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 웰스파고(Wells Fargo)가 미국 패션 지주회사 ‘테피스트리’(Tapestry, 티커: TPR)에 대해 “주가 조정은 과도(overdone)하며, 현 시점은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설 시기”라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1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테피스트리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Overweight)’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100달러에서 120달러로 20% 올렸다. 이는 8월 14일 뉴욕증시 종가(95.69달러) 대비 25% 이상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테피스트리 주가는 전일 16% 급락했다. 회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 시절 도입된 대중(對中) 관세(tariffs)가 향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관세는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원가 상승·마진 축소로 직결된다.
웰스파고 담당 애널리스트 아이크 보루초(Ike Boruchow)는 “이번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며 “투자자들은 단기 매출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2026 회계연도(FY26) 전망이 ‘약하다’는 이유로 주가를 매도했지만, 실제로는 최근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1하며 성장 속도가 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브랜드 ‘코치’(Coach)는 여전히 견조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으며, AUR(Average Unit Retail·제품 단가)도 흔들림이 없다는 분석이다. AUR는 명품·패션 산업에서 ‘판매 제품 1개당 평균 가격’을 의미하는 지표로, 브랜드 파워를 가늠하는 핵심 잣대다.
또한 보루초 애널리스트는 법원이 ‘카프리 홀딩스’(Capri Holdings·티커: CPRI)와의 인수 합병을 차단하면서 테피스트리가 막대한 현금 창고(war chest)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진이 선택한다면 이 자금을 자사주 매입(buyback)에 투입해 주주가치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이익(EPS)을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월가의 시각은 대체로 비슷하다. 바클레이스(Barclays)는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고,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연초 이후 급등한 주가 탓에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치가 높았다”고 진단했다.
실제 테피스트리 주가는 2025년 들어 46% 급등해 소비재 섹터 내 톱티어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데이터에 따르면, 테피스트리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21명 가운데 15명이 ‘매수(Buy)’ 또는 ‘강력 매수(Strong Buy)’ 의견을 제시 중이다.
전문가 해설 • 용어 정리
• ‘Overweight’ : 벤치마크 대비 비중 확대를 권유하는 투자의견.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시장수익률 이상을 노리라는 의미다.
• ‘Tariff’ : 특정 국가 또는 품목 수입 시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 정책 수단 중 하나다.
• ‘AUR’ : Average Unit Retail의 줄임말로, 평균 판매단가를 뜻한다.
• ‘Share Buyback’ :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거나 보유함으로써 EPS와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기자 시각
소비재·명품 업계는 인플레이션·금리 인상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력과 가격 결정력을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테피스트리는 코치·케이트스페이드·스튜어트와이츠먼 등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가성비 명품’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번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과가 견조하게 유지된다는 점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단, 합병 무산 이후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주가 추가 상승 폭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 향후 경영진의 자본배분 전략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