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DXY)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달러지수는 -0.28% 내렸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3% 급락한 것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며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T-note yields) 하락도 달러의 금리 우위를 약화시키며 부담을 더했다.
2026년 6월 9일, 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장중 최저 수준에서 일부 반등했지만,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4월 무역적자는 559억 달러로 3월의 566억 달러보다 축소됐고, 시장 예상치인 561억 달러 적자보다도 양호했다. 또 5월 기존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3.2% 증가한 417만 채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07만 채를 웃도는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전쟁이 빠르게 끝나고 이후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매우, 매우 좋은 합의의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빠르면 하루나 이틀 안에 그 합의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원유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가 하락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무역수지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세계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서두를 필요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장세 역시 그런 흐름을 반영하며 달러 강세를 약화시키는 배경이 됐다.
스왑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16~17일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3%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는 달러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요인으로, 특히 다른 주요 통화가 상대적으로 더 강한 경기 신호를 보일 경우 달러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로화는 달러 약세와 독일 지표 개선에 힘입어 상승했다. EUR/USD는 이날 0.29% 올랐다. 독일의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증가해 시장 예상과 부합했으며, 5개월 만의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또한 4월 수출은 전월 대비 0.9% 증가해 예상치인 0.5% 감소를 크게 웃돌았고, 수입도 1.2% 증가해 예상된 2.0% 감소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유가 급락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유로존 경제에 호재로 작용했다.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 기업과 가계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물가 압박을 덜 느끼는 환경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오는 목요일 정책회의에서 ECB가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USD/JPY는 이날 0.02%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주가지수가 2% 급등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됐고, 그 여파로 엔화 수요도 다소 둔화됐다. 다만 유가의 3% 하락은 일본의 에너지 수입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엔화 약세폭은 제한됐다. 일본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
또한 닛케이가 보도한 매파적 전망도 엔화에 힘을 실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다음 주 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해 1.00%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6월 16일 회의에서 BOJ가 25b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9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본의 5월 공작기계 수주도 전년 동기 대비 37.4% 증가해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귀금속은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고 약세로 전환했다. 8월물 COMEX 금 선물은 19.20달러 내린 0.44% 하락세를 보였고, 7월물 COMEX 은 선물은 0.940달러 하락한 1.37% 약세를 기록했다. 미국 5월 기존주택판매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긴축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화됐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점도 안전자산 수요를 줄였다.
또한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점도 귀금속에는 부담이었다. 일반적으로 금과 은은 금리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보유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인 금의 상대적 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달러 약세와 유가 급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완화는 귀금속의 하방을 일부 방어했다. 중앙은행들이 보다 완화적인 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은 금과 은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 가격은 중국의 5월 무역지표 개선에서도 일부 지지를 받았다. 중국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해 예상치인 15.0% 증가를 웃돌았고, 수입은 27.4% 증가해 예상치인 26.0% 증가보다 강했다. 이는 중국 경기의 기초 체력이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산업금속 수요 기대를 떠받치는 재료로 해석됐다.
다만 최근 귀금속 관련 펀드의 매도는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롱 포지션롱 포지션은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 비중을 뜻한다은 2월 27일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31일 5개월 반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은 ETF의 롱 포지션도 12월 23일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월요일 10개월 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반면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금 가격에 우호적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보유 준비자산 내 금은 5월에 32만 온스 증가해 7,496만 트로이온스에 이르렀다. 이는 17개월 만의 최대 월간 증가폭이며, PBOC가 금 보유를 늘린 것이 19개월 연속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은 시장의 공급·수요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이번 흐름은 유가 급락, 달러 약세, 주요국 금리 기대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며 외환시장과 원자재시장의 방향성을 복잡하게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는 유가와 금리 변수에 민감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유로와 엔화는 각각 ECB와 BOJ의 정책 기대를 반영해 상대적 강약이 갈리는 모습이다. 귀금속은 단기적으로 위험선호 회복과 금리 기대에 압박을 받지만, 달러 약세와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중장기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프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에 한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