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새 전쟁 경제 시대…그린란드·베네수엘라 긴장이 방위산업 ‘메가 트렌드’ 촉발

유럽의 방위비 지출이 장기적인 투자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초 유럽 주요 방산주의 급등과 더불어 EU·국가·민간 자본이 결합된 자금 조달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일각에서 ‘메가 트렌드’로 규정되고 있다.

2026년 1월 13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 일부 주요 방위주들이 2026년 첫 주에 근소하게 2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은 이 섹터를 장기적 베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분석가들은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구체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뿐 아니라 유럽의 방위 역량과 NATO의 향후 관계에 대한 중장기적 우려가 이 추세를 형성한다고 진단한다.

라파엘 튀이낭(Raphaël Thuin), 티코(티케호) 캐피털(Tikehau Capital) 자본시장 전략 책임자는 러시아의 지속적 위협과 미국의 유럽 방어 ‘우산’의 약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 같은 현상을 “메이킹 중인 메가 트렌드”라고 표현했다. 튀이낭은 수십 년간의 저투자 상태로 인해 유럽 안보가 “고갈된 상태(depleted state)”에 이르렀으며 이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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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관계없이, 우리가 희망하듯 평화 합의가 체결된다고 해도 이 추세는 훨씬 더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다. 러시아라는 잠재적 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
— 라파엘 튀이낭, 티케호 캐피털


지정학적 사건과 방산 업종의 시장 반응

2026년 초 지정학적 소용돌이는 글로벌 방위 능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2026년 1월 3일 미국군의 개입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축출된 사건 이후, 그린란드를 둘러싼 긴장과 NATO 내 균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그린란드“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대서양 동맹의 향후를 둘러싼 의문을 제기했다.

동시에 프랑스와 영국은 최근 평화 합의가 체결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할 의향을 공식 선언하는 의향서를 서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2025년에 기록적 상승을 보였던 방산 업종에 2026년 추가적 촉매를 제공했다.

시장 실적을 보면 독일 방산 대기업 라인메탈(Rheinmetall)은 연초 이후 +22.8% 상승했고,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Leonardo)+19.7%를 기록했다. 전차 부품업체 렝크(Renk)+23.1%, 레이더·감시 전문업체 헨스톨트(Hensoldt)+25.6%, 스웨덴 전투기 제조사 사브(Saab)+29.9%의 연초 누적 수익률을 보였다. 한편 Stoxx Europe Total Market Aerospace and Defense Index는 2025년 한 해 +56.5%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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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유럽 방산주가 미국 동종업체 대비 할인율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방산주는 대략 주당순이익(EPS) 대비 28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반면, 미국 방산주는 3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튀이낭은 “방산주 투자에는 실수가 허용될 여지가 제한된다”며 단기적 주가 차별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2~5년 관점에서는 현재 수준이 더 이상 고평가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정책과 자금 동원: 국가·EU·민간의 결합

투자자들은 국가 차원과 유럽연합 차원의 지출 약속을 주요한 백업 요인으로 지목한다. 그중 ‘Rearm Europe’ 이니셔티브는 8,000억 유로(약 8,41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민간자본 동원에 대한 정치적 지지도 커지고 있다. 블랙록의 헬렌 주웰(Helen Jewell) 국제 최고투자책임자는 “장기적 EU 및 NATO 군비 지출 계획이 방산 기업의 기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튜이낭은 유럽이 집단적으로 GDP의 2.5%를 군사 장비와 군사 지출에, 그리고 보안·사이버보안까지 포함하면 최대 5%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목표금은 수년에 걸쳐 집행될 것이며, 유럽 정부들이 민간자본을 방산 분야에 투입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무적으로는 유럽 내 저축이 이러한 투자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유럽 정부들이 더 큰 회복력과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자본 투입 의지가 강하다. 이는 장기적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라파엘 튀이낭(요약 발언)


