 설문해 경기의 확장·수축을 가늠하는 지표다. 50 이상이면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뜻한다. PPI는 생산 단계에서의 상품 가격 변동치를 의미하며, 향후 소비자물가(CPI)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 개별 종목: BP·디아지오·휴고보스 실적 집중
BP(NYSE:BP)는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 속에서도 견고한 트레이딩 실적과 비용 절감이 주효했다. BP는 업계 경쟁사 대비 지속적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주주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아지오(LON:DGE)는 2026 회계연도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2025 회계연도와 유사할 것(미·중 관세 영향 포함)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비용 절감 목표치를 6억 2,500만 달러로 상향했다.
휴고보스(ETR:BOSSn)는 유로 강세에 따른 역풍에도 비용 효율화를 통해 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다.
아데코(SIX:ADEN)는 2분기 조정 EPS가 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스위스계 인재 채용 기업인 아데코는 총수익이 안정됐음에도 마진 압박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스미스앤드네퓨(LON:SN)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11.2% 늘었다. 미국 시장 회복과 비용 절감이 중국 수요 둔화를 상쇄했다.
■ 원유 시장: OPEC+ 증산 이후 가격 안정
국제유가는 5일 장 초반 브렌트유와 WTI 모두 0.2% 하락해 각각 배럴당 68.66달러, 66.16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 1% 넘게 밀린 뒤 소폭 반등을 시도하는 흐름이다.
앞서 OPEC+는 9월부터 하루 54만 7,000배럴 추가 증산을 결정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 도입됐던 2.5백만 배럴(글로벌 수요의 2.4%) 규모 감산분을 조기 해제하는 조치다.
■ 기자 시각 및 전망
이번 주 유럽 증시는 ‘실적 모멘텀’과 ‘정책 기대’라는 두 축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BP·디아지오 등 핵심 대형주의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를 자극했다. 둘째, 미국 고용지표 둔화로 미 연준이 연내 첫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강해진 만큼, 유로존 역시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과의 동조화 여부가 주요 변수다.
다만, OPEC+의 과감한 증산 결정이 유가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한다면 에너지 업종에는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유로존 서비스업이 견조하더라도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 지속성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결국 시장은 ‘실적→지표→정책’ 순환 구도로 다음 촉매를 찾아갈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라면 유럽·미국 경기 민감주에 대한 비중과 더불어, 하반기 금리 경로에 영향을 받는 성장주·배당주의 ‘바벨 전략’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