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클보스 형제의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IPO에서 4억 2,500만 달러 조달

제미니 IPO, 4억 2,500만 달러 조달

암호화폐 업계의 대표적 인물인 타일러·캐머런 윙클보스 형제가 이끄는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이 기업공개(IPO)에서 약 4억 2,500만 달러를 확보했다. 회사는 당초 24~26달러로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 범위를 28달러로 상회해 확정했으며, 발행주식 수도 축소해 희소성을 부각했다.

2025년 9월 11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제미니는 총 1,520만 주를 매각했다. 이는 초기 계획에서 일부 줄어든 물량으로, 주당 28달러 기준 미화 4억 2,500만 달러라는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넘어선 것은 시장의 수요가 예상보다 강력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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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니의 성공적 데뷔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조짐을 보여 준다.”


IPO와 공모가 산정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사기업이 최초로 대중에게 주식을 공개하고 거래소에 상장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번 딜에서 제미니는 24~26달러로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 밴드를 상향 돌파했다. 보통 밴드 상단을 초과해 가격이 결정될 경우, 기관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음을 의미한다.

마케팅 과정에서 기업들은 북빌딩(book building)이라고 불리는 절차를 통해 기관 투자자 수요를 조사한 뒤,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어찌 보면 이번 가격 결정은 기관 주문서가 두터웠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윙클보스 형제와 제미니의 배경
윙클보스 형제는 하버드대학교 재학 중 페이스북 공동설립자 마크 저커버그를 상대로 한 법적 분쟁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이들은 비트코인(BTC)을 초기에 대량 매입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고, 2014년 Gemini Trust Company라는 이름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했다. 이번 IPO를 추진한 법인 명칭은 ‘Gemini Space Station’이지만, 실질 사업은 동일 브랜드 하에 운영된다.

제미니는 미국 규제 환경을 엄격히 준수하는 ‘규제 친화적 거래소’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왔다. 고액 자산가를 위한 커스터디 서비스, 기관 대상 장외(OTC) 데스크 등 다각화된 수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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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주식 수 축소의 의미
당초 시장에서는 제미니가 1,800만 주 이상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발행 규모는 1,520만 주로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희소성을 높여 상장 이후 유통 물량을 관리하고, 주가를 방어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희소성(scarcity)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익숙한 개념이며, 주식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할 수 있다.

또한 발행주식 수 축소는 기존 주주—주로 윙클보스 형제 및 초기 투자자—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지배주주가 경영 전략과 규제 대응 방향을 장기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으므로, 이는 향후 기업가치(valuation)에 긍정 요소로 평가되기도 한다.


시장 환경과 비교 사례
2022~2023년 베어마켓 이후, 암호화폐 기업들의 IPO 창구는 사실상 닫혀 있었다. 2024년에는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 몇 곳이 소규모 상장에 성공했으나, 조달액이 1억 달러 미만이었다. 제미니가 이번에 기록한 4억 달러대 딜 규모는 코인베이스(2021년 직상장·나스닥) 이후 가장 주목받는 대형 이벤트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시장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나, 기관자금이 대형 거래소 인프라 기업을 중심으로 선택적 유입되고 있다”며 “제미니의 사례가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면, 지연 중인 다른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의 상장 일정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규제 리스크와 컴플라이언스 비용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공하는 일부 토큰에 대해 ‘미등록 증권’ 이슈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제미니는 그간 엄격한 KYC(고객신원확인)·AML(자금세탁방지) 정책을 도입했지만, SEC가 향후 새로운 기준선을 제시할 경우 추가적인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규제 리스크는 투자자들에게 잠재적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규제 프리미엄’도 존재한다. 규정을 선제적으로 준수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경쟁사 대비 높은 신뢰성을 확보해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투자가들은 제미니가 균형 잡힌 규제 전략을 유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거시경제 환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여부, 그리고 달러 지수(DXY) 움직임은 디지털 자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3개월간 30% 가까이 반등하면서 위험자산 선호도도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준비된 인프라 기업’이라는 테마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한편 장기금리가 높은 구간에서 정체될 경우, 성장형 기업의 할인율이 커지므로 제미니의 적정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따라서 IPO 성공 자체가 끝이 아니라, 상장 후 분기별 실적과 정책 변수에 따른 밸류에이션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시각
뉴욕 소재 금융 컨설팅 업체 크립토인사이트(CryptoInsight)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반등세를 보이는 비트코인 가격과 맞물려, 투자자들은 수익 다각화가 가능한 인프라 기업에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기 시작했다”라며 “제미니는 규제 준수를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동시에 그로 인한 비용 부담이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IPO는 단순히 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넘어, 암호화폐 산업 전반의 모멘텀을 가늠할 시금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주가 흐름과 기업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