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美 지역은행 신용불안 여파로 동반 급락

[주요 포인트]
• 미국 지역은행의 신용시장 불안 재점화
Stoxx 600 지수 1.6% 하락…전일 상승분 반납
• 독일·프랑스·영국 핵심 지수 모두 약세
은행·자동차·제약주 중심으로 낙폭 확대

2025년 10월 17일(현지 시각) RTT뉴스에 따르면, 유럽 주요 증시는 미국 지역은행에서 다시 불거진 신용 리스크(credit risk) 우려에 크게 하락했다. 특히 미국 유타주 소재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애리조나주 소재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Western Alliance Bancorp)차주(借主) 사기(fraud) 노출 사실을 전일(16일) 공시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같은 날 나스닥닷컴의 보도 역시 해당 지역은행들이 “자산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실채권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전하며, 이는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겨우 진정됐던 크레딧 스트레스 공포를 재점화시킨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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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수별 성적표 – 전반적 패닉

범유럽 Stoxx 600 지수는 전일 0.7%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며 1.6% 급락한 562.34에 거래를 마쳤다. 각국 대표 지수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독일 DAX 지수 -1.9%
프랑스 CAC 40 지수 -0.7%
영국 FTSE 100 지수 -1.6%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구성된 광범위 지수다. 때문에 1%대 이상 하락은 “대륙 전역의 동시다발적 매도세”를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2. 섹터·종목별 동향

① 금융Commerzbank, Deutsche Bank, BNP Paribas, Societe Generale, Lloyds Banking Group 등 주요 은행주가 3~6% 떨어졌다. 미국발 ‘신용 리스크 전염’이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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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교육 – 영국 교육 콘텐츠 업체 Pearson은 2025회계연도 3분기(7~9월) 기초 매출이 4% 증가했다고 밝히며 주가 4% 상승을 기록했다.

③ 산업재 – 런던 상장 Smiths Group은 4개 핵심 사업부 중 2개를 매각 또는 분할(데미지)하겠다고 발표해 1.5% 상승했다.

④ 자동차 – 스웨덴 상용차 제조업체 Volvo는 “미국의 추가 관세가 2025년 북미 대형 트럭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실적 우려를 내놓았고, 주가는 7.3% 폭락했다.

⑤ 제약·바이오 – 덴마크 제약사 Novo Nordisk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체중 감량 주사제 ‘오젬픽(Ozempic)’ 가격 인하를 공언하자 6.4% 급락했다.

⑥ 은행 M&A – 스페인 BBVA는 소형 경쟁사 Banco de Sabadell 인수를 위한 적대적 주식 교환(all-stock hostile bid)이 최소 확보 지분율에 미달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5.7% 급등했다. 시장은 “인수 실패 → 자본여력 보존”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3. 용어·배경 설명

Credit Market(신용시장)은 기업·금융기관의 채권, 대출, 여신 등을 포함한 거대 자금 흐름을 뜻한다. 은행이 차주 사기로 손실을 본다면 자본비율(BIS)이 훼손돼 대출여력 감소→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All-stock bid는 인수대금을 전액 자사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금 유출이 없지만, 기존 주주 지분 희석(dilution)이 단점으로 꼽힌다.

Hostile Takeover(적대적 인수)는 피인수 기업 경영진의 동의 없이 주주들을 상대로 직접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다. 법적·정치적 논란이 잦다.


4. 기자 해설 – “연쇄 반사작용” 우려

필자는 이번 급락을 “연쇄 반사작용(chain reaction)”으로 판단한다. SVB 붕괴 직후 미국 연준(Fed)이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일시 진정을 유도했으나,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특성상 사기·부실채권이 터질 잠재적 실탄은 여전하다.

유럽 은행들은 Basel III 규제 강화로 자본비율이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글로벌 자금 시장이 달러 유동성에 의존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추가 악재가 발생하면 크레딧 스프레드(신용 스프레드)가 급등하며 주가뿐 아니라 채권금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2025년 하반기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긴축(QT)을 가속화할 경우, High-Yield(고위험) 회사채 발행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방어 차원에서 현금·국채 비중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5. 전망 – “공포는 반복된다”

“2008년 금융위기를 복기하면, 시장은 종종 완치가 아닌 재발(remission) 단계를 거친다.”

라는 월가 격언처럼, 일부 투자자들은 ‘신용시장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필자 역시 단기간 변동성 증가를 예상하며, 특정 업종(은행·자본재·경기소비재)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라면 리스크 관리가 절실하다고 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실적과 정책 대응이 결정적 변수다. 예컨대 Pearson처럼 구조조정 및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약세장에서 오히려 방어적 성격을 띨 수 있다.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을 면밀히 점검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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