전문가 분석과 투자 시사점

위즈덤트리(WisdomTree)의 거시연구 책임자 아니카 굽타(Aneeka Gupta)는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교착, 그린란드 긴장, 베네수엘라 작전 등이 2026년 방위산업에 새로운 촉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 사건들이 유럽의 고급 방위능력 확보와 핵심 역량의 자국화(localization)를 정당화하며 “수조 유로 규모의 재무장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풀크럼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파와즈 차우드리(Fawaz Chaudhry)는 미군의 베네수엘라 개입이 신호적 행위(signaling exercise)이며 이는 유럽·아시아의 추가 군비 지출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은 업종의 매출·수주 가시성 확대와 직접적인 예산 후광(budget tailwind)으로 이어진다.

Tikehau는 이미 이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30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방위 및 사이버보안 분야에 할당했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튀이낭은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가 도래하면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유럽 군사 역량 재건 수요가 방위업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했다.


생산·공급망·수출 측면의 파급

튜이가 지적한 바와 같이 유럽 방산 업체들은 유럽 내 높은 방어 주권을 확보하려는 정책과 더불어 해외 수요 또한 흡수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유럽 기업들은 전차·장갑차·탄약을 포함한 현재 우크라이나 지원 물량을 공급하면서도, 곧이어 발사체, 항공방어시스템, 전투기, 군함 등 광범위한 품목에 대한 재고·생산 재건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발주서(order book) 확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러한 기회에는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방산 계약은 일반적으로 장기 주문과 복잡한 승인 절차를 수반하므로 납기 지연, 원자재 가격 변동,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국제정치의 불확실성—예컨대 우크라이나 평화체제의 성격, 미국의 정책 전환, NATO 내 분열 심화 등—은 단기적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용어 설명

독자들이 잘 모를 수 있는 몇 가지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Rearm Europe’는 유럽의 군사 재무장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이니셔티브를 지칭하며, 여기서 언급된 8,000억 유로는 관련 계획과 지출의 총규모를 표현한 수치다.
‘미국의 방어 우산(U.S. defense umbrella)’은 냉전 이후 미군과 미국의 군사적·안보적 보장이 유럽의 전략적 안정에 기여해온 구조를 의미한다.
Stoxx Europe Total Market Aerospace and Defense Index는 유럽 항공·방위 업종의 주가를 포괄하는 주가지수로서 업종 전반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향후 전망과 경제적 영향 분석

전문가 관점에서 볼 때 유럽의 방위비 확대는 향후 몇 가지 경제적 효과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방산업체의 매출과 이익 전망이 개선되며, 이는 주식시장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둘째, 대규모 국방 지출은 관련 공급망과 제조업의 고용을 촉진하고 기술·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장기적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민간자본 유입은 방산 분야의 재무구조 개선과 결합하여 프로젝트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재원 조달 방식에 따라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국채 발행을 통한 방위비 충당은 금리·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민간 부문 차입 비용을 높여 경제 전반의 투자 흐름을 왜곡할 수 있다. 반대로 유럽 내 저축과 민간투자를 적극 동원하면 재정 부담을 분산시켜 상대적으로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방산 산업의 성장세는 특정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으나, 방산 제품의 장기적 계약성과 고정 수익 구조는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투자 전략적 시사점으로는 단기적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에 대비하면서도, 장기 재건 수요와 EU·국가 차원의 예산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밸류에이션이 미국 대비 할인되어 있는 점은 매수 기회로 해석될 수 있으나, 계약 집행 리스크와 정치적 변수는 신중한 종목·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방산주는 정부 예산 승인, 수출 규제, 그리고 국제 정치 상황에 민감하므로 다각적 모니터링과 포트폴리오 분산이 권고된다.


요약하면,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과 유럽 내 정책 변화는 방위산업에 대한 대규모 자금 유입과 장기적 수요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럽 방산기업들의 수주·매출 확대와 산업 재편을 촉발할 수 있으나, 단기적 변동성과 정치·재정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뉴스 흐름에 흔들리기보다는, 예산 집행 타임라인과 공급망 재건, 민간자본 동원 가능성 등 구조적 요인에 근거한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