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네덜란드계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아이스크림 사업부의 견조한 수요가 전체 실적을 견인하며, 향후 분할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6월 30일로 끝난 2분기에 기초 매출(Underlying Sales) 성장률 3.8%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 3.6%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회사 측은 아이스크림 소비 증가와 신제품 효과가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니레버는 올해 11월 중순 ‘더 매그넘 아이스크림 컴퍼니(The Magnum Ice Cream Company)’라는 이름으로 아이스크림 부문을 분할·상장(spin-off)할 계획이다. 모기업은 향후 5년간 20% 미만의 지분만을 보유해 독립 경영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아이스크림 부문이 자율성을 바탕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스크림 부문은 2분기 7.1%의 기초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니레버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카테고리로 집계됐다. 유니레버는 ‘매그넘 유토피아(Magnum Utopia)’ 시리즈와 같은 제품 혁신이 수요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또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조직 개편과 운영 효율화, 특히 생산라인 자동화와 인력 재배치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고 밝혔다. 아이스크림 사업부의 수장으로는 피터 테어 컬브(Peter ter Kulve) 현 유니레버 부사장이 공식 선임됐다.
유니레버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올 상반기(1~6월) 자유현금흐름(FCF)은 11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는데, 이는 공급망 재편 비용과 관세 불확실성, 아이스크림 분할 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쟁사와의 비교에서도 유니레버는 돋보였다. 프로터 앤드 갬블(P&G)은 올해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네슬레(Nestlé) 역시 상반기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유니레버는 도브(Dove) 바디워시, Liquid I.V.Ⓡ 전해질 혼합 파우더, 원더 워시(Wonder Wash) 세제 등 핵심 브랜드 호조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갔다.
“미국 주요 리테일러에 집중 투자한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페르난도 페르난데스(Fernando Fernandez)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말했다.
스리니바스 파탁(Srinivas Phatak)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행 역시 “2025년 가이던스에는 포장재·원재료 관세 영향을 이미 반영했다”고 전했다.
한편 31일 런던증시에서 유니레버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시장 참여자들은 분할 작업의 실행력과 비용 통제를 주시하고 있다.
용어 해설
• 기초 매출(Underlying Sales)은 환율 변동, 인수·매각 효과 등을 제외해 본업의 순수 성장세를 가늠하는 지표다.
• Liquid I.V.는 전해질·비타민 파우더를 물에 타서 섭취하는 미국 웰니스 브랜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아이스크림 부문 분할이 유니레버의 포트폴리오 단순화와 자본 효율성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과 자유현금흐름 위축은 단기적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관심 포인트는 분할 이후 아이스크림 부문의 독립 성장성과 모기업의 영업마진 개선 속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