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란 관련 장기전 시 유로존 인플레이션 급등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필립 레인(Philip Lane)은 중동에서의 장기적 군사 충돌이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크게 끌어올리고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년 3월 3일, 로이터 통신(RTRS)의 보도에 따르면, 레인은 화요일 발표된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런 전망을 내놨다.

보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이 월요일에 확대되었고,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는 한편 이란은 걸프 지역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 국제 유가가 10% 이상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레인은 “

방향성으로 볼 때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특히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상방 압박한다. 또한 이러한 충돌은 경제 활동에 부정적이다

“라고 말했다.

레인은 이어 “충격의 규모와 중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함의는 충돌의 범위와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며 ECB가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인은 ECB가 이전에 실시한 민감도 분석(sensitivity analyses)을 인용해, 만약 해당 지역에서 에너지 공급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그러한 전쟁은 에너지 주도의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급등(substantial spike)’산출의 ‘급격한 하락(sharp drop)’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5년 12월 ECB의 별도 분석에 따르면, 이번과 같은 규모의 영구적인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0.5%포인트 상향시키고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하향시킬 수 있다고 제시됐다.

현재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1.7%로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하회하고 있어, 레인은 단기적인 물가 급등이 정책 대응을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그는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데 긴 시차가 있고, 단기적 가격 변동에 대해서는 통화당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ECB의 관행으로, 에너지에 기인한 가격의 변동성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흔들지 않거나 두 번째 파급효과(second-round effects)로 기저(underlying) 인플레이션으로 파급되지 않는 한 이런 변동을 넘겨보는 경향이 있다. 레인은 현재 시장 기반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거의 변동이 없으며 시장은 올해 ECB의 예금금리(deposit rate) 2%가 변동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 해설

예금금리(디포짓 금리)는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에 대해 지급하는 금리를 의미한다. 유럽중앙은행의 경우 이 금리는 단기 시장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며, 통상적으로 은행권의 여신·대출 금리와 전반적인 금융여건에 큰 영향을 준다.

두 번째 파급효과(second-round effects)는 초기의 물가 충격(예: 유가 상승)이 임금협상·가격결정 행태 등을 통해 광범위한 물가 압력으로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컨대 유가 급등으로 기업의 생산비가 오르면 임금압박이 커지고, 이는 다시 소비자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쳐 중앙은행의 물가 기대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정책적·경제적 함의 분석

첫째, 단기적 영향 측면에서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유가가 단기간에 10% 이상 상승한 사실은 실물경제의 비용구조를 직접 압박하며, 특히 에너지 밀집 산업과 운송비 상승으로 대표되는 비용전가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이는 단기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둘째, 중기적 시나리오에서는 충돌의 범위와 지속성이 핵심이다. 만약 충돌이 지역적으로 제한되고 공급차질이 일시적이라면 단기적 물가충격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이란을 중심으로 한 주요 산유국에서의 영구적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ECB가 제시한 분석처럼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상방으로 재조정될 수 있고, 이는 실질 성장률 하방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셋째, 통화정책의 대응 여지는 현 시점에서 제한적이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현재 1.7%로 목표치보다 낮은 상황에서 ECB가 즉각적으로 금리정책을 변경해 단기적 유가 충격에 대응할 가능성은 작다. 또한 통화정책은 효과 전달에 시간 지연이 있기 때문에 단기 급등에 대해 즉각적·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경기 회복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넷째, 금융시장과 기대의 안정성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장 기반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아직 큰 변화가 없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충격을 일시적 혹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만약 기대가 변하기 시작하면, 즉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면 통화정책은 보다 적극적으로 완화적 수단을 축소하거나 긴축으로 전환할 필요가 생겨 중기적 경기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실무적 관찰 포인트

관계자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 유가(WTI, 브렌트)의 향후 흐름과 걸프 지역 원유 공급의 장애 여부. 둘째, 에너지 관련 상품가격 상승이 임금과 서비스가격으로 전이되는 속도(두 번째 파급효과의 징후). 셋째, 시장 기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물가연동국채(TIPS) 등의 지표) 변화 여부. 넷째, ECB 내부의 추가 분석 및 공개 발언이다. 이들 지표는 통화정책 및 금융시장 포지셔닝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핵심적이다.


결론

레인의 발언은 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결합될 경우 유로존의 물가 및 성장에 실질적 위험을 제기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현재 수준의 인플레이션(1.7%)과 시장의 금리 기대(올해 예금금리 변동 없음)는 당장은 정책 변화 가능성을 낮추지만, 충돌이 확대·지속될 경우 중기적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시장과 정책 당국은 공급 충격의 지속성, 가격 전이 속도, 장기 기대 변화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