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 퍼시픽의 노퍽 서던 850억 달러 인수, 장기 심사 국면 진입

워싱턴발(Reuters)—미국 최대 화물철도사 중 하나인 유니온 퍼시픽(UNP)이 중견 경쟁사 노퍽 서던(NSC)850억 달러(약 113조 원)에 인수하기로 한 계획이 연방 독립규제기관미국 표면교통위원회(STB·Surface Transportation Board)의 심사라는 거대한 관문에 직면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미국 최초의 동·서(코스트 투 코스트) 일관 화물철도 네트워크가 탄생한다. 곡물부터 자동차까지 광범위한 물류 흐름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 업계뿐 아니라 규제 당국에 적잖은 파급을 예고한다.

STB는 1996년 Interstate Commerce Commission(ICC) 해체 후 신설된 기관으로, 철도 합병·운임·서비스·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등을 감독한다. 현 패트릭 푹스(STB 의장)는 “경쟁 촉진과 규제 장벽 완화”를 위해 규제 프레임워크를 전면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STB 심사 절차와 주요 변수

합병 승인은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절차는 ①사전 통보→②정식 신청(3~6개월 뒤)→③서류 완비 여부 판단→④공개 의견수렴(90일)→⑤청문·보충자료 제출(최대 1년)→⑥증거 절차 마감 후 90일 내 최종 의견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결정에는 감독 기간(oversight period)이 부가되는데, 2023년 캐나다 퍼시픽(CP)의 캔자스시티 서던(KCS) 인수 승인 당시 7년이라는 사상 최장 관리 기간이 설정된 바 있다.

또한 미 법무부(DoJ) 장관도 대형 합병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어, 반독점 심사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新) 규정의 첫 시험대

이번 거래는 2001년 도입된 강화된 합병 심사 규정의 적용을 받는 첫 사례로, “공익성 입증 책임”이 대폭 가중된다. 신청기업은 경쟁 촉진 방안운송 서비스 개선 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화주(Shippers)·노조·지역사회 의견도 중점 평가 대상이다.

“노동자 안전·고용안정 훼손,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 — 국제 철도노조(International Association of Sheet Metal, Air, Rail and Transportation Workers)

미국 최대 철도노조는 29일 STB에 공식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노조는 합병으로 인력 감축·근무 강도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STB가 주목할 쟁점

① 경쟁 환경 — 유니온 퍼시픽과 노퍽 서던은 현재 각각 서부·동부를 주력 권역으로 삼는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독점적 회랑(Corridor) 형성 가능성이 제기된다.

② 화주 이익 — 곡물·자동차·석탄·컨테이너 등 업종별 화주 단체가 운임 인상 혹은 서비스 개선 중 어느 쪽이 현실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③ 환경 및 지역사회 영향 — 장거리 운송 최적화로 탄소 배출 감소가 기대된다는 주장과, 선로 확장·소음·교통 체증을 우려하는 시각이 맞선다.

④ 노동 조건 — STB는 앞선 CP-KCS 합병 승인 조건으로 고용 유지·훈련 프로그램 등을 의무화한 바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근로자 보호 조항이 부과될 공산이 크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시장 분석가들은 정책 리스크를 주가에 5~10% 할인 요인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전 구간 일관 네트워크 구축이 실현되면 운송 시간 단축·연료 효율 상승으로 장기적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공존한다.

다만 2024년 미 대선 이후 규제 기조 변동과, 공급망 안정을 중시하는 행정부 정책 방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2026년 상반기를 목표 시점으로 설정했지만, 청문 과정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일정이 더 늘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인수전은 “대형 철도 합병이 공공복리를 증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본격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