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 경기 둔화에 대규모 감원 잇따라

유럽 주요 기업들이 판매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 그리고 미국 관세 정책의 장기화로 인한 비용 부담으로 대규모 감원 및 채용 동결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이후 발표된 정리해고 및 구조조정 계획은 산업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금융, 에너지, 산업재, 미디어, 소비재, 통신, 제약 등 거의 모든 섹터에서 인력 축소 계획이 공개됐다. 기업들은 매출 감소, 전기차(EV) 수요 둔화, 공급망 혼란, 고금리 환경을 복합적 요인으로 지목하며 “비용 통제는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자동차 및 부품 업계

BOSCH는 2029년까지 최대 1,100명을 감축한다고 7월 22일 밝혔다. 판매 감소와 빠르게 악화되는 자동차 시장이 원인이다.
DAIMLER TRUCK은 8월 1일 미국·멕시코 공장에서 2,000명, 독일에서 이미 발표한 5,000명을 포함해 총 7,000명을 줄인다.
STELLANTIS는 6월 10일 이탈리아에서 시행 중인 자발적 희망퇴직(voluntary redundancy) 프로그램을 확대해 2025년까지 2,500명 감축을 목표로 한다.
VOLKSWAGEN은 4월 30일 “2023년 말부터 추진해온 비용 절감 계획으로 독일 인력 7,000명을 줄였다”고 전했다.
VOLVO 트럭 부문은 향후 3개월 내 미국 3개 공장에서 최대 800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VOLVO CARS는 고비용 구조와 EV 수요 둔화에 대응해 3,000명(주로 사무직)을 줄이고, 5월 7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인원의 5% 추가 감원 계획을 공지했다.

주목

🏦 은행권 구조조정

COMMERZBANK는 2028년까지 약 3,900명을 감축하기로 5월 14일 노사 간 합의했다.
HSBC 프랑스 법인은 5월 14일 직원 10%에 해당하는 348명을 자발적 퇴직 방식으로 줄인다.
LLOYDS는 비용 절감을 위해 3,000명 가운데 하위 5% 성과 평가 인력 절반을 해고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9월 4일 소식통이 전했다.
UBS는 4월 1일 이탈리아 노조에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80명 감축 계획을 통보했다.

⚡ 에너지 부문

OMV는 9월 4일 오스트리아 일간 쿠리어를 통해 “글로벌 인력 12분의 1인 2,000명을 줄인다”고 전했다.
UNIPER는 7월 3일 에너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로 직원 5%인 40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 산업·엔지니어링

STMICROELECTRONICS CEO는 6월 4일 “향후 3년간 총 5,000명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하며, 여기에 2025년 단행될 2,800명 감원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SYENSQO는 5월 15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약화돼 200명 감축 등 구조조정을 앞당긴다”고 설명했다.

📰 미디어 업계

PROSIEBENSAT.1은 5월 7일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정규직 430명을 줄인다.
REACH데일리 미러 발행사로, 9월 8일 내부 메모를 통해 321명 감원과 동시에 135개 신규 직무 창출 계획을 내놨다.

주목

🛒 유통·소비재

AUCHAN은 5월 8일 스페인 내 25개 점포를 폐쇄하고 710명 감원한다고 밝혔다.
BURBERRY는 5월 14일 글로벌 인력의 약 20%인 1,700명을 줄여 수익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JUST EAT TAKEAWAY의 독일법인 Lieferando는 7월 17일 “2025년 말부터 2,000명 감축해 배달 서비스 모델을 최적화한다”고 말했다.
LVMH 산하 Moet Hennessy는 5월 1일 내부 영상에서 1,200명 감원 방침이 확인됐다.

📡 기타 업종

ERICSSON은 9월 8일 캐나다에서 기술직 100명을 해고하며, 비용 효율화와 조직 통합이 목적이라고 글로브 앤드 메일이 보도했다.
NOVO NORDISK는 9월 10일 전 세계에서 9,000명을 줄여 연간 80억 덴마크크로네(약 12억5,000만 달러) 절감을 목표로 한다.

환율 기준: 1달러=0.8806유로, 1달러=6.3754덴마크크로네(로이터 고시 환율)

자발적 희망퇴직(voluntary redundancy)은 회사가 정해진 보상 조건을 제시하고,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사를 신청해 인력을 줄이는 방식이다. 강제 해고가 아니기 때문에 노사 갈등을 완화할 수 있지만, 핵심 인력 유출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은 신중을 기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 기업들의 일련의 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지만,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신사업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대선 결과와 통상 정책 변화, 글로벌 금리 흐름이 기업 인력 전략에 추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