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보합세, 미-이란 협상 대기 속 제한적 변동

3월물 WTI 원유 선물(CLH26)은 오늘 -0.06달러(-0.09%) 하락했고, 3월물 RBOB 가솔린(RBH26)은 +0.0154달러(+0.81%)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중동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달러 강세는 통상적으로 국제 원유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2026년 2월 4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크치(Abbas Araghchi)와 미국 특사 윗코프(Witkoff)가 금요일 오만에서 만나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목요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유가가 5.75개월 최고치까지 급등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중동으로 파견한 미 함정들이 “필요시 속도와 폭력으로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며 군사적 긴장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이란은 석유 생산량 기준으로 OPEC 내 4위 생산국이며, 만약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차단되면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지나가는 루트가 막힐 수 있어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공급·수요·재고 지표도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보고서는 원유 및 제품 재고 측면에서 대체로 강세(가격 상승 요인) 신호를 보냈다. EIA는 미국 원유 재고가 1월 30일 기준으로 -3.46백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0.65백만 배럴을 크게 웃도는 재고 감소였다. 정유용 증류유(distillate) 재고는 -5.5백만 배럴 감소해 예상치 -1.08백만 배럴을 훨씬 밑돌았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0.685백만 배럴 증가해 5.5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WTI 인도지점인 커싱(Cushing) 재고는 -0.743백만 배럴 줄었다.

동일 보고서에서 EIA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4.2% 하회, (2)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3.8% 초과, (3) 증류유는 5년 평균 대비 -2.2%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주간 미국 원유 생산은 1월 30일 주간 기준 전주 대비 -3.5% 감소한 13.215백만 배럴/일로 집계되어 14개월 만의 저점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간의 기록적 고점인 13.862백만 배럴/일보다 낮은 수치다.

광범위한 공급 요인들도 가격 형성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은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12월 498,000배럴/일에서 1월 800,000배럴/일로 증가해 글로벌 공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유가 상승 요인이다. 크렘린은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장기적 평화 도달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이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 5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했고,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미·EU의 신규 제재도 러시아 원유 수출을 제약하는 요소다.

국제기구와 민간 보고서의 수치도 주목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서플러스) 추정치를 38.15백만 배럴/일에서 37.00백만 배럴/일(=3.815→3.7백만 배럴/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EIA는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전월의 13.53백만 배럴/일에서 13.59백만 배럴/일로 상향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95.68쾌드릴리언(BTU)에서 95.37쾌드릴리언(BTU)으로 하향 조정했다. 민간 데이터 제공업체인 Vortexa는 7일 이상 정지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 물량이 1월 30일로 끝나는 주에 전주 대비 -6.2% 감소한 103.00백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OPEC+의 정책 방향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OPEC+는 2026년 1분기까지 증산 유예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12월에 +137,000배럴/일 증산을 결정했지만, 이어서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해 글로벌 잉여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OPEC+는 2024년 초 실시했던 총 2.2백만 배럴/일의 감산 중 일부를 되돌리려 하고 있으나 아직 1.2백만 배럴/일의 증산 여지가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2025년 12월 원유 생산은 +40,000배럴/일 증가한 29.03백만 배럴/일을 기록했다.

시추·공급 인프라 지표에서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는 1월 30일로 끝나는 주의 미국 가동 중인 유전 시추대 수가 411대로 전주와 동일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최근 4.25년 내 최저치인 406대(12월 19일 주)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며, 2022년 12월 기록된 5.5년 만의 최고치 627대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용어·지표 설명

본 기사에서 반복되는 주요 용어의 간단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WTI(웨스트 텍사스 인터미디엇)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현물과 선물의 대표격 벤치마크이며, RBOB는 휘발유(가솔린) 선물의 대표적 계약이다. bpd는 barrels per day의 약어로 하루 배럴 단위 생산·수송량을 뜻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연방 정부 기관), IEA는 국제에너지기구(국제 자문기관), OPEC+는 OPEC 회원국과 주요 비회원 산유국 연합을 의미한다. 커싱(Cushing)은 오클라호마의 원유 집합 및 배치 지점으로 WTI 선물의 공식 인도지점이다.


향후 시장 영향 및 분석

단기적으로는 미·이란 협상 진전 여부가 유가 방향의 핵심 변수다. 협상 진전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은 축소되어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거나 긴장이 재고조되면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현재 EIA의 주간 재고 데이터는 원유 및 증류유에서의 큰 폭 재고 감소를 나타내며 이는 공급 측의 물리적 타이트함을 시사해 단기적으로는 유가에 지지선 역할을 한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OPEC+의 증산 시점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의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 OPEC+가 계획대로 1분기 동안 증산을 유예하면 공급 증가는 제한될 수 있으나, 베네수엘라 증가분과 러시아 수출 복원 여부에 따라 시장 균형은 변동한다. 만약 러시아 공급이 추가 제재나 인프라 손상으로 계속 제약받는다면 공급 측 리스크는 장기화되어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 및 글로벌 경제지표와 함께 달러 강세 여부가 영향을 준다. 달러 강세는 비달러 표시 상품인 원유의 달러 기준 가격을 상대적으로 비싸게 만들어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겨울철 난방 수요, 정유 수요 회복 등 계절적 요인이 유가를 지지할 수 있다.

투자자·시장 참가자 관점의 시나리오

보수적 시나리오: 미·이란 협상 타결 또는 긴장 완화로 위험 프리미엄 축소, EIA 재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와 OPEC+ 증산 유예의 완화(향후 증산 가능성)가 맞물리며 유가는 점진적 하향 조정. 공격적 시나리오: 협상 결렬 및 군사적 충돌 가능성 고조,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 또는 러시아 공급 추가 제약 발생 시 유가는 단기 급등 가능. 기계적 수치 예측은 불확실성이 크므로 위의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보도는 2026년 2월 4일 Barchart 기사(저자: Rich Asplund)를 기반으로 핵심 수치와 사실관계를 정리·분석한 것이다. 제시된 수치(재고, 생산량, 수출량, 시추대 수 등)는 원문 보도에 기재된 값을 그대로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