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8일(현지시간)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유로존·독일·프랑스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와 각국 대형 기업의 2분기 실적을 동시에 소화하며 신중한 매매를 이어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선 재격화, 중동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전장 대비 0.52% 상승한 반면, 독일 DAX는 0.12% 하락했다. 프랑스 CAC 40은 0.39% 올랐고, 영국 FTSE 100은 약보합(-0.04%)으로 마감했다. 스위스 SMI는 1.1% 상승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1. 주간 지수 성과와 국가별 흐름
FTSE 100과 DAX는 한 주간 약 1%씩 밀렸고, CAC 40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
오스트리아·벨기에·덴마크·핀란드·아이슬란드·아일랜드·노르웨이·폴란드·포르투갈 증시는 상승세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반면 네덜란드·러시아·스페인·튀르키예는 하락했고, 그리스·스웨덴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2. 영국 시장: 은행주 강세 vs 방산·필수소비재 약세
런던 증시에서는 스탠다드차터드(Standard Chartered)가 10년 만에 최대 순익을 발표하며 3.9% 급등했다. 순이익은 42억8,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41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은행 측은 10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주당순이익(EPS)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실적의 질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같은 날 내트웨스트·다이아지오·컨버텍·BT그룹·로이즈·바클레이스·에어텔아프리카·보다폰·스미스앤드네퓨·AB푸즈가 1.5~3.6% 사이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엔데버 마이닝은 3.6% 하락했고,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E시스템즈·임페리얼브랜즈·몬디·멜로즈는 2% 안팎의 약세를 보였다.
3. 독일·프랑스 시장: 화학·자동차주 강세, 항공·방산주는 약세
프랑크푸르트에서는 BASF·바이엘·폭스바겐·도이체방크·포르셰·RWE·브렌ntag가 1~1.7% 상승했다. 지멘스에너지는 3.3% 밀렸고, 사토리우스·MTU에어로엔진·메르세데스-벤츠도 1.6~3% 조정받았다.
파리 증시에서는 에어리퀴드가 3.5% 급등했다. 2024 회계연도 EPS는 5.74유로로 7.3% 증가했고, 순이익은 33억1,000만 유로로 7.4% 늘었다. 회사는 중기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케링·텔레퍼포먼스·로레알·카프젬니·페르노리카·스텔란티스·ST마이크로·유니베일-로담코·슈나이더일렉트릭이 1~2.5% 상승한 반면, 에어버스는 우주·방산 부문 충당금 확대와 공급망 병목 여파로 3% 넘게 급락했다. 사프란·아코르·유로핀사이언티픽·토탈에너지·에덴레드도 1~1.6% 하락했다.
4. 거시경제 지표: PMI·소비 지표가 보내는 시그널
- 유로존 합성 PMI 예비치는 50.2(변동 없음)로 경기 확장·위축의 경계선인 50을 간신히 지켰다. 제조업 PMI는 47.3으로 전월(46.6) 대비 개선됐으나 50 미만으로 수축 국면이 이어졌다. 서비스업 PMI는 50.7로 3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 독일 합성 PMI는 51로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제조업 지수는 24개월 최고치인 46.1로 올라섰고, 서비스업 지수는 52.2로 소폭 둔화됐다.
- 프랑스 제조업 체감지수는 97로 소폭 상승했지만, 합성 PMI는 44.5로 1년여 만의 최저치다. 서비스업 PMI 역시 44.5로 급락해 경고음을 냈다.
PMI(구매관리자지수)란?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위축을 뜻한다. 민간 조사기관이 기업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생산·고용·주문 등을 조사해 작성하며, 공식 국내총생산(GDP) 통계보다 선행성이 높아 시장 참여자들이 주시한다.
5. 영국 지표: 소비 회복 조짐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량은 전월 대비 1.7% 증가해 8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5개월 만의 반등이자 시장 전망치(0.4%)를 네 배 이상 상회하는 결과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로 지난 12월(2.8%)보다 둔화됐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20으로 두 계단 개선됐다고 밝혔다. -20선은 여전히 비관 구간이나, 팬데믹 이후 최악이던 -49(2022년 9월)와 비교하면 상당 폭 회복된 수치다.
6. 정치·지정학 변수
독일의 10일 조기총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제약했다. 또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부의 무역·경제 정책 방향이 불확실해지면서 달러화·채권·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7. 전문가 진단
“제조업 PMI가 개선되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서비스·소매 지표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유럽 경제가 완전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다. ECB(유럽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실적과 지정학 뉴스플로가 단기 주가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에이펙스 파이낸스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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