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휘발유 선물 동반 하락
12월물 WTI 원유(CLZ25)가 -0.18달러(-0.30%) 하락 마감했고, 12월물 RBOB 휘발유(RBZ25)도 -0.0215달러(-1.07%) 내렸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된 월요일 장에서 위험자산 전반의 약세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 가능성 우려가 겹치며 에너지 가격을 눌렀다.
2025년 11월 1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 항이 지난 금요일 우크라이나의 공격 이후 일부 운영을 재개했다는 소식도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항만의 부분 정상화는 러시아발 공급 차질 우려를 다소 완화하며 단기 가격 하방 압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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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공급 변수: 하방과 상방 요인의 공존
다만 유가는 러시아 관련 위험, 오만만에서의 이란의 유조선 나포(지난 금요일), 세계 12위 산유국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미군의 군사력 증강 등 지속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서 기저 지지를 받았다. 이들 요인은 해상 운송 리스크 프리미엄을 자극하며 가격의 급락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러시아발 공급 축소는 특히 상방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석 달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28곳을 타격해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을 심화시키고 원유 수출 능력을 제약했다.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정유공장과 수출 터미널이 피해를 입으면서, 11월 9일까지 4주간 러시아의 해상 유류 선적은 일일 345만 배럴(bpd)로 낮아졌다. 이는 전주 대비 13만 배럴 감소이자 두 달래 최저 수준이다. 10월 말 기준으로는 러시아 정제 능력의 13%~20%가 가동 중단된 것으로 전해져 산출량이 최대 일 110만 배럴 줄었다. 여기에 미국·EU의 신규 제재가 러시아의 석유회사, 인프라, 유조선에까지 확대되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추가적인 억제력을 더하고 있다.
OPEC·미국 증산 신호와 가격 변동
한편, 지난주 수요일 유가는 3주 저점으로 밀렸다. OPEC이 3분기 글로벌 석유시장을 기존의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정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생산이 예상을 웃돌았고, OPEC 역시 산출을 늘린 결과다. OPEC은 3분기 글로벌 잉여를 일 50만 배럴로 제시했는데, 이는 전달의 일 40만 배럴 부족 전망에서 대폭 상향된 수치다. 동시에 EIA는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일 1,359만 bpd로 상향(전월 1,353만 bpd)했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 생산을 일 13만7천 bpd 증산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잉여가 가시화되는 데 따른 조정이다. IEA는 10월 중순, 2026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일 400만 배럴의 공급 과잉을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 220만 배럴 감산의 전면 복원을 시도하는 중이나, 여전히 일 120만 배럴의 미복원 물량이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10월 산유량은 일 2만5천 배럴 증가한 2,907만 bpd로, 2년 반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재고·해상저장·리그: 물량 지표 업데이트
시장조사업체 보텍사(Vortexa)는 월요일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1.1% 증가해 1억 3백41만 배럴(11월 14일 종료 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2024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선박 대기·저장 증가가 실수요 둔화 또는 운송 병목을 시사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주 목요일 EIA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7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4.1%, 가솔린 재고는 -4.0%, 증류유 재고는 -7.9%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1.5% 증가해 일 1,386만2천 bpd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커휴스는 지난 금요일, 11월 14일 종료 주 미국 가동 중인 원유 시추 장비(리그)가 +3기 늘어난 417기라고 밝혔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내 저점 410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 석유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5.5년래 고점 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다.
공시·면책
기사 게재일 기준,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유가증권에도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본 기사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세부 내용은 바차트 공시 정책을 참조하도록 안내됐다.
본문 말미에는 바차트의 추가 기사로 ‘3분기 에너지: 4분기 가격 하락과 계절성?’, ‘IEA, 대규모 원유 공급 과잉 경고 — 지금이 매도 구간인가’, ‘공급 과잉 공포에 흔들리는 유가 — 지금 당장 고려할 1건의 거래’ 등이 소개됐다.
또한, 본문에 표현된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표기가 덧붙었다.
시장 해설: 단기 변동성 확대, 중기 균형 회귀 모색
요인별로 보면 위험회피 심리 강화(주식 약세·지표 부진 우려)와 러시아 항만 일부 재가동이 하방을, 러시아발 수출 차질·이란의 유조선 나포·베네수엘라 긴장 고조가 상방을 형성해, 상·하방 압력의 공존이 뚜렷하다. 이 조합은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 확대를 야기하되, 재고·해상저장 증가, OPEC+의 복원 전략, 미국의 생산 레벨 상향이 이어질 경우, 중기적으로는 균형 가격을 낮추는 방향의 점진적 수렴이 유력하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OPEC+의 복원 속도 조절이다. 12월 증산 이후 2026년 1분기 동결 방침은 시장 신뢰를 위한 가이던스 역할을 한다. 둘째, 미국 셰일의 생산 탄력성이다. 사상 최고 생산이 지속되면, 재고 타이트니스가 완화되고 구조적 백워데이션(근월 강세)이 약화될 수 있다. 셋째, 해상저장과 정제마진이다. 7일 이상 정박 물량 확대는 실수요 둔화 또는 운송 병목을 시사하며, 정제 설비 타격이 지속될 경우 제품-원유 스프레드의 변동이 커질 수 있다.
거시 리스크 측면에서, 이번 주 미국 지표가 예상 하회 시 위험자산 조정과 함께 수요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예상 상회 시에는 달러 강세와 실수요 개선 신호가 상충하며 유가의 방향성 혼재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지정학 변수는 이벤트성 쇼크를 수반할 수 있으므로, 헤지 전략의 유연성이 요구된다.
용어 설명 및 맥락
WTI: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의 글로벌 벤치마크다. RBOB 휘발유: 개질가솔린 블렌드스톡(Reformulated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이다. bpd(barrels per day)는 일일 배럴 단위를 뜻한다. OPEC+는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비OPEC 산유국의 협의체다. EIA는 미 에너지정보청, IEA는 국제에너지기구이며, 보텍사(Vortexa)는 해상 에너지 물류 데이터 제공업체다. 노보로시스크 항은 러시아 흑해 연안의 대형 원유 수출항으로 유럽·지중해로 연결되는 전략적 거점이다. 베이커휴스 리그 카운트는 미국 내 시추 활동의 선행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