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Anushree Mukherjee, Vallari Srivastava, Pranav Mathur 작성 · 로이터 보도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오일필드 서비스(유전서비스) 업체들이 매출과 이익 압박을 받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보안 리스크와 에너지 인프라 훼손이 심화되면서 현지에서의 시추 활동이 급격히 축소되고, 생산자들이 가격 상승이 지속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 신규 시추를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3월 2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브렌트(Brent) 벤치마크는 미·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가하기 전인 2월 27일 이후 53%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은 석유·가스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제고해 시추 장비와 인력에 대한 수요를 늘리지만, 이번 사태에서는 보안 위험과 인프라 피해로 현장 활동이 대폭 위축되며 상황이 상반되게 전개되고 있다.
유럽 중개업체인 Mind Money의 분석 책임자 이고르 이사예프(Igor Isaev)는 “오일필드 서비스회사 입장에서는 상황이 매우 모호하다. 생산자들이 활동을 늘리지 않는다면 단순한 가격 상승만으로는 발주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현황
걸프(Gulf) 지역에서는 가동 중인 해상(오프쇼어) 시추 장비 수가 급감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Rystad Energy의 추정에 따르면 2026년 3월 27일 기준 오프쇼어 리그 수는 약 72대로, 이는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8일의 118대에서 약 39% 줄어든 수치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전 세계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의 약 5분의 1을 수송하는 주요 해로이나, 보안 리스크 증가로 항로 통행이 어려워지며 오프쇼어 시추와 장비 이동이 더욱 복잡해졌다.
Welligence Energy Analytics의 중동·북아프리카(MENA) 연구 책임자 로렌 메이휴(Lauren Mayhew)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 봉쇄는 지역 내 인력 이동과 장비 물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보험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며 “프로젝트 지연이 지역 전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과 즉각적 영향
오일필드 서비스 기업들은 즉각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의 활동 감소뿐 아니라 글로벌 생산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석유업계 행사인 CERAWeek에 참석한 미국의 생산업체들은 유가가 수개월간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만 리그(시추 장비)를 추가할 의사가 있다고 신호를 보냈다.
업계의 대표 기업 SLB(구 슐럼버거·Schlumberger)는 중동에서의 여행 중단과 작전 가동 중단 조치를 내린 뒤 1분기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며 주당 6~9센트의 실적 타격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SLB, Halliburton, Baker Hughes 등은 중동 노출도가 높은 기업으로 꼽히며, 최근 이 지역에 투자한 중소업체들도 압박을 받고 있다. 영국 본사의 Borr Drilling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에서 4대의 리그를 대기 모드(standby)로 전환하고 한 현장에서는 직원을 대피시켰다.
오일필드 컨설팅업체 Spears & Associates의 부사장 리처드 스피어스(Richard Spears)는 중동에서 제공되는 오일필드 서비스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1분기에 10%~2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쟁이 계속된다면 2분기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리·유지보수 수요와 재건 비용
단기적으로는 활동이 축소되지만, 손상된 에너지 인프라의 복구가 본격화되면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시설과 수출로가 복구될 때 수행되는 보수작업은 통상 오일필드 서비스 회사와 엔지니어링 회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Rystad Energy는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복구 비용이 최소 250억 달러(약 33조 원 이상)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Rystad의 애널리스트 카란 사트와니(Karan Satwani)는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 전반의 피해는 오일필드 서비스에 의미 있는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다만 이는 운영자들이 신규 개발 계약을 발주하기보다 기존 유전의 수리·유지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 최고경영자(CEO)는 이란의 공격으로 자국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용량의 6분의 1이 중단됐고, 이는 연간 약 20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손실에 해당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복구에는 3~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CEO 로렌조 시모넬리(Lorenzo Simonelli)는 카타르에너지가 피해 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오독자의 편의를 위해 몇 가지 용어를 설명한다. 오일필드 서비스(Oilfield Services)는 시추, 생산 지원, 장비 제공, 유지보수, 엔지니어링 등을 포함하는 산업 분야로, 석유·가스 생산의 운영과 안전을 뒷받침한다. 오프쇼어 리그 카운트는 해상 시추 장비의 가동 수를 뜻하며 미래 생산량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브렌트(Brent)는 북해에서 산출되는 원유의 국제 기준유로, 전 세계 유가를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이 통로의 봉쇄나 제한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즉각적 영향을 준다.
향후 전망 및 경제적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보안 위험과 물류·보험 비용 상승이 오일필드 서비스 회사의 가동률과 매출을 억제한다. 장비 대기(standby), 인력 이동 제한, 프로젝트 지연은 1분기 실적에 즉시 반영되고 있으며, SLB의 예상과 같이 주요 업체들의 분기별 이익이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동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은 분기별 가이던스 하향 및 캐시플로우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인프라 복구 수요가 서비스업체에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이 수요는 신규 개발 투자보다 기존 시설의 복구·유지보수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복구·정비에 적합한 회사들이 상대적 수혜를 볼 것이다. 보험비용 상승과 건화물·인력 운송의 불확실성은 프로젝트 단가를 올려 전체 산업의 비용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
가격 측면에서는 복구 지연·수출 차질이 지속될 경우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으나, 생산자들이 리스크를 회피하며 시추를 즉시 늘리지 않으면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완화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단기적 충격에 따른 가격 변동성 확대이 예견되며, 금융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에너지 섹터의 변동성을 더 크게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시나리오별 전망
1) 안정화 시나리오: 보안 상황이 몇 달 내 완화되고 주요 항로와 시설이 복원되면, 복구 수요가 가동되며 서비스업체의 매출은 회복세를 보인다. 2) 장기 불안정 시나리오: 분쟁 장기화로 인프라 피해 복구가 지연되면 신규 투자 지연이 이어져 서비스업체의 신규 수주가 위축되며, 복구 중심의 수요로 사업 구조가 전환된다. 3) 비용 압박 심화 시나리오: 보험·물류비 상승과 인력 확보 문제로 프로젝트 단가가 상승해 업계 전반의 수익성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과 투자자에 대한 시사점
투자자는 각 기업의 중동 노출도, 계약 구조(단기 유지보수 계약 비중 vs 장기 개발 계약 비중), 보험 및 물류 비용에 대한 민감도, 그리고 캐시 포지션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복구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자본 배분 우선순위에 따라 실제 집행 시점과 규모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기업별 재무 유연성과 포트폴리오 적합성이 리레이팅(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종합하면, 이란과의 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은 표면상으로는 오일필드 서비스업체에 긍정적 신호처럼 보이나, 실제 현장 활동이 위축되고 보안·물류·보험 비용이 급등하면서 단기적으론 매출과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복구 수요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분쟁의 지속 기간, 각국의 복구 우선순위, 그리고 기업들의 자본 배분 결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