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클보스 형제가 후원한 비트코인 ‘트레저리’, 역합병 통해 암스테르담 상장 추진

윙클보스 형제가 후원한 비트코인 ‘트레저리’, 역합병 통해 암스테르담 상장 추진

2025년 9월 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재무 운용사 트레저리(Treasury)가 네덜란드 투자사 MKB 넷센스(MKB Nedsense)와의 역합병(reverse listing) 절차를 통해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Euronext Amsterdam)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트레저리는 이번 거래를 위해 윙클보스 캐피털(Winklevoss Capital)나카모토 홀딩스(Nakamoto Holdings)가 주도한 사모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총 1억2,600만 유로(미화 약 1억4,700만 달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유럽 지역에서 선택지가 제한적인 비트코인 투자 수요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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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트레저리 컴퍼니’가 중요한 이유

트레저리와 같은 비트코인 트레저리 컴퍼니(bitcoin treasury company)는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한다. 전통 기업이 달러나 유로를 금고에 쌓아 두듯, 이들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축적·보유하는 데 집중한다. 1

이는 다수의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일반 거래소나 브로커와 달리, 단일 자산 전략을 통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장기 가치 상승 가능성에 ‘올인’하는 형태다. 올 들어 비트코인은 기관 자금 유입과 ETF(상장지수펀드)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12만 달러 이상)를 경신하며 주목받고 있다.


■ 숫자로 보는 핵심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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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저리는 이미 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 시세(12만 달러 기준)로 약 1억2,000만 달러 상당에 이른다. 역합병 조건은 7월 11일 MKB Nedsense 종가(0.07 유로) 대비 72%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두 회사는 주식 병합 이후 주당 2.10 유로 수준의 목표가를 기대하고 있다.


■ 역합병(reverse listing)이란?

역합병은 비상장 기업이 이미 상장된 껍데기 회사와 합병해 우회적으로 상장 지위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IPO(기업공개) 절차보다 속도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나, 경영 투명성평가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 유럽·미국 ETF 흐름과의 비교

유럽에서도 여러 형태의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이 출시됐지만,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 비해 펀드 자산 성장 속도가 현저히 낮다. 트레저리는 “현물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운영한다는 점이 투자 매력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맥락(Context)

네덜란드 암호화폐 기업 암닥스(Amdax) 역시 지난 8월, 암스테르담 증시에서 비트코인 트레저리 회사 ‘AMBTS’를 출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처럼 네덜란드 금융 허브는 비트코인 전문 기업들의 주요 상장 무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카메론·타일러 윙클보스 형제는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 공동 창업자이자 초기 비트코인 투자자로,

“기관이 암호화폐를 채택하도록 길을 닦았다”

는 평가를 받는다.


■ 향후 일정(What’s Next)

MKB Nedsense는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역합병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회사명은 ‘Treasury N.V.’로 변경되고, 종목코드는 ‘TRSR’로 지정될 전망이다.


기자 해설

올해 초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기관 시장 참여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비트코인 금고’ 모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레저리의 상장 성과가 유럽 자본시장에서의 암호화폐 수용성을 재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역합병을 활용한 ‘신속 상장’ 전략이 규제 공백이라는 리스크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