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장사 2분기 순익 0.3% 감소 전망…기술주는 선전, 소비재는 부진

유럽 기업 실적 전망

유럽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소폭 개선됐지만, 전반적인 실적 감소세는 여전히 뚜렷하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I/B/E/S 컨센서스에 따르면, STOXX 600 지수 편입 기업들은 2분기 평균 0.3%의 순익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전망됐던 0.7% 감소보다 나아진 수치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과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미국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일부 업종은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시장의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했다.

“2분기 유럽 기업 실적 전망이 이전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매출 전망은 여전히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고 LSEG는 설명했다.


STOXX 600 지수란 무엇인가?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상장 종목 600개로 구성된 대표적인 광역 주가지수로, 유럽 전체 시장의 움직임을 폭넓게 반영한다. S&P 500이 미국 주식시장의 체온계로 쓰이듯, STOXX 600은 유럽 주식시장의 온도계를 자처한다.1 이번 기사에서 언급되는 실적 및 매출 추정치는 모두 이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집계됐다.


관세 리스크의 파장

올해 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상호주의(rec iprocal) 관세” 도입 의지를 밝힌 이후 유럽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관세 계획 발표 직전만 해도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기업들이 전년 동기 대비 9.1% 순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추정치는 빠르게 하향 조정돼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매출 측면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LSEG에 따르면 2분기 유럽 기업 매출은 3.1% 감소할 전망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0.8% 감소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매출 감소폭은 직전 주 3.0% 감소 전망보다 더 커졌으며, 이는 최근 1년여 만에 가장 부진한 분기 실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 명암

업종별로는 기술(Technology) 섹터가 돋보인다. LSEG 집계에 따르면, STOXX 600 기술 기업들은 2분기 26.5%의 순익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유통·엔터테인먼트 등을 포함하는 소비재(Consumer Cyclicals) 섹터는 23.6% 순익 감소가 예측돼 업종 간 실적 격차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완성차 제조사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탈리아·미국 이중 상장사인 스텔란티스(Stellantis)“미국 및 기타 국가와의 관세 분쟁으로 이미 3억 유로(약 3억5,100만 달러)의 비용을 떠안았다”고 22일 밝혔다.

Europe Industry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역시 공급망 불안을 피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해외 생산비용 증가와 무역 규제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반응과 전망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무역 긴장을 주시해왔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은 유럽 제조업, 소비재, 산업재 전반에 걸쳐 실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결과, 애널리스트들은 매출보다는 비용 절감과 가격 전가 전략에 초점을 맞춰 실적 추정치를 업데이트해왔다.

그러나 기술주를 비롯한 일부 성장섹터에서는 AI·클라우드·반도체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기술 섹터가 2023~2024년 미국 빅테크의 상승 랠리를 일정 부분 추종했다”고 분석한다.

반면, 소비재 업종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 공급망 지연, 고금리 등 복합 악재에 직면해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전환 투자 부담까지 겹쳤다. 이에 따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인센티브 축소, 라인업 조정, 생산지 다양화 등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용어·데이터 출처 설명

LSEG I/B/E/S는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가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데이터베이스다. 전 세계 증권사·리서치 기관이 제출한 실적 추정치를 집계해 평균값을 제시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뿐 아니라 지역·업종 단위로도 실적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환율 정보는 1달러=0.8545유로(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환산됐다.2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제 환율은 상이할 수 있다.


향후 체크포인트

이번 실적 시즌 결과는 유럽연합이 대미 무역 정책을 어떻게 조정할지, 그리고 기업들이 공급망을 어떻게 재편할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 제조업·수출 업종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므로, 3분기 및 연간 가이던스가 현 실적보다 더 큰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물가·환율 등 거시변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경기 둔화가 현실화할 경우, 비용 통제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를 겪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업종·기업별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다수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