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지상작전 대비 병력·장비 대규모 집결 포착

위성사진 분석으로 포착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전력 집중이 가자지구 재지상작전을 준비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정부·정보 당국 관계자 4명의 설명이 나왔다.

2025년 8월 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상업용 위성사진에는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병력 이동·대형 편제·장비 배치가 이뤄지는 장면이 여러 각도에서 확인됐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 3명과 전직 고위 관계자 1명은 해당 사진에 나타난 전술 진형이 “대규모 지상작전이 임박했다”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이 실제로 전면 재진입을 단행할지, 아니면 협상력 강화를 위한 압박 카드인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세 명의 미 정부 관계자와 이스라엘 협상 동향을 잘 아는 소식통은, 만일 작전이 개시된다면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구출전투 지역 외부에서 인도주의 지원 확대가 병행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작전 배경: 2023년 10월 27일 이후 지속된 지상군 투입과 휴전·재충돌

이스라엘군은 2023년 10월 27일부터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두 차례 휴전 기간을 제외하고 작전을 이어 왔다. 최근 위성사진상의 집결은 새로운 전면 재공세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월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 가자 전역을 통제하고 하마스를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치는 원치 않으며 안전지대(security perimeter)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이스라엘 간 외교적 긴장 고조

양국 관계는 7월 28일 네타냐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격렬한 통화 이후 급격히 경색됐다. 통화는 가자 인도주의 기금(GHF·Gaza Humanitarian Fund) 운용 방식에 대한 백악관의 우려가 발단이었다.

“미 행정부는 가자지구 아동들이 실제 굶주리고 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고, 이를 부정하려는 그 어떤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 트럼프 대통령, 7월 29일 스코틀랜드 기자회견 중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 실질적 기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고성을 주고받으며 반대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과 이스라엘 총리실은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


용어 해설: 가자 인도주의 기금(GHF)

GHF는 2025년 5월 출범해 미국·이스라엘이 공동 후원하는 특정 지정 배급소 중심의 식량 지원 체계다. 그러나 배급소가 전투선과 멀리 떨어진 제한된 위치에만 설치돼 있어 대다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국제사회에서 제기돼 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7월 말 기준 식량 확보 과정에서 1,000명 이상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자체 구호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GHF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원화 구조는 현지 주민·구호단체 간 혼선과 이스라엘군의 군사적 개입을 초래,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방중(訪中)에 준하는 중동 순방

트럼프 대통령은 긴급 통화 직후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를 현지로 파견해 ‘대응 로드맵’ 마련에 나섰다. 이스라엘 당국은 위트코프 특사와의 회동에 만족을 표했으며, 그가 보여준 ‘비언어적 신호’에서 자신들의 입장이 효과적으로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귀국 후 8월 5일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장 평가를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는 인도주의 지원 확대 가능성, 인질 가족과의 면담 결과, 이스라엘의 작전 계획 등이 포함됐다.


차기 휴전 협상 난항과 국제사회 압박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 협상에 미온적이라는 판단 속에 군사 옵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영국·프랑스·캐나다 등은 9월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가능성을 시사하며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서방 외교 당국자는 “하마스가 지하 터널에 견고히 숨어 있어 이스라엘군이 모든 전투원을 제거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인질이 전투현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인질들의 대략적 위치가자지구 중부로 파악하고 있다. 소식통은 “최근 공개된 쇠약한 인질 영상에서 알 수 있듯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가자 북부로 들어온 구호물자를 옮기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Zikim 검문소를 통과한 구호트럭

전망과 시사점

전문가들은 이번 병력 집결이 실전 투입 직전의 ‘결정적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동시에, 미국과 이스라엘 간 정책 조율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도주의 상황이 한층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국제사회는 식량·의약품 지원 체계를 재정비하고, 인질 협상 통로를 복원해 무력 충돌의 악순환을 차단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동시에, 하마스가 인질을 방패로 사용하는 행위와 이스라엘군의 과도한 무력이 모두 국제법적 논란이 되고 있어, 향후 전개는 유엔·국제형사재판소(ICC) 등 다자기구의 개입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