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美 관세 발효·영란은행 금리회의 주시 속 소폭 상승

[유럽 증시 개장 동향]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7일(현지시간) 장 초반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기업 실적 시즌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의 새로운 관세율 적용과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 회의가 시장의 주된 관심사로 부상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STOXX 600 지수는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07시 15분 현재 0.2% 상승했다. 반면 영국 FTSE 100 지수는 0.2% 하락했고, 스위스 SMI 지수는 0.1% 소폭 상승했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이며, FTSE 100은 런던증권거래소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편입한 영국 대표 지수다. SMI는 스위스 대형주 20개로 구성된다.


美 고율 관세 전면 발효

이날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추가 관세가 발효되면서 스위스를 포함한 수십 개 교역 파트너국에 대해 최대 39% 관세가 적용됐다. 특히 스위스산 일부 제품에 39%의 고율이 부과됐으며, 스위스 대통령 카린 켈러-주터는 미국 고위급과의 면담이 불발된 채 전날 워싱턴을 떠났다고 로이터 통신 소식통이 전했다.

관세는 수입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는 시장 분위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보호무역 조치가 유럽 수출 의존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평했다.


BoE, 기준금리 0.25%p 인하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영란은행이 이날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널리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재가속이 확인되면서 통화정책위원회(MPC) 내부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성명서 문구 변화와 내부 투표 비율에 주목하고 있다.

영란은행 결정은 파운드화뿐 아니라 글로벌 위험자산 환경에도 파급효과가 크다. 실제로 10년물 영국 국채금리는 전날 6bp(1bp=0.01%p) 하락한 4.11%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섹터·종목별 움직임

유럽 통신 섹터는 2.2%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독일의 프리네트 AG는 8.5% 급락했고, 도이치텔레콤도 5.2% 하락했다. 두 기업 모두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해운사 머스크5.3% 상승했다. 글로벌 해상 컨테이너 운임이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강세를 유지함에 따라, 회사가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머크 KGaA는 달러 약세가 역풍으로 작용하며 2분기 조정 EBITDA가 감소, 유기적 매출 가이던스 범위를 축소했다는 소식에 3% 내렸다.

라인메탈은 독일 국방 계약 지연 여파로 2분기 매출이 예상을 하회, 5.2% 급락하며 STOXX 600 내 하락 폭 1위를 기록했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

시장 전략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관세·금리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높겠으나, 유럽 기업의 펀더멘털은 대체로 탄탄한 편”이라며 “특히 해운·방산·헬스케어 등 섹터별 차별화 흐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통신주는 배당 매력에도 불구하고 경쟁 심화와 설비투자 부담이 겹쳐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이에 따라 배당수익률 외에 현금흐름 및 5G 투자 계획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편, 영란은행이 만약 금리 동결을 택하거나 인하 폭을 축소할 경우, 파운드화 반등과 함께 유로존 자산에도 연쇄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유럽 증시 전반은 여전히 기업 실적과 정책 변수의 교차점에 놓여 있어, 투자자들은 거시 환경과 마이크로(기업별) 펀더멘털을